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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종의 평양 오디세이] 김정은 보는데 철퍼덕 침몰...구축함 진수 사고 풀리지 않는 5대 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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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조선소 진수식에서 초유의 사태
'대양 해군' 운운하다 스타일 구겨
무리한 일정 재촉이 화 불렀다는 지적
"내달 원상복원" 지시했지만 불투명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지난 22일 오전 서울의 대북 관측통들과 북한 전문가, 언론 관계자들은 뭔가 심상치 않은 징후를 감지했다.

매일 아침 6시를 전후해 업데이트되는 북한 노동신문의 인터넷 기사가 업로드 되지 않은 때문이다. 의문은 오전 9시 가까운 시간이 돼서야 풀렸다.

[서울=뉴스핌] 지난 21일 함북 청진조선소에서 진수식 행사 도중 사고가 발생해 전도된 북한 5000t급 신형 구축함의 모습. 북한 당국이 푸른색 위장막을 덮어놓았다. [사진=비욘드페럴렐]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025.05.25 yjlee@newspim.com

하루 전 김정은이 함북 청진조선소에서 열린 5000t급 신형 구축함의 진수식에 참석했는데 그 과정에서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노동신문과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의 보도였다.

건조를 마친 선박을 물에 띄우는 진수 과정에서 바다로 미끄러지게 도와주는 받침대 역할을 하는 '진수썰매'가 이탈돼 사고가 났다는 게 북한 측 설명이다.

이번 사고는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벌어졌다는 점에서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북한 권력 내부와 주민들 사이에서도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또 지난 4월25일 첫 5000t급 구축함을 서해 남포조선소에서 선보이면서 김정은이 대양해군 운운하는 발언까지 한 마당에 동일한 급의 2번함이 대형 사고를 내면서 스타일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①감춰도 될 텐데 왜 공개했을까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북한이 사고발생 사실과 김정은의 참관, 그리고 사고에 대한 그의 언급 내용까지 신속하고 비교적 상세하게 알리고 나섰다는 점이다.

북한 매체들은 관련 보도 내용을 '새로 건조한 구축함 진수식 진행'이란 제목으로 전해 마치 정상적인 함정 진수가 이뤄진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심지어 이 기사를 노동신문과 중앙통신 홈페이지 첫 머리에 자리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혁명활동 소식'이란 코너에 올려 놓았다.

북한의 사고 사실 공개는 첫째로 불미스런 일이라도 감추지 않고 정면 돌파 하겠다는 김정은식 대처법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수차례 미사일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때 즉각 그 사실을 관영매체로 전한 경우가 있다.

일시적인 난관이나 사고로 인한 실패를 극복하고 결국 해낸다는 점을 부각시켜 자신의 리더십 공고화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김정은이 사고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도 6월에 소집 예정인 노동당 전원회의 전까지 원상 복구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월 노동당 비서국 회의 때 당 간부들의 비리 혐의가 드러나 철저한 조사와 엄벌을 지시했고, 김정은이 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담당 비서와 이일환 비서를 책벌하는 조치를 취했는데도 이번 사고가 벌어지자 간부 기강잡기 차원에서 사태를 주민에게까지 알리고 대처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둘째는 한미 정보 당국의 대북감시망이 북한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5000t급 군함이 항구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감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연히 사실을 감추는 데 급급하다가는 한국 군 당국이나 서방 언론 등에 의해 공개돼 더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북한의 발표 몇 시간 뒤 미국의 민간 위성들은 관련 사진을 공개했고, 한국 국방부도 청진항에서의 선박 건조 및 진수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②무리한 진수 강행한 배경은

민간 상선이던 군함이던 이를 제작‧진수하는 조선업체나 항구는 나름대로의 건조 능력을 갖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청진항은 북한의 대표적 항구 중 하나로 그동안 1만t급 수준의 상선도 만들어 진수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5000t급 구축함의 진수 과정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내고 말았다.

이를 두고 일반 상선과 군함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진수가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축함급 함정의 경우 엄청난 하중의 무기체계를 탑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 선박과 다른 구조를 갖고 있어 진수 때 이를 고려한 치밀하고 과학적인 부하 계산 등을 통해 균형을 잃지 않고 미끄러지듯 바다로 밀려들어가는 게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했을 수 있다.

실제로 북한 매체들은 "미숙한 지휘와 조작 상 부주의로 인해 대차 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했다"며 진수 과정에서 결함이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인 신형 구축함을 건조‧진수하면서도 비교적 안전한 방식인 드라이 독(Dry Dock)이 아닌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횡(橫)진수 방식을 택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드라이 독은 물을 빼낸 풀장 같은 거대한 독에서 선박을 건조한 뒤 물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진수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담보된다.

하지만 배를 옆으로 밀어 넣는 횡진수나 함미부터 넣는 종진수의 경우는 선체가 심하게 흔들리기 때문에 선박 구조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심하면 균형을 잃고 침몰하는 경우도 벌어진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청진항에는 드라이 독이 설치돼 있지 않은데다 횡진수의 경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이를 선택한 게 패착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한국군 최초의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DDG-991)의 진수식이 지난 2007년 5월 25일 울산광역시 현대중공업 제6도크에서 열렸다. 사진은 드라이 독에 물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진수가 이뤄지는 장면. [사진=HD현대조선] 2025.05.28 yjlee@newspim.com

③1번함과 2번함을 동시에 건조한 건 무리수

신형 무기체계의 개발이나 도입, 작전배치 등의 과정은 면밀한 실전 테스트와 결함 보완 등의 과정을 거쳐 통상 수 년 간에 걸쳐 완성된다.

군함의 경우는 1번함을 먼저 개발해 시험 운용을 한 뒤 이런저런 구조상의 문제점이나 보완이 필요한 대목을 고쳐가며 2번함을 건조하고 그 이후에는 양산을 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 4월 말 최현급 1번함을 남포조선소에서 선보인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2번함을 띄우려다 낭패를 봤다.

함정 사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군 관계자는 "이 정도면 북한이 1, 2번함을 동시에 건조했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연초부터 육해공군 부대와 군수공장 등을 연일 돌아다니면서 탱크‧함정‧자폭드론 등을 살펴본 김정은이 새로운 무기체계의 개발을 재촉하고 생산량 증대 등을 강요한데 따라 노동당 군수공업부 등 유관부서에서 무리수를 두다 사고를 자초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번함을 서해안 남포조선소에서 건조하면서 2번함은 동해 청진조선소에서 건조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동시건조일 경우 한 조선소에 나란히 건조하면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데도 굳이 동서해로 나눠 같은 급의 구축함을 만들어 진수하다 화를 당했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북한의 조선소가 신형 군함을 동시에 건조할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보도를 보면 청진조선소도 독자 능력이 아니라 인근 나진조선소의 도움을 받아 진수에 실패한 함정을 건조한 것을 알 수 있다.

④진수탯줄을 남자가 자른 게 화근?

북한은 지난달 25일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선보일 때 진수 밧줄을 노광철 국방상이 자르는 파격을 연출했다.

당시 북한TV와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영상에는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그의 딸 주애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 정복 차림의 노광철이 금색도끼로 밧줄을 찍어 절단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는 배의 첫 출항을 알리는 행사에서 여성이 주인공격인 진수자(sponsor)를 맡아 '탯줄'을 끊어주는 관례를 깬 것으로 북한이 이런 선택을 한 주목받았다.

선박의 첫 출항을 알리는 진수식에서는 일부 중동국가를 제외하고 동서양 모두 관례적으로 여성을 대모(代母)로 정해 도끼로 밧줄을 자르는 액싱(axing) 의식과 함께 샴페인 브레이킹(champagne breaking) 행사로 안전운항을 기원한다.

이는 중세 북유럽의 바이킹족이 선박의 안전한 항해와 풍요를 기원하면서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져 온다.

우리의 경우 대통령 부인이나 조선소 사장 또는 현장 책임자의 배우자, 노조위원장의 부인 등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북한은 2023년 9월 동해함대사령부에서 최초의 전술핵공격잠수함으로 주장하는 이른바 '김군옥영웅함''의 진수식을 하면서 최선희 외무상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2번함이 진수과정에서 사고로 전도되는 상황을 맞자 선박 관련 종사자들과 일부 호사가들은 노광철을 '소환'하고 있다.

김정은이 군부를 내세워주려다가 선박 진수의 오랜 관행을 깨트리는 '불경죄'를 저지른 것이란 얘기다.

⑤ "6월까지 수습" 공언한 김정은...또 다른 무리수?

김정은은 사고 직후 "구축함을 시급히 복원하는 건 단순한 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적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릴 6월까지 무조건 완결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 노동당은 일 년에 두 차례 전원회의를 열어 사업결산을 하는 데 통상 6월 말쯤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다루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달 남짓한 기간에 항구와 바다에 걸쳐 완전히 누워버린 5000t 급 구축함을 수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대형선박을 견인할 크레인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보유하지 못했던 급의 군함을 인양‧구조하는 노하우가 없을 것이란 점에서다.

현재 문제의 함정에는 북한이 파란색 방수포를 덮어놓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일각에서는 대형 풍선을 매달아 견인하는 방법을 동원하려 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이 격노하고 조기 수습을 지시한터라 북한 당국은 해군 특수요원 등을 총동원해 선박의 인양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이지만 만만치 않은 난관이 따를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배 바닥 부분에 파공(구멍)이 발생했고 함의 균형이 파괴됐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토대로 보면 김정은이 언급한 "시급한 원상복원"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깊은 항구에 선박 상당 부분이 빠진 상태라 주요 기관 등에 침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고 진수사고 과정에서 선체의 비틀림이나 충격 등으로 이를 그대로 복원해 사용한다는 건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위성 영상 등을 토대로 볼 때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아 절단 및 해체 방식을 통한 수습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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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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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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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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