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축구대표팀이 4일 엘살바도르전 1-0 승리로 미국 평가전 2연승을 마무리했다.
- 무실점 행진 속에도 스리백 전술 완성도와 빌드업·마무리 부족 등 경기 내용은 불안함을 드러냈다.
- 체코·멕시코·남아공 등 강팀과의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조직력·공격 전개 보완이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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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불과 일주일여 앞둔 가운데 홍명보호가 마지막 모의고사를 승리로 마쳤다. 결과만 놓고 보면 만족스러웠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무실점 행진도 이어갔다. 그러나 내용은 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 팀들을 상대로도 답답한 경기력을 노출하면서 월드컵 본선을 앞둔 불안 요소를 그대로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25위)은 4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100위)와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이동경(울산)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앞서 트리니다드토바고를 5-0으로 대파했던 한국은 이번 미국 전지훈련 평가전을 2연승으로 마무리했다. 두 경기에서 6골을 넣고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과만 보면 성공적인 평가전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까지 만족스럽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도 월드컵 본선에서 활용할 플랜A인 스리백 시스템을 가동했다. 조규성(미트윌란)을 최전방에 배치했고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동경이 2선에 섰다. 중원에는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이재성(마인츠)이 자리했고 양쪽 윙백은 설영우(즈베즈다)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이 맡았다. 수비진은 이기혁(강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으로 구성됐다.
객관적인 전력 차를 고려하면 한국이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 다득점을 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경기 양상은 전혀 달랐다.
엘살바도르는 경기 시작부터 강한 중원 압박을 시도했다. 특히 한국 빌드업의 핵심인 황인범과 이재성을 집중 견제하며 패스 경로를 차단했다. 한국은 점유율에서 70% 이상을 기록했지만 대부분 수비 지역과 중원에서 이뤄진 횡패스와 백패스가 차지했다.
전반전 내내 공격 전개는 답답했다. 조규성은 최전방에서 고립됐고, 강점인 제공권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황희찬 역시 특유의 돌파를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중원에서 볼이 끊긴 뒤 상대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도 반복됐다.

수비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이번 평가전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이기혁-김민재-이한범 스리백은 무실점이라는 결과를 남겼지만 경기 과정에서는 여러 차례 불안한 장면을 노출했다. 특히 수비 뒷공간 관리가 매끄럽지 못했고, 왼쪽 측면에서는 이태석과의 연계 수비가 흔들리면서 엘살바도르에 공간을 내주는 모습도 나왔다.
다행히 상대 공격수들의 마무리가 정확하지 않아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반전 한국이 만든 가장 위협적인 장면도 세트피스나 측면 돌파에서 나왔다. 필드 플레이를 통한 공격 전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답답했던 흐름은 후반 들어 조금씩 달라졌다. 후반 12분 이동경이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골망을 흔들며 균형을 깼다. 상대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절묘한 궤적의 킥이었다. 선제골 이후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오현규(베식타시),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등을 차례로 투입했다.
특히 이강인의 영향력은 분명했다. 후반 18분 교체 투입된 이강인은 짧은 시간 동안 공격 전개의 중심 역할을 맡았다. 특유의 탈압박 능력과 전환 패스로 정체됐던 공격 흐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손흥민과의 연계 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후반전 한국의 위협적인 공격 장면 상당수가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그가 들어온 이후 빌드업 속도와 패스의 질이 향상됐고, 전반전에 비해 상대 수비를 흔드는 장면도 늘어났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았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투입된 이후에도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공격 마무리의 정확성은 부족했고, 상대 밀집 수비를 공략하는 세밀함도 아쉬웠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해부터 공들여온 가변 스리백 시스템 역시 아직 완성 단계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수비 시 스리백, 공격 시 포백으로 전환되는 구조는 분명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선수 간 조직력과 세부 움직임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고지대 적응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점이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1, 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해발 1571m)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해발 약 1460m)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마친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과 적응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대표팀은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하지만 과제는 분명하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엘살바도르는 각각 FIFA 랭킹 102위와 100위의 팀들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게 될 체코(41위), 멕시코(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0위)은 훨씬 강한 상대들이다. 특히 체계적인 압박과 빠른 전환 능력을 갖춘 팀들을 상대로는 이날 드러난 문제점들이 더욱 크게 부각될 수 있다.
결국 홍명보호는 결과라는 자신감과 함께 숙제도 안고 월드컵 무대로 향하게 됐다. 2연승이라는 성과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본선에서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빌드업 안정성, 공격 전개 완성도, 스리백 조직력이라는 과제를 남은 기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