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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삼척~강릉 고속화, '속도·도심·바다' 다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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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도심 지하화에서 옥계에서 동해까지…노선 한 줄이 동해안 100년 지도를 바꾼다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동해선 삼척~동해~강릉 고속화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철도축이 사실상 하나로 꿰어졌다. 삼척역에서 강릉 안인신호장까지 약 45km 구간의 노후 선로를 시속 200km급 복선 전철로 바꾸는 이 사업에는 1조1507억 원이 들어간다.

부산 부전에서 강릉까지 3시간50분 안팎 걸리던 시간이 3시간30분대로 줄어드는 건 눈에 보이는 변화다. 그러나 정작 지역에서 더 눈여겨보는 건 '몇 분 단축'이 아니라 이 고속선이 동해 도심과 망상·정동진 일대를 어떻게 통과하느냐다. 선로 한 줄이 도시 구조, 관광 동선, 해안 경관을 통째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동해역을 출발한 KTX 이음이 묵호역에 정차하고 있다. 2023.12.11 onemoregive@newspim.com

◆동해시, "선로가 막아놓은 길"을 여는 지하화

동해시민에게 철도는 편리한 발이면서 동시에 도심을 가르는 경계였다. 동해역에서 묵호역으로 이어지는 선로는 주거지·해변·항만을 가로지르며 소음과 진동, 건널목 불편을 남겼다. 이번 고속화 과정에서 이 도심 구간을 지하로 넣자는 구상이 설계에 반영된 이유다.

예타 통과 뒤 동해시 한 관계자는 "시내 구간을 지하화하고 묵호역을 살릴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동해역에서 망상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지하화하면 도시 발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선로를 감추자는 차원이 아니라 선로 위·주변 땅을 도시재생과 관광자원 개발 등 도심 발전을 위해 사용할 가치가 커졌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에서도 이런 방향을 뒷받침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도심 지상철 지하화에 관한 보고서에서 지상 선로가 생활권을 쪼개고 소음·경관 저해를 유발해 주변 슬럼화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대신 선로를 지하로 옮기고 상부를 공원·도로·주거·상업용지로 재편하면 토지 가치와 보행환경이 개선되고, 역사 주변이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동해시에 그대로 대입해 보면 그림은 확실하다. 도심을 가르는 선로를 땅속으로 넣고 그 위에 동해역과 묵호역을 잇는 보행로·가로수길·도로, 소규모 상업·주거를 배치하면 그동안 끊겨 있던 동해항·묵호항·시장·주거지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인다.

동해신항, 망상 경제자유구역, 묵호항 재개발, 북평제2일반산단 수소 클러스터 같은 굵직한 사업도 이 축과 연결되면서, "철도+항만+산단+관광"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해바다를 달리는 KTX 모습. [사진=코레일] 2024.12.27 gyun507@newspim.com

◆망상해수욕장과 정동진 "바다 옆 철도"를 둘러싼 셈법

문제는 해변이다. 강릉 정동진에서 옥계·망상을 거쳐 동해로 내려오는 구간은 동해안에서도 손꼽히는 풍경을 자랑한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형이고 망상해수욕장 일대는 캠핑장과 리조트, 경제자유구역 개발 구상이 얽혀 있는 관광 핵심지다.

고속선을 이 해변 가까이 붙여 달리게 하면 "기차 창밖으로 동해를 본다"는 매력적인 장면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일부 언론은 예타 통과 소식을 전하면서 "동해안 절경을 고속철로 즐기는 시대"라는 문구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백사장 뒤로 고가·방음벽이 늘어서고, 선로가 해안 숲과 사구를 파고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경관 훼손, 해안 침식, 소음 문제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사시사철 해변을 찾는 관광객의 이동불편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강릉·동해시 일대에서는 "바닷가 선로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고속선은 내륙에서 직선으로 빼고 해안 구간은 관광·완행용으로 남기자"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돼 왔다. 기존 해안 국철을 바다열차·트램·관광열차로 활용하고 고속 본선은 안전과 속도를 위해 한 발 안쪽으로 들이는 '이원화' 구상이다.

교통·도시계획 연구에서 제시하는 기본 원칙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속 200km급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곡선을 줄이고, 태풍·해일·염분 피해 가능성이 큰 해변 바로 옆 선형은 피하는 게 안전·유지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대신 역세권과 2차 교통(셔틀·BRT·버스·도로)을 촘촘히 깔아 내륙 역에서 해수욕장과 관광지까지 "체감 접근시간"을 줄이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동해시 망상오토캠핑리조트.[사진=동해시청] 2021.11.24 onemoregive@newspim.com

◆"옥계에서부터 지하로?"…이상적인 그림, 현실의 부담

지역에서는 보다 과감한 구상도 나온다. 옥계 인근에서 고속선이 곧장 지하로 들어가 망상·묵호·동해 도심 아래를 관통한 뒤 동해역 근처에서 올라오는 시나리오다. 정동진·옥계~망상 구간의 해변 경관과 정동진 해안단구를 그대로 두면서, 동해 도심 지하화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그림이다.​​

이렇게 되면 장점은 명확하다. 해변과 해안단구에는 고가·노출 선로를 최대한 두지 않고 망상·묵호·동해 도심 전반에서는 소음과 단절 걱정 없이 도시계획을 짤 수 있다. 지상에 남는 공간은 해안도로·자전거길·보행로·공원·상업·주거 등으로 나눠 쓸 수 있어, 망상 경제자유구역과 묵호항 재개발, 동해 도심 재생을 일직선으로 엮는 "해안+도심 녹지축"도 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예타를 이미 통과한 사업에 이런 대규모 지하화를 추가하는 건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전국 곳곳에서 요구되는 철도·도로 지하화 수요를 따졌을 때, 정부와 연구기관은 전체 비용을 50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척~강릉 고속화는 45.2km에 1조1,507억 원을 전제로 예타를 통과했는데, 옥계~동해역까지 수십 km를 추가로 터널로 파려면 사업비가 수천억에서 1조 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

지질과 환경도 변수다. 정동진·옥계 일대는 해안단구·해식애·사질층이 섞여 있어 장대 터널 시 공사 난이도와 리스크 관리 비용이 크고, 천연기념물·보호구역을 건드리면 환경영향평가에서 강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광역권 지하화 요구만으로도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강릉·동해 해안 구간 지하화에 국가 재정을 더 투입하자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옥계에서부터 동해까지 전부 지하로 가는 시나리오는 도시·환경 측면에서는 이상형에 가깝지만, 현재 예타 구조와 재정·지질 여건을 고려하면 "당장 추진 가능한 현실안"이라기보다는 중장기 비전·아이디어에 가까운 카드로 밖에 볼 수 있는 것이 안타깝다.

묵호등대 야경.[사진=동해시청]

◆남는 숙제 "고속선 한 줄"이 아니라 도시와 바다를 함께 설계하는 일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건 하나다. 삼척~강릉 고속화는 동해·삼척·강릉의 항만·산업단지·관광·도심을 다시 짜는 작업이라는 점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도심 지하화 관련 보고서에서, 선로 계획과 상부공간 활용, 역세권 개발, 도시재생을 하나의 '원 플랜(One Plan)'으로 묶지 않으면 지하화 효과가 반감된다고 지적했다.

동해선 삼척~강릉 고속화도 마찬가지다. ▲정동진·옥계·망상 해변과 정동진 해안단구를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동해 도심 지하화 구간과 그 위를 어떻게 쓸 것인가?▲망상 경제자유구역·동해신항·묵호항 재개발·북평산단 수소 클러스터를 고속철·역세권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해안 기존 국철을 관광·화물·도시철도로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가? 이 네 가지를 한 장의 지도 위에서 동시에 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부 연구에서는 고속철 개통이 오히려 대도시 쏠림을 키워 중소도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동해선 마지막 저속 구간을 고속화하는 일 자체는 이제 시작됐다. 그 위에 어떤 도시와 바다, 생활을 얹을지는 앞으로 동해·삼척·강릉이 어떤 선택과 합의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6··3지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자치단체장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onemoregiv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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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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