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 정부가 2026년 8월 로봇대회서 산업 전략을 공개했다
- 제15차 5개년 계획에 체화지능과 로봇 육성을 담았다
- 국유기업·민간·자본이 맞물린 로봇 생태계를 구축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2026년 8월 베이징 남부 이좡에서 열린 세계로봇대회(WRC)와 상업지역인 차오양구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 두 대회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로봇 전시 쇼'가 아니었다. 중국 로봇산업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기업이 아니라 국가가 시장의 형성과 방향까지 함께 설계한다는 점이다.
중국의 로봇 굴기는 철저히 공산당과 정부가 '컨트롤타워'가 돼 주도하는 형태다.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이 큰 방향을 정하고, 산업정보화부와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산업 현장에 정책을 내려보낸다.
중앙 국유기업은 자본과 산업 현장을 제공하고, 지방정부는 생산기지와 실증 공간을 만든다. 민간기업은 로봇 본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기술과 인재를 공급한다. 중국 로봇산업은 하나의 거대한 국가 시스템이 연합체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올해가 원년인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은 로봇과 인공지능을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명시했다. 특히 '체화지능(具身智能·Embodied AI)'을 미래산업의 핵심 방향으로 정하고, AI와 제조업의 결합을 전면화했다. 단순히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이라는 '몸'을 붙여 실제 산업과 사회에 투입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 구상이다.

올해 6월 중국 산업정보화부와 국자위는 '휴머노이드 로봇 및 체화지능 실경 실훈 특별행동'이라는 걸 발표했다. 2026년 말까지 대표적인 실제 현장에서 로봇의 상시 배치를 시작하고, 100개 이상의 고부가가치 활용 시나리오를 발굴해 만 대 단위의 보급 능력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제조·물류뿐 아니라 요식·소매, 의료·요양, 안전·응급구조까지 실제 사람이 일하는 공간을 로봇의 '훈련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것은 중국식 산업정책의 전형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로봇을 만들어 놓고 시장이 생기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시장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중앙기업 하나가 최소 10개의 핵심 활용 현장을 선정하고, 각 지방정부는 20개 이상의 주요 시나리오를 발굴하도록 했다. 로봇기업 입장에서는 테스트할 공장과 물류센터, 전력시설 등을 미리 갖추고 제품 개발에 나서는 셈이다. 말 그대로 땅 짚고 헤엄치는 격이다.
특히 국가 역할을 강조하면서 올해 WRC에서는 중앙 국유기업들이 집단으로 참여했다. 에너지·전력·통신·제조 등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국유기업들이 로봇을 직접 도입하고 기술 개발과 투자에도 나섰다. 중국이 로봇을 단순한 민간 스타트업 산업으로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중국의 로봇 전략은 전기차와 태양광에서 이미 검증된 방식과 닮았다. 초기에는 수많은 기업을 시장에 진입시키고, 정부가 자금과 인프라, 구매 수요를 제공한다. 기업 간 경쟁을 극단적으로 높여 가격을 낮추고 생산능력을 키운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 기업은 사라지지만 살아남은 기업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공급망을 갖게 된다.
실제로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규모는 이미 세계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의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4만 대를 넘어 세계 출하량의 97%에 달했다는 업계 보고서가 WRC에서 공개됐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중국 기업이 상반기 세계 출하량의 97% 이상을 차지했고, 아지봇과 유니트리 등이 테슬라·피겨AI 등 해외 경쟁사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로봇산업에는 또 하나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자본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8월에는 위수커지(유니트리)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가운데 최초로 A주 시장에 상장했고, 샤오펑의 로봇 사업은 9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가 63억 달러를 넘어섰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대형 빅테크까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결국 중국이 만드는 것은 로봇 한 대가 아니다. 로봇을 만드는 기업, 로봇을 구매하는 국유기업, 로봇을 훈련시키는 공장, 로봇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산업 현장, 로봇에 투자하는 자본시장까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그중에 공산당과 중국 정부(국무원)가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로봇산업을 단순히 '휴머노이드 붐'이라고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AI를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의 산업 패권이다.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도 멀티모달 AI와 AI 에이전트, 체화지능, 군집지능을 주요 기술로 명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에서는 중국 당과 정부가 주도하는 로봇 총력전에 기업들이 너무 많이 가세하면서 과잉생산과 가격경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중국의 계산법은 다르다. 당장 완벽한 로봇을 만들기보다 먼저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고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중국은 앞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도 이런 방식을 통해 기술 수준을 고도화해왔다.
2026년 여름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펼쳐진 대형 로봇 전시행사는 중국의 미래 로봇 전략을 내다보는 창과 같았다. 중국의 로봇 굴기는 누가 가장 많은 데이터를 탑재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일하고, 가장 빨리 산업 현장에 투입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로봇 선수가 넘어지는 장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장 밖에서 중국 정부와 국유자본, 민간기업이 거대한 원팀으로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