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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령관'과 '오펜하이머 모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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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AI 투자'는 강조하면서 '군사 AI'엔 우려 목소리
미 국방부 '썬더포지 프로젝트'… 'AI사령관' 실전 도입
유엔총회, '자율 살상무기'의 위험성에 관한 결의안 채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차기 주요 대선 주자들이 인공지능(AI) 투자를 강조하고 나서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군사AI' 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가 '한국의 팔란티어' 추진을 공약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AI미래전략특별위원장인 차지호 의원이 "AI 군사화의 윤리적 위험성부터 제대로 공부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MS 디자이너로 생성한 'AI 사령관' 이미지. [사진=MS 디자이너] 2025.04.19 gomsi@newspim.com

'군사 AI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는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부(CIA), 연방수사국(FBI) 등지에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지난 2월 말 기준 2100억 달러(약 298조 원)에 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고담(Gotham)'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병사들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기업들도 해외 '군사 AI'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일례로 LIG넥스원은 지난해 8월 미국의 팔란티어와 무인체계·우주·전자전 등 미래전 분야에서 국방데이터 역량 고도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LIG넥스원은 해상 무인화 플랫폼 '무인수상정(해검)' 시리즈를 비롯한 무인체계, 우주·전자전 등의 체계종합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에 팔란티어의 검증된 데이터 인프라 기술과 AI 솔루션을 접목해 미래전장 R&D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영국의 BAE시스템즈도 인공지능에 기반한 미래전 대비 무인화 시스템으로 한국 상륙작전에 나섰다. BAE시스템즈는 세계 6위, 유럽 1위 규모로 지난해 약 52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방산 기업이다. 지난 3월 11일 서울 용산구 BAE시스템즈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AI를 활용한 플랫폼 무인화, 전기 드론, 자율주행 등 미래 전장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서울=뉴스핌] 지난 3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BAE시스템즈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BAE시스템즈의 롭 메리웨더 그룹 CTD가 AI를 활용한 전기드론, 자율주행 등 미래 전장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사진=오동룡] 2025.04.19 gomsi@newspim.com

BAE시스템즈는 인간 없이 치르는 미래전에 대비, 기존 장갑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통합한 8x8 모듈형 차량(ATLAS-CCV)나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인 PHASA-35, 초대형 무인잠수정인 고스샤크(XL-AUV)도 AI 기반 무인 플랫폼으로 만든다. 롭 메리웨더 그룹 테크놀로지 디렉터(CTD)는 "BAE시스템즈가 생산한 일부 무기들은 실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쓰일 정도로 실제 데이터를 쌓고 있다"고 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전 세계 주요국 정부는 AI 군사 기술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각국의 AI 무기 개발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미국이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비영리 정책 연구 기관인 국제거버넌스혁신센터(CIGI)에 따르면, 각국 정부의 AI 관련 국방비 지출은 2022년 46억 달러(약 6조7000억 원)에서 2023년 92억 달러까지 늘었고, 2028년엔 388억 달러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최근엔 미국 빅테크나 AI 개발사도 AI 기반 무기 체계 개발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미국에선 AI 방산 기업 '팔란티어'가 시가총액(2023억 달러) 면에서 '형님들'인 전통적 방산기업인 RTX(1736억 달러)나 록히드마틴(1097억 달러)을 넘어서고 있고, 안두릴이 그 뒤를 좇고 있다. 유럽에선 독일 스타트업 '헬싱'이 AI 드론 HX-2를 만들었고, 2023년엔 독일 유로파이터 전투기에 AI 플랫폼을 탑재하는 계약도 맺었다. 스타트업 시장조사 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전 세계 방산 스타트업에 몰린 투자금은 163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은 세계 5~6위권의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AI 기반 무기 체계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에서도 AI를 접목한 다양한 무기가 공개됐다. 특히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 차량 HR-셰르파는 AI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해 감시와 정찰, 전투, 부상병 및 물자 이송 등 다양한 임무를 사람 없이 수행한다.

이렇듯 AI로 무장한 '디펜스 테크'가 전장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 Defense Innovation Unit)은 지난 3월 5일 군사 AI 기업 '스케일 AI'와 군사작전 계획에 AI를 도입하는 '썬더포지(Thunderforge)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가 군사작전 계획 수립과 의사 결정 과정에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복잡한 현대전에서 신속한 판단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조치다.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 스케일 AI CEO. [사진=스케일 AI 공식 홈페이지] 

국방혁신단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국방부 산하기관으로, 첨단 상용 기술을 군사 분야에 빠르게 도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중국계 미국인인 민간 AI 스타트업 '스케일 AI'의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 최고경영자(CEO)는 1997년생으로,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에 오른 인물이다. 그가 창업한 '스케일AI'는 140억 달러(약 19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AI 스타트업이다.

'선더포지'는 AI가 대규모 군사 데이터를 분석하고 군 지휘관에게 작전을 제안하는 일종의 'AI 사령관' 시스템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스케일AI와 함께 첨단 국방기술 기업 안두릴(Anduril), IT 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함께 참여한다. 계약 규모는 수백만 달러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혁신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군 내부에서 사용 중인 수십 년 된 낡은 작전 계획 수립 방식을 탈피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선더포지 시스템'은 전통적인 참모 업무 과정을 자동화하고, 작전 계획 초안 작성을 지원하며, AI 워게임을 통해 다양한 작전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할 예정이다. 여러 단계의 기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된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인간이 쌓아 온 기보(棋譜)를 학습한 후 이세돌을 압도한 것처럼, 'AI 사령관'도 수천만 번의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인간이 미처 생각 못한 '신의 한 수'를 찾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스케일AI'의 알렉산더 왕 CEO는 지난 3월 4일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에서 "AI 에이전트 전쟁의 시대가 도래했다(The Era of Agentic Warfare is Here)"며 "인공지능을 군사적 의사 결정에 완벽히 통합하는 첫 번째 국가가 21세기의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AI는 전투 현장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있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AI 전쟁 실험실(타임지)'이란 평가를 받았고, 그 이듬해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선 'AI 공장이 가동됐다(워싱턴포스트)'는 말까지 나왔다. '두 전쟁'이 첨단 방위산업 기술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

자율 무기체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전술 프로그램 'GIS 아르타'는 표적을 식별하면 표적 주변에서 가장 가깝거나 효율적인 무기를 보유한 부대에 직접 공격을 명령한다. 덕분에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기갑부대 공세를 막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연 'AI 사령관'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투 지휘를 돕는 'AI 사령관'의 등장으로 미군의 전투 효율성은 비약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사령관은 '분업'을 통해 전장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속도도 끌어올렸다. 예를 들어 'AI 정보 사령관'은 적군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해 알려주고, 'AI 작전 사령관'은 어떤 무기로 어느 정도 공격을 가해야 효과가 있을지 조언해주는 식이다.

'AI 사령관'의 위력이 드러난 첫 전장은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 간의 전투였다.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이스라엘 방위군은 즉각 대응에 나서 단 27일 만에 목표물 1만2000곳을 타격했다. 군수 창고부터 무기고, 미사일 발사대, 지하 터널, 지도부 건물 등 하루 평균 400곳 넘는 목표물을 공격한 셈이다. 속사포 같은 공격 뒤에는 이스라엘이 개발한 표적 생성 AI 시스템 '하브소라(Habsora)'가 있었다. AI가 통신 감청 내역, 위성 영상, 소셜미디어 게시글 같은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공습 리스트를 뽑아낸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인공지능(AI) '하브소라'로 가자지구 내 하마스 무장세력을 표적화해 공격하고 있다. [사진=이스라엘공군] 

이스라엘군은 인공지능 타게팅 시스템 '라벤더(Lavender)'를 통해 하마스 대원을 식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폭격 대상을 선정하여 작전을 수행했다. 수만 명에 달하는 하마스 대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첩보 위성이나 현장 카메라로 하마스 대원이 포착되면 해당 지역에 공습을 가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지난해 7월 31일 이란을 방문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에도 이 시스템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 국방부는 썬더포지를 우선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유럽사령부에 배치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첫 시험장으로 선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혁신단에 따르면, 썬더포지는 미군의 다른 통합전투사령부로 확대 배치될 예정이다. 사무엘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DIU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혁신 부서로서 상업적 최고 관행을 활용해 새로운 기술을 신속하게 개발, 테스트, 배치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피터 안드리시악 유럽사령부 참모장도 "우리가 광범위한 전구(戰區) 데이터를 통합, 분석, 활용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향상됐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전 세계 유수의 빅테크 기업들도 AI 무기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 2월 '구글 AI 원칙'에서 'AI를 무기 또는 감시 기술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지난해 말엔 챗GPT 개발사 오픈 AI도 안두릴과 협력해 군사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를 국방용으로 제공 중이다.

AI와 손잡은 드론은 유인 전투기의 자리까지 위협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11월 24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이 와중에 몇몇 바보는 여전히 F-35와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유인 전투기 무용론'을 꺼내들었다. 최근엔 사족 보행하는 로봇개도 로봇 군단의 주요 구성원으로 주목받는다. 미 육군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소종을 장착한 AI 로봇개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X에 "F-35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드는 멍청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중국 드론의 비행 영상. [사진=소셜미디어X 캡처이미지]

AI 무기는 높은 정확도로 정밀한 공격이 가능하고,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에게는 최대한의 피해를 입힐 수 있어 효율적인 전쟁을 가능케 한다. AI 무기는 기존 무기와 달리 사람의 숫자를 늘리지 않고 확장과 확산이 용이하다. 이론적으로 수백, 수천 대의 무기를 단 한 사람이 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교'로 국가적 갈등을 풀기보다 '전쟁'으로 해결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AI 무기는 여러 가지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소위 '킬러 로봇' 또는 '학살봇'(slaugher bot)이라는 자율 살상 무기(LAWs, Lethal Autonomous Weapon System)의 등장 가능성이다. 임무 수행 과정에서 AI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공격으로 인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 발생 등 의도치 않은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중국군이 캄보디아와의 군사 훈련 중 중국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에서 제작한 총이 장착된 로봇개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 공군에서 사용 중인 고스트로보틱스 비전60 Q-UGV 로봇. [사진=고스트로보틱스] 

너도나도 AI의 군사적 활용에 나서자 '오펜하이머 모멘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을 확인한 뒤 두려움과 회의감에 휩싸인 순간을 말한다. 국제사회도 AI 무기에 대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유엔 총회에서는 자율살상무기체계의 위험성에 관한 결의안이 채택됐다. 이 결의안은 152개국의 찬성, 4개국의 반대, 11개국의 기권으로 통과됐는데, AI와 자율성을 포함한 군사 분야의 새로운 기술 응용이 제기하는 심각한 도전과 우려를 인정했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외교부와 국방부 공동 주관으로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도 군사 분야 AI 규범 마련을 위한 '행동을 위한 청사진(Blueprint for Action)' 문서가 채택됐다. AI를 이용한 자율 무기체계에 온전히 판단을 맡기지 않고 인간의 통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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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Z플립8'에 주름 개선 신기술 뺐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화면 주름을 줄이기 위해 '플렉스 티타늄'을 도입했지만, 접힘부 굴곡과 단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져 온 갤럭시 Z플립8은 제외됐다. 고급 기술을 상위 제품에 먼저 적용해 제품 간 차별화를 두는 전략은 기존에도 활용해 왔다. 다만 화면 주름 개선은 새로운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달리 폴더블폰의 기본 사용감과 완성도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선별 적용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패널 구조와 접힘 방향, 별도 설계·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 과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 기준 폴드7이 플립7보다 출고가가 약 89만원 높아 신기술 비용을 상대적으로 흡수하기 수월하다는 점에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삼성 측은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같은 폴더블이지만 구조는 달라 16일 업계에서는 플렉스 티타늄이 플립8에 적용되지 않은 이유로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 구조를 꼽고 있다. 플렉스 티타늄은 기존 부품의 소재만 바꾸는 기술이 아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아래에 티타늄 합금 필름을 넣고, 디스플레이 모듈을 받치는 플레이트에도 티타늄을 적용하는 새로운 적층 구조다. [AI 인포그래픽=김정인 기자] 티타늄 플레이트에는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칠 수 있도록 미세한 구멍을 촘촘하게 가공한다. 구멍의 크기와 간격, 배열은 패널이 접힐 때 받는 힘과 접힘 반경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 폴드는 화면을 세로 방향으로 접지만 플립은 가로 방향으로 접는다. 화면 크기와 비율, 접힘부위 길이, 힌지 구조와 내부 부품 배치도 서로 다르다. 폴드용으로 설계한 티타늄 플레이트와 미세 홀 구조를 단순히 줄여 플립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플립에 같은 기술을 넣으려면 제품 형태에 맞춘 구조 설계와 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을 별도로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 플립형 제품에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라기보다 이번 세대에서는 폴드용 구조의 개발과 양산 적용이 먼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 원가보다 별도 설계·검증에 무게 플립8 미적용 배경으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작 기준 갤럭시 Z폴드7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237만9300원으로, 148만5000원인 Z플립7보다 89만4300원 높았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폴드가 신기술 적용에 따른 부품비와 공정비 부담을 흡수하기 수월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삼성 측은 원가가 플렉스 티타늄 적용 모델을 가른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폴드7. [사진=뉴스핌DB] 수율도 변수로 꼽힌다. 새로운 적층 구조를 적용하려면 티타늄 필름과 플레이트, 접착층이 일정한 품질로 결합돼야 한다. 패널 크기와 접힘 방향이 달라지면 제조 공정과 검사 기준도 다시 맞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폴드8에서 양산성과 내구성을 먼저 확인한 뒤 플립형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생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차기 플립 모델의 적용 여부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판매 비중 커진 폴드에 우선 적용 폴드의 넓은 화면도 신기술 우선 적용 배경으로 꼽힌다. 폴드는 펼친 상태에서 영상과 문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화면 평탄도가 제품 완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접힘부위가 길고 디스플레이 면적도 넓어 화면 전체를 균일하게 받쳐주는 하부 지지 구조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강성이 높은 티타늄 합금 필름과 플레이트를 함께 적용해 화면 주름과 내구성, 제품 두께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폴드의 판매 비중이 커진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사전판매에서 갤럭시 Z폴드7과 Z플립7은 총 104만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폴드7이 60%, 플립7이 4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국내 사전판매에서 폴드가 플립을 앞선 것은 처음이었다. 얇고 가벼워진 폴드7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도 폴드8에 먼저 적용된 셈이다. ◆ 소비자 불만 남은 플립…차기 모델 주목 플립8이 신기술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해 온 문제를 고가 폴드 제품부터 개선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플립은 접었을 때 크기가 작고 휴대가 편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끈 제품이다. 하지만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화면 중앙의 접힘부위가 평평하게 유지되지 않고 굴곡이 도드라진다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화면을 위아래로 넘길 때 손가락에 단차가 느껴지거나 접힌 부분이 살짝 솟아오른 듯한 이질감이 생기고, 밝은 곳에서는 접힘 자국이 더 선명하게 보여 사용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폴드8에서 플렉스 티타늄의 양산성과 실제 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 플립형 제품에 맞춘 구조를 별도로 개발해 차기 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플립용 설계와 시험이 추가로 필요한 만큼 내년 출시 제품에 곧바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플립7. [사진=삼성전자] ◆ 폴더블로 확대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기능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폴더블 라인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폴드8과 플립8 모두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지정한 상황에서 화면의 시야각을 좁혀 옆 사람에게 내용이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 화면 노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폴드는 화면을 펼쳐 문서나 메시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화면을 볼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폴더블의 대화면 활용성을 보완할 기능으로 꼽혔지만 이번 신제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을 향후 폴더블 제품군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차기 제품에서 적용 범위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kji01@newspim.com 2026-07-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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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통합' 4년제 사관학교 대전 자운대에 세운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방부가 16일 '국방교육 대개혁'을 표방하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 일대에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래 안보환경 변화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각 군 사관학교를 "최고 수준의 첨단 통합 사관학교"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이번 계획을 "국방교육 대개혁의 첫걸음이자, 사관학교 교육체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도약적 혁신"이라고 규정했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지난 2월 20일 오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문제 인식의 출발점으로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규정하며, "각 군 사관학교 병립 체계가 자원 중복과 분산투자를 초래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행 육·해·공군 사관학교는 각각 약 700~1000명 규모로 일반 종합대학 단과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총 2900여 명의 생도를 양성하기 위해 3명의 3성 장군을 포함한 7명의 장성, 약 3000여 명의 지원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규모 대비 지휘·지원 구조가 비대하다"는 것이 국방부 판단이다. 국방부는 또한 "전쟁 양상이 지·해·공을 넘어 우주, 사이버, 전자기스펙트럼 등 '다영역 통제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는데도, 사관학교 교육체계는 여전히 군종별로 분절된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 지역에 통합 신설되며, 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원자력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이 밀집한 과학기술 클러스터와 연계된 '스마트캠퍼스'로 설계된다. 국군사관학교 예상 조감도. [그래픽=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분산·노후화된 기존 육·해·공군 사관학교 시설을 하나로 모아 과감한 집중투자를 단행,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 세계 최고 수준의 통합 교육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과정은 우주·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을 포함한 AI 기반 전영역 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각 군 특성화 교육과,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 장병을 주도할 수 있는 국제 감각·소양 함양 과정으로 재설계된다. 국방부는 "현재 약 24% 수준인 사관학교 민간교수 비율을 점차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국립대학 수준 처우를 보장해 최고 석학이 장교 양성 일선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중심으로 간호사관학교, 첨단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 과정 등 다양한 교육 코스를 수용하는 '국방교육 허브'로 장기 발전시키고, 상징성이 큰 기존 사관학교 시설과 기념공간은 보존·활용 방안을 병행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주역을 길러내는 세계적 수준 첨단 사관학교로 도약하겠다"며 "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열린 절차로 국방교육 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gomsi@newspim.com 2026-07-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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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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