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9일 고속도로 휴게소 수수료를 33%→8%로 낮추고 직계약·공공관리회사 도입 개편안을 발표했다.
- 맛·가격·서비스 중심으로 입점업체를 선정하고 저가 커피·24시간 편의점 확대 등 체감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지만 구체적 가격 인하 폭과 평가 기준은 미정이다.
- 도로공사 수익 감소 우려에도 정부는 임대료 인하가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휴게소 수익을 음식값 인하와 서비스 개선으로 국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가격·품질·조직 독립성 등 세부안 마련이 과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가 '비싸고 맛없다'는 불만이 컸던 고속도로 휴게소를 바꾸겠다며 운영 구조 개편에 나섰다. 가격 인하 폭과 업체 평가 기준은 여전히 안갯속이라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할 변화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수수료 33%→8%…8개 휴게소부터 직계약 전환
9일 정부가 고속도로 휴게소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직접계약 방식으로 운영 구조를 바꾸겠다는 개편안을 내놨으나 핵심 실행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가 중간운영업체와 운영권 임대계약을 맺고, 중간운영업체가 다시 입점업체와 상가 입점계약을 맺는 다단계 구조다. 이 과정에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매출액 대비 평균 33%, 최대 51%에 달했다.
국토부는 이 구조를 공공관리회사와 입점업체 간 직접계약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공공관리회사는 2027년 초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되, 올해는 도로공사가 임시로 직접계약을 맡는다. 우선 적용 대상은 신설 휴게소인 합천호 상·하행, 월출산과 계약 종료 휴게소인 여주, 군위, 장유, 대천 상·하행 등 8곳이다.
도로공사는 이달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12월부터 새 운영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은 "입점업체가 내는 임대료는 음식값에 반영돼 국민에게 돌아갔다"며 "앞으로는 전문 공공관리회사가 입점업체와 직접계약하는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은 임대료 인하다. 8~9% 수준으로 낮추고, 줄어든 비용이 서비스 개선과 음식값 인하로 이어지도록 한다. 입점업체 선정 방식도 바꾼다. 지금까지는 높은 수수료를 써낸 업체가 유리한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음식 맛, 가격, 서비스 수준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외부심사위원회 평가를 거쳐 업체를 선정하고 매년 평가를 통해 서비스 수준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장원 국토부 도로관리과장은 "그동안 업체 선정은 임대료를 얼마나 많이 내느냐가 중심이었다"며 "앞으로는 임대료가 아니라 24시간 운영, 음식값 인하, 서비스 확대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조건을 얼마나 제시하는지를 보고 선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편의점 24시간 운영 확대 ▲도시락·김밥·컵라면 등 간편식 판매 ▲조리·취식 공간 제공, ▲편의점 1+1할인 및 통신사 포인트 적립·사용 확대도 시행을 추진한다. 기존 높은 임대료 탓에 입점이 어려웠던 저가 커피 매장도 유치해 현재 평균 4800원 수준인 아메리카노를 2000원 이하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휴게소 분야 이권 구조도 손보기로 했다. 도로공사 현직자와 퇴직자 3년 이내 인사, 배우자와 직계 가족은 휴게소 입점매장 입찰에서 배제된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와 자회사도 앞으로 휴게소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다.
현재 자회사 등을 통해 운영 중인 휴게소 6곳은 매각 절차를 거쳐 조기 철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홍 차관은 "휴게소는 그동안 전관 관리의 사각지대였다"며 "도성회뿐 아니라 휴게소 관련 경력이 있는 직원의 재취업도 강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 "얼마나 싸질까"는 미정…맛·서비스 기준도 조율 중
문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다. 아직 음식값 인하 목표치나 품목별 가격 조정 폭이 정해지진 않았다. 수수료가 낮아진 만큼 가격이 일률적으로 내려가는 구조도 아니다. 홍 차관은 "줄어든 비용을 음식의 질을 높이는 데 쓰거나 양을 늘리거나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맛과 서비스 평가 기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각 항목에 어떤 비중을 둘지나 정량·정성평가 분배 비율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한다. 휴게소의 규모와 이용객 수, 야간 수요,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기준을 조정해 이달 말 완성한다는 입장이다. 가격보다 서비스 개선이나 품질 향상에 무게가 실릴 경우 소비자가 기대하는 물가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공공관리회사 설립 방식도 미정이다. 정부의 직접 출자회사와 도로공사의 자회사 중 한 방향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재정 당국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늦어도 9월 안에는 설립 방식을 확정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홍 차관은 "어떤 형태가 되든 도로공사로부터 독립성을 갖고 전문성을 가진 조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도로공사의 자회사가 되면 기존 도로공사 퇴직자 중심의 운영 구조를 끊는 데에 가장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출신이 자회사로 옮기거나, 퇴직자가 휴게소 운영 회사에 재취업해 납품과 위탁관리로 이어지는 기회를 전면 차단한다. 공공관리회사 최고경영자와 직원도 유통, 휴게소 운영, 관리 분야의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채용한다.
민자도로 휴게소는 이번 개편의 사각지대다. 기존 협약에 운영 수익 구조가 포함돼 있어 정부가 관리권을 강제로 회수하거나 수수료 구조를 일괄 변경하기 어렵다. 이 과장은 "민자도로 휴게소는 정부 방침을 강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새로 추진되는 민자도로는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기존 휴게소는 입점 수수료와 서비스 개선을 지도·권고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전국 200여개 휴게소가 단기간에 모두 바뀌는 것은 아니다. 기존 계약이 종료돼야 새 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과장은 "현재 휴게소 계약은 최장 10년으로, 2030년까지 80~90%는 종료될 것으로 본다"며 "계약이 끝나는 휴게소부터 새 기준에 따라 입찰을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 도로공사 수익 감소 우려에…"국민 편익 환원" 강조
휴게소 임대료 인하가 한국도로공사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로공사 수입의 큰 축인 통행료는 도로 건설과 유지관리 비용으로 쓰이는 구조다. 휴게소 운영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수료 수익이 사실상 공사의 수익성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휴게소 입점업체 매출의 약 13.9%가 도로공사에 귀속되는 구조다. 향후 이 수수료율이 4~5%포인트(p) 낮아지는 것은 물론, 임시이긴 하지만 도로공사가 중간 운영사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관리나 인력 측면에서 투입 비용이 더욱 늘어난다.
국토부는 휴게소 수수료 조정이 도로공사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과장은 "지난해 도로공사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보면 휴게소 임대수익이 2000억~3000억원 수준이고, 이 가운데 순수익은 700억~800억원가량"이라며 "임대료 인하만으로 공사 재무 전반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도로공사 영업이익은 2024년 7652억원 대비 77.1%(5897억원) 증가한 1조354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750억원으로 전년(968억원)과 비교했을 때 22.5%(218억원) 감소했다.
이 과장은 "도로공사는 공공기관인 만큼 휴게소를 민간 수익사업처럼 운영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휴게소에서 발생한 수익이 도로공사 이익으로 남기보다 음식값 인하와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이번 개편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