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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 블루스 리듬에 발효 엮으며 '뜻대로 안되는 삶'을 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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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점서 17년 만의 개인전
극장처럼 꾸민 전시장에 거대서사-개인서사가
블루스음악에 메주는 솔솔 익고…7월20일까지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우리 영화판에 봉준호(b.1969)가 있다면 미술판에는 작가 정연두(b.1969)가 있다. '기생충'과 '마더'를 만든 봉준호 감독처럼 작가 정연두 또한 우리의 평범하지만 불가항력적인 삶에 렌즈를 들이댄다. 동갑내기인 두 예술가 모두 현대인의 일상에서 작업의 소재를 발견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에 주목하며 그로부터 파생되는 예기치 않은 결을 탐구한다.

정연두는 특히 세간에서 별로 주목하지 않는 이들과 만나 대화하고, 협업하는 관계적 방법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예술과 삶, 예술의 주체와 객체 사이를 넘나드는 '정연두식 문지방'을 창조해낸다. 이번에도 그는 감춰지거나 후미진 구석의 인간 군상들의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는 간절한 상황'에 촛점을 맞추고 영상과 사진, 조각과 회화 등 다양한 작품을 쏟아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국제갤러리 부산점의 정연두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의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04.27 art29@newspim.com

작가 정연두가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지난 4월 25일 개인전을 개막했다. 오는 7월 20일까지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정연두의 개인전은 국제갤러리에서 17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정연두는 영상, 사진, 조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면서 이질적인 대상을 접합하고, 시대의 틈을 드러내며 '새로운 감각의 짜임'을 만들어왔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블루스 리듬에 발효의 순간을 교차하면서 뜻대로 되지않는 현실을 살아내는 이들의 소망을 독특하게 풀어내고 있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 발을 들이면 잔잔한 블루스 음악들이 귀에 들어온다. 마치 공연장에 들어선 느낌이다. 블루스 음악의 각 파트를 연주하는 다섯 음악가들의 대형 스크린이 어두운 실내에서 빛을 발한다. 이들은 각각의 사연을 품은 느슨한 합주를 쉼없이 이어간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블루스 음악이 잔잔히 흐르며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한 국제갤러리 부산점의 정연두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경.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04.27 art29@newspim.com

블루스 연주자들은 저마다 구획된 공간에서, 맞은 편의 영상과 사진, 조각에 응답하며 음악을 들려준다. 근래들어 시각 이미지와 음악, 목소리, 억양 등 청각적 요소의 병치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가시화되지 않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삶의 역동과 생기를 음악, 특히 블루스를 통해 부드럽게 제시한다. 19세기 중엽 미국 남부의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고단한 현실을 특유의 리듬과 가사로 풀어낸 블루스음악에서 그는 설명되지 않는 상황과 피치 못할 난관을 통과하는 자조적이지만 유쾌한 상상의 방식을 발견했다.

음악의 울림을 통해 표현되는 삶의 담담한 태도에 공감한 정연두는 이번에 작곡가 레이 설(Ray Soul)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블루스의 12마디 구조와 악기편성을 차용한 '피치 못할 블루스'(2025)를 만들었다. 그는 다른 장소, 다른 배경의 연주자들에게 별도의 작곡 없이 67 BPM(보통 음악은 87 BPM이다)의 느린 속도와 코드만을 제공해 연주를 요청한 뒤, 개별 곡조의 가닥을 자르고 쌓아 이를 하나의 협연으로 조율했다. 그리하여 생을 살아내는 개개인의 리드미컬한 몸짓은 전시장에서 콘트라베이스, 보컬, 색소폰, 오르간, 드럼 소리로 변환돼 한 편의 '비동시적인 협주'로 공명하기에 이른다. 따로 따로이나 하나의 하모니처럼 어우러지는 음악이 된 것.

작가는 각 연주자들이 주변과 리듬을 이어받으며 다섯 개의 개별적인 대화와 조우하도록 했다. 전시장에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손가락에 맞추어 빛을 발하는 항아리들이 나왔다. 유희적인 블루스 음악이 그 내면에 난처한 사연들을 품고 있고, 아름다운 악기 소리가 현과 마찰하는 손가락 끝을 통해 퍼져나가는 것처럼, 만화경 효과를 통해 오색찬란한 빛을 발하는 항아리 속 작품 '아픈 손가락'(2025)은 음악의 이면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정연두 '피치 못할 사정들' 스틸 이미지, 2025. 4K digital video, color, signage, framed 42x73x6cm. 7min.10sec.(looped).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04.27 art29@newspim.com

그 옆에는 푸근한 목소리의 보컬리스트가 자신의 사연(러시아어로 적혔다)을 들고 있는 고려인들의 몸짓에 응답하고 있다. 이들의 페이소스가 담긴 이야기를 연주자는 느릿느릿 노래한다. 이주민들의 뒤바뀐 시공간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에게 시선을 돌려 그들이 겪어온 애달픈 삶의 편린을 들려준다.

역사적, 정치적 상황에 따라 구소련 지역으로 강제 이주돼 살아온 고려인 후세대들의 인터뷰는 가사가 되어 블루스 멜로디 속에서 반복적으로 불린다. 이들의 사연은 인도네시아에서 유래하는 바틱(batik) 천 위에 러시아어로 새겨져 벽에 내걸렸다. 녹인 벌꿀집으로 기록된 디아스포라들의 이야기는 치자, 강황, 자초 등 약초로도 쓰이는 천연 염색제를 통해 천 위에 꽃봉오리처럼 아름답게 물들여졌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정연두(b.1969) '바실러스 초상' 2025 Color inkjet pigment print, framed, 63x51x4cm(fram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04.27 art29@newspim.com

블루스 음악과 더불어 전시장에는 다채로운 발효의 이미지들이 펼쳐져 있다. 몇해 전부터 막걸리를 손수 담아온 작가는 쌀이 누룩의 균과 만나 이뤄지는 발효의 섭리가 요리의 영역이기 보다 신의 영역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그 신비한 세계의 리듬을 블루스 음악과 연결시켰다. 막걸리 기포가 터지는 박자에 맞춰 드럼이 연주되고, 사워도우가 되기 위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밀가루 반죽은 연주자의 색소폰 소리와 함께 흐른다.

연주자들 영상과 나란히 전시되는 '바실러스 초상'(2025)은 메주를 만들 때 콩이 이국적인 바실러스균과 만나 발효되어 피어오른 하얀 거품을 포착한 사진이다. 뽀얀 거품은 마치 인간의 얼굴 형상을 보는 듯하다. 공교롭게도 발효의 흔적에서 우리와 닮은 모습을 찾아낸 작가는 '다름과 닮음'이 공존하는 경이로운 자연의 섭리를 친근하고도 재기 넘치게 전환시키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정연두(b.1969) '은하수' 2025, Color inkjet pigment print, framed. 94x141x5cm (fram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04.27 art29@newspim.com

정연두는 이번에 밀가루로 우주의 은하수도 만들었다. 미생물의 신비로운 작용이 우주의 창조로도 확장된 것이다. 오르간과 피아노가 연주되는 동안 퍼커셔니스트는 음악에 맞춰 밀가루를 흩뿌리며 우주를 연상시키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이 창조의 몸짓 곁에는 은하와 성운처럼 보이는 사진들이 걸려 있는데, (이는 옆에 자리한 영상이 설명하듯)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밀가루를 검은 대리석 위에 '탁'하고 털어내어 만든 이미지이다.

축수하듯 두 손을 비비고 박수치며 광활한 우주를 만들었건만 이를 이룬 물질은 알고 보면 밀가루라니 어이가 없기도 하다. 가벼움과 무거움, 장난기와 엄숙함을 뒤섞는 정연두 특유의 탄력있는 연출이 전시 전체를 밀고 당기며 균형을 잡고 있다.

블루스와 발효라는 뚱딴지 같은 요소를 연결한 것에 대해 작가는 "두가지 모두 치유를 품고 있어서"라고 답했다. 블루스 음악이 흑인들의 신산스런 삶을 위무하듯, 발효 또한 느릿느릿한 그 변환이 생명을 주니 고개가 끄떡여진다. 결국 정연두는 세계의 불가해한 작동 앞에서 거대한 서사와 미세한 서사를 병치하고 유머와 염원을 뒤섞으며 삶의 신비를 향한 애정어린 태도를 보여준다. 우연과 운명, 불가항력적인 삶의 희비극을 통과하는 이들의 곡진한 리듬은 전시라는 무대 위, 서로 응답하고 조우하는 음악과 이미지의 관계 속에서 한 편의 진솔한 하모니를 들려주고 있다. 전시는 7월 20일까지. 무료관람

[서울=뉴스핌]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오는 7월 20일까지 개인전을 갖는 작가 정연두.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4.27 art29@newspim.com

◆정연두 작가는?=서울대학교 조소과와 영국 골드스미스칼리지(석사)를 졸업하고, 퍼포먼스에 기반한 사진, 영상, 설치 등 미디어 작업에 주력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의 '2007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전시를 가졌고, 국립현대미술관(2023), 울산시립미술관(2022), 미국 웨스트팜비치 노턴미술관(2017), 아트선재센터(2017), 프랑스 비트리 쉬르 센 맥발 미술관(MAC VAL)(2015), 일본 아트타워 미토(2014), 플라토미술관(2014), 중국 상하이 K11아트스페이스(2013)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2025년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2024년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기념전, 2021년 광주비엔날레,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등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도쿄도현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시애틀미술관, 맥발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내년에 미국 매사추세츠의 피바디엑세스 뮤지엄에서 개인전 일정이 잡혀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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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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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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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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