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방탄소년단이 7월 30일 내년 그래미 출품을 거부했다.
- 그래미 신설 '베스트 아시안 팝' 부문이 영어 위주 K팝을 배제해 논란이 커졌다.
- 이번 보이콧이 그래미의 언어·국가 기준과 차별 논쟁에 제도 변화 압박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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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가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으로 인해 글로벌 음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가 해당 부문 신설 이후 음악 출품을 거부하면서 그래미를 향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미상을 주최하는 미국 음반사업 단체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6월 내년 시상식에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등 5개 부문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신설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은 K팝을 비롯해 일본의 J팝, 중국의 C팝 등 하나 이상의 아시아 국가 언어를 유의미하게 사용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아시아 출신이거나, 현지에서 인정받는 아시안 팝 음악 가운데 예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은 아티스트에게 상을 수여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그래미 측은 아시안 팝이 세계 음악 업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 해당 부문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동안 그래미 어워드에서 고배를 마셨던 BTS와 K팝 아티스트들의 수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예측이 나왔으나, 이러한 기대는 오래 가지 못했다. 아시아 언어를 일부 단어나 문구로만 사용하거나, 가사 대부분이 영어로 쓰인 작품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논란은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그래미가 장르나 국적이 아닌 '언어'를 기준으로 출품 자격을 나눈 것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영어 곡 활동을 확대해온 K팝 아티스트들을 사실상 배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BTS가 긴 공백을 깨고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은 타이틀곡 '스윔(SWIM)'을 포함해 수록곡의 상당수가 영어 가사로 구성됐다. 영어로만 만들어진 BTS의 '스윔'은 이 부문에 출품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스윔'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지만, 신설 부문에서는 제외된다. 특히 신설 부문 발표 시점이 그래미 출품 마감을 불과 두 달 앞둔 때였다. 그러다보니 BTS의 수상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실제 BTS는 과거 3년 연속 그래미 후보에 오르고도 고배를 마셨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등 글로벌 메가 히트곡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미에서만 무관에 그쳤다. 2023년 제66회 후보 발표에서는 BTS를 비롯해 스트레이키즈, 뉴진스 등의 K팝 아티스트의 노미네이트가 모두 불발되면서 그래미가 유독 K팝에 야박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연속되는 무관에도 그래미의 문을 두들겼던 BTS는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 신설 이후 그래미에 음악 출품을 거부했다. 멤버 전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BTS가 내년 그래미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며 사실상 '보이콧' 선언을 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K팝 그룹이 그래미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은 처음인 셈이다.

이들의 결정은 해외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다수의 외신이 이번 사태를 주요 이슈로 다루며 그래미의 기준을 둘러싼 논쟁을 조명했고,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역시 BTS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하비 메이슨 주니어 그래미 CEO는 "아시안 팝 부문은 아시아에서 나오고 있는 팝 예술의 깊이와 다양성, 탁월성을 가리기 위해 신설됐다. 중요한 아티스트들을 특별히 조명하기 위한 것일 뿐 구분 지으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래미 측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 신설 이유로 '다양성'을 꼽았지만, 업계에서는 '다양성을 빙자한 배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3대 시상식 중 하나인 그래미는 최고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히고 있으나, 1980년대부터 영어권 백인 남성의 음악을 선호하고, 특정 인종이나 음악 장르를 차별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은 보수적인 시상식이기도 하다.
해외 팝 아티스트 중에서 제이지, 비욘세, 카니예 웨스트, 드레이크, 모건 웰렌 등 굵직한 아티스트들도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고, 현재도 보이콧을 이어가는 아티스트들도 있다. 그리고 K팝 시장에서는 BTS가 첫 사례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K팝 아티스트가 공식적으로 음악 출품을 거부하면서 이번 사태가 단순 보이콧이 아닌, 그래미 제도에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그래미의 이번 선택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아시아권 음악을 조명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으나, 음악을 언어와 국가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의 지배적이다.
이번 BTS의 선언이 그래미가 주장하는 '음악의 다양성'을 입증하게 되는 계기가 될지, 또 다른 유리천장을 확인시키는 수단이 될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K팝 아티스트들은 그간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에서 상을 받으며 음악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래미는 K팝이 미국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무관이라는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매년 백월 우월주의, 유색인종 아티스트 차별로 논란이 됐던 그래미가 이번 '베스트 아시안 팝 퍼포먼스' 부문 신설로 인해 더 큰 논란을 자초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도 그래미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만큼, 이번 BTS의 음악 출품 거부 사태가 추후 그래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