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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① 이익집단 이해의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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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력, 이익집단은 민주주의의 장애물인가

현재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갈등현상은 이익집단과 정부, 이익집단간의 첨예한 대립이 주 원인이다. 사익확대와 공익보호를 위한 이익집단과 정부의 충돌은 다양한 사회적 긴장관계를 양산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글은 3편으로 나눠 게재할 예정이다.

사람을 경제적 동물이라 한다. 이익을 추구하고 이익을 상호거래하는 동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경제적 동물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이나 지식,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고 힘을 모아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조직된 형태가 바로 이익집단(interest groups)이다. 이익집단은 회원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정부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로빙(lobbying)이라는 수단을 사용하기 때문에 압력집단(pressure groups)라 불리기도 한다.

이익집단은 입법-사법-행정부의 제3권력, 언론기관을 제4권력, 그리고 이익단체를 제5권력기관이라 불리고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가진다. 제5권력으로서 정부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이익집단은 다수 국민의 공공이익에 해악을 끼칠까, 아니면 공익에도 도움이 될까? 이익집단의 집단행동과 로비스트활동은 경쟁국가들에 비해 어떤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의대증원, 간호법 제정, 정권퇴진운동과 같은 노조의 정치시위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지속적 발전과 국민안전, 그리고 민주주의의 심화를 위해 이익집단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를 해야 할지, 그리고 정부는 어떤 제도적 접근을 고려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해 본다.

이익집단의 역사, 불법단체에서 압력단체까지

이익집단의 발전은 곧 민주화의 역사이자 사회 및 경제생활의 기폭제 역할을 담당했다. 중세기부터 존재해 왔던 길드 제도(Guild)는 현대적 이익단체의 전신으로 받아들여 진다. 공예공, 유리공, 석공, 시계공, 대장장이, 직물공, 예술인 등의 공예인 길드(artisan guild)들과 도시상인 및 유통, 사채업자 등이 만든 다양한 상인길드(trader guild)는 정부의 허가를 받고 정식으로 자체 수련과정, 허가제도, 매스터 제도 등을 통해 상점을 열수 있어 회원들은 핵심적 도시중산층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상인길드는 자체의 허가제와 감독 그리고 규칙을 만들어 내는 상공회의소(Chamber of commerce)를 조직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중세기에 시작했지만 현지까지 남아 있는 조직이다.

길드조직들은 자신들만의 이익과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등록제를 도입했고, 이것이 바로 특허의 효시다. 특허제도는 1624년 독점사용권법 (Statute of Monopolies)로 보호되기 시작했고, 특정 상품에만 표시할 수 있는 상표등록(trademark) 등도 길드제도의 부산물이다. 법으로 정한 최초의 특허 제도의 효시는 1474년 제정된 베니스 특허조례 (Venetian Patent Statute)로 기록되고 있다. 1474년 상인길드들이 만든 특허제도는 10년의 보호 기간동안 독점적으로 사용되었다. 프랑스의 샴페인, 보르도와인 등은 중세기에 획득한 상표가 그대로 유지된 몇 안 되는 상품들이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백포도주에 이산화탄소를 혼합해 제조된 음료만 샴페인이라는 상표를 붙일 수 있다. 중세기의 길드제도는 지적재산권과 발명품에 대한 특허제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여전히 현대 경제와 사회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도제제도의 기술전수방식은 독일에서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주축산업으로 자리잡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즉 미텔슈탄트(mittelstand)가 하나의 제품으로 세계를 석권하는데 가장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식기, 가구, 빵, 식료품, 향료 등과 같은 생필품과 일용품부터 승마 안장, 기사투구, 마차, 나무선박, 선박장비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길드조직에 속한 회원들이 장악하면서 폐해도 속출하게 시작했다. 물품거래 제한, 가격담합, 공급제한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만 이익이 추구되고, 인허가와 관련한 뒷돈거래, 새로운 상점 등의 진출제한, 판매지역 지정 등 산업혁명기에 혁신적 창업과 일자리 창출에 큰 걸림돌이 되기 시작했다.
길드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장자크 루소와 애덤 스미스는 시장제도에 특수이익이 장악해 다수의 이익을 해치는 구시대의 존재로 단정지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길드를 봉건주의의 마지막 잔재로 보는 경향이 강해 결국 1791년 3월 2일 제정된 달라르드(D'Allarde Law) 법은 프랑스의 모든 길드를 금지시켰고, 1803년 나폴레옹 법전은 노동자의 활동도 같은 선상에서 금지시켰다. 칼 마르크스는 그의 공산주의 선언에서 사회적 계급의 엄격한 등급과 이 시스템이 수반하는 억압자와 억압받는 자의 관계로 보고 길드 시스템을 비판했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1835), 스페인(1840), 스웨덴(1846),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1850-60), 이태리(1864) 등이 차례로 금지시키면서 길드제도는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게 되었다.

최초의 이익 집단이었던 길드조직이 금지되었지만, 반대로 미국을 중심으로 결사의 자유는 민주주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인식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누구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협회를 만들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한 결사의 자유(freedom of association)은 1831년 미국을 돌아본 알렉시스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에 의해 주장되었다. 9개월동안 미국의 감옥제도를 연구하기 위해 진행한 마차여행을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와 미국의 민주주의(Democracy in America, 1835)를 출판한 토크빌은 마을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활동하는 이익집단과 시민단체가 미국 민주주의의 역동성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영국은 모든 형태의 조직체 결성과 집단행동에 대한 금지법(Combinations of Workmen Act)가 1825년 통과되어 노조활동이 전면 금지되었다. 1811년 산업혁명으로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이 시작한 기계파괴운동, 즉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확산되면서 생긴 자연스런 결과였다. 이 때부터 노동자의 활동은 비밀결사조직 형태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1839년 시작된 차티스트운동(Chartism)은 1832년 보통선거권 개혁에 불만을 품고 전개된 정치운동이었지만, 상징적으로 노동자의 힘을 결집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들이 주장한 21세 이상 남성의 보통선거권, 비밀선거, 피선거권 재산한도 제한철폐, 국회의원 봉급요구, 선거구 개혁 등은 영국의 민주화에 불을 지핀 중요한 사건이다. 이를 통해 노동자의 선거참여확대를 관철시켜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1871년 노조법(Trade Union Act)의 제정에 따라 합법화된 영국의 노동조합은 시대변화의 조류현상이라기 보다는 산업혁명으로 장시간 과로와 음주, 질병 등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삶의 개선을 요구하는 정치운동의 결과로 보는 것이 더 가깝다. 영국 근로자들의 열악한 사회경제적 조건을 개혁하기 위해 조직된 노동자 대표위원회의 활동으로 노동당이 1900년 결성되어 노조의 정치운동이 시작했다. 영국의 경우 노동조합운동이 당설립과 연관이 있다면, 스웨덴은 그 반대의 경우다. 1889년 설립된 사회민주당의 당지도부 중심으로 전국노동자들을 결속해 전국노동조합(Landsorganisation, LO)을 만들었다. 노조의 정치화나 순수한 이익집단으로 남아 의사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장의 압력단체로 발전되었던 것과 관계없이, 각국마다 노조의 확산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표 1>에서 보듯 노동조합은 19세기 중반부터 빠르게 조직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은 이미 1851년 불법조직으로 비밀리에 활동하기 시작했지만 1871년 노조법이 통과되어 일찌감치 노조활동이 합법화되었다. 대서양 건너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토크빌이 지적한 결사의 자유가 일찌감치 뿌리를 내려 영국에 이어 1886년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활동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유럽에서 차례로 노조가 합법화되기 시작하면서 설립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시점은 비슷하지만, 노조조직율에 있어서는 천차만별이다. 아이슬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92.2퍼센트의 노조조직율, 즉 노조에 참여하는 노동자 비율을 보여 주고 있지만, 일찍 노동조합이 합법화된 영국(23.5%)과 미국(10.3%)에서 참여율이 매우 저조한 이유가 무엇일까?

민주주의 국가에서 중요한 경제주체로 자리 잡은 노조활동은 왜 국가마다 차이가 날까?
이익집단의 형성과 민주주의 발전은 궤를 함께 한다. 공공선을 강조한 공화주의(republicanism)는 프랑스 혁명의 단초가 되어 길드조직을 금지시켰지만, 대서양 반대편 미국에서는 선택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앞세운 다원주의(pluralism)가 뿌리를 내리며 발전되었다. 앞서 소개했듯 알렉시스 토크빌이 저술한 미국의 민주주주의 (Democracy in America)는 여전히 정치학 필독서로 꼽힐 만큼 자유주의와 다원주의의 이해를 돕는 교과서로 사용된다. 다원주의의 핵심은 자발성(voluntarism)에 있다. 1800년대말에 유럽과 미국에서 노동운동이 폭발적으로 확산될 때 많은 노동자들이 앞다퉈 가입했던 이유는 자신을 대신해 투쟁해줄 노조에게서 받는 혜택이 지불해야 할 비용보다 컸기 때문이다. 이를 이론화한 학자가 맨슈어 올슨(Mancur Olson) 교수다. 올슨은 그의 저서 집단행동의 논리(The Logic of Collective Action, 1965)에서 노동자들이 노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집단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자신이 치러야 할 비용, 즉 회비와 집회 참가, 노조참가에 따른 불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초기 노조운동이 산업혁명을 거쳐온 거의 모든 국가에서 폭발적 참여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올손의 분석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는다.

그 중에서도 노조원들에게 주는 실직수당이 핵심적인 유인책이라 보고 있다. 노조원들에게 파업참가 노조원들에게 줄어든 봉급만큼 보전해 주거나, 해고당해도 실직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혜택이 높은 벨기에,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의 국가들은 겐트체제(Ghent system)라 불릴 정도로 노조조직율이 높게 나타난다. 올손에 따르면 겐트체제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의 노조조직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영국과 미국과 같은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는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협상이나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주지 않기 때문에 참여율이 낮다는 논리는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페와 위센탈(Offe and Wisenthal)은 그들의 연구 '두가지의 집단행동'(Two Logics of Collective Action, 1980/1985)에서 올손의 집단행동 모형을 한결 발전시켰다. 즉 노동자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과 집단행동을 통해 이룰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노조조직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노동성과를 평가해 주는 고용주가 있다면 굳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아도 좋은 연봉과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독자적 행동을 선호하게 되고, 효과적으로 사측과 단체협상을 통해 더 높은 특별보너스와 임금인상, 그리고 휴가 등을 관철해 낼 수 있을 때 노조참여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이슬란드와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의 북유럽국가에서 기업참여율이 높고, 임금단체교섭율이 높을 경우 당연히 노조조직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두 이론 모두 상호보완적으로 노조조직율이 높고 낮은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와 네덜란드 임금단체협상율이 높아도 노조조직율이 낮은 것일까? 아래 <표 1>을 보면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임금협상율이 각각 98%와 75,6%에 이르고 있지만 노조조직율은 10,8%와 15.4%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노조조직율이 낮은 독일과 브라질도 마찬가지 유형이다. 그렇다면 올손과 오페-위센탈의 이론은 어느 정도 설명력을 잃는 것이 아닌가?

이 같이 설명되지 않은 부분을 잘 분석한 연구가 바로 필립 슈미터(Phillip Schimitter)다.슈미터는 그의 연구 '아직도 세기의 조합주의인가?' (Still the century of corporatism? 1974)에서 각국마다 조합주의의 정도에 따라 노조조직율이 차이가 나고 노조와 사측의 단체협상권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하고 있다. 조합주의는 노조와 사측의 대표들의 협상창구가 잘 작동될수록 노조참여율이 높고, 파업율이 낮다는 것이다. 북유럽국가들은 노사협의체제가 잘 구축되어 있고, 단체임금협상이 정례화 되어 있으며 정부와의 관계도 노사대표들과 평화적 관계가 잘 갖춰져 있어 노동자들이 굳이 정리해고와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구축되어 있다고 본다. 조합주의의 어근인 corpus는 라틴어로 몸체(body)라는 뜻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인 집합(aggregation)이 아닌 조합원 전체의 본체로 본다는 뜻이다. 정치학에서 이를 보디폴리틱(body politic)이라 부르며 허파, 심장, 뇌, 팔, 다리로 이루어진 기능결합체로 인간을 보는 것이 아닌 인간의 본체 혹은 자체를 중요한 정치의 핵심으로 보는 논리다. 조합주의는 결국 노동주체와 경영자 주체간의 협상과 타협으로 이루어지는 정치경제 이론(theory of political economy)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 세가지의 이론은 노동시장의 압력집단 주체인 노조와 사용자간의 관계, 노조조직율과 집단행동의 원리를 잘 설명하고 있는 틀로 사용되고 있다.

 

출처: OECD/AIAS ICTWSS database. September 2023를 기반으로 저자가 노조조직 연도를 첨가함.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이익집단들이 활동하고 있을까? 로비제도의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부패가 낮은 서유럽처럼 로비제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다음 2편에서 다뤄 보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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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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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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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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