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그로쓰리서치는 31일 국내 바이오 주가 부진이 수급 요인 때문이라고 했다.
- 글로벌 특허만료와 M&A 확대로 기술이전·선급금은 늘었다고 봤다.
- 검증된 에임드바이오·올릭스·디앤디파마텍을 주목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그로쓰리서치는 31일 국내 바이오 업종에 대해 미국 바이오텍과의 주가 차별화가 기술 경쟁력 약화보다는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과 거래 구조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인수합병(M&A)과 기술이전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기술수출과 선급금 규모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검증이 구체화된 기업을 중심으로 재평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바이오텍 지수인 SPDR S&P 바이오테크 ETF(XBI)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국내 바이오텍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한·미 바이오텍 주가는 금리와 글로벌 유동성 변화에 함께 반응하며 월간 수익률 기준 약 0.5의 상관계수를 나타냈지만 최근 들어 동행 관계가 약화됐다.
한용희·김민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최근에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음에도 XBI가 강세를 지속하며 기존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임상·상업화 성과와 빅파마의 특허절벽 대응을 위한 M&A 및 기술이전 확대가 금리 부담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 시장 강세의 배경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특허 만료가 자리 잡고 있다. 머크의 키트루다와 BMS·화이자의 엘리퀴스, BMS의 옵디보 등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예정되면서 기존 제품의 매출 감소를 대체할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압력도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 수요를 높이고 있다. 자체 신약 연구개발은 장기간이 소요되고 실패 가능성도 높은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미 일정 수준 검증된 바이오텍과 신약 후보물질을 M&A나 기술이전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7월 말 기준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규모는 약 1936억달러, 한화 약 266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 규모인 2090억달러에 근접했다. 하반기에도 거래가 이어질 경우 역대 최대였던 2019년의 약 254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그로쓰리서치는 전망했다.
최근 거래는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를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성격도 나타나고 있다. 머크는 키트루다 특허 만료 이후를 대비해 차세대 혈액암 치료제 TERN-701을 보유한 턴스를 인수했고, 애브비는 자가면역·피부질환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포지를 인수했다.
연구진은 "M&A와 기술이전은 해당 기업뿐 아니라 유사 파이프라인의 비교가치까지 높인다"며 "거래가격이 특정 질환과 기전, 임상 단계의 자산에 빅파마가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의 기준이 되면서 유사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의 재평가로 확산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 업종이 미국과 다른 흐름을 보이는 배경으로는 수급 요인을 꼽았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대형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코스닥과 바이오 업종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신용·레버리지 축소 과정에서도 변동성이 높은 바이오 종목의 매도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봤다.
미국과 국내 바이오 기업의 거래 방식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는 기업 전체를 인수하는 M&A가 활발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거래가치가 주가에 즉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국내에서는 기업 인수보다 개별 파이프라인이나 플랫폼을 이전하는 기술수출이 주를 이룬다.
기술이전은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 로열티 등으로 대가가 나뉘기 때문에 전체 계약금액이 한 번에 기업가치로 반영되기 어렵다. 보고서 6페이지의 한·미 바이오 가치 반영 구조 비교에서도 미국은 인수가격이 확정돼 가치가 즉시 반영되는 반면 국내 기술이전은 상당 부분이 조건부 대가여서 주가 반영 속도와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로쓰리서치는 국내 바이오 업종의 주가 부진을 기술 경쟁력 약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12건으로 집계됐다. 계약 규모를 공개한 10건의 총액은 약 17조원에 달한다.
특히 계약과 동시에 유입되는 선급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선급금을 공개한 6개 기업의 7건 계약에서 선급금은 총 574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총액의 약 1.8배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와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1129억원의 선급금을 확보했고, 제넨텍과 체결한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HM17321 계약에서는 2629억원의 선급금을 받기로 했다.
다만 전체 계약 규모가 일부 대형 계약에 집중된 만큼 총계약금액만으로 기업가치를 판단하기보다 실제 선급금 유입과 임상 진전, 후속 마일스톤 수령 여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자의 국내 바이오 기업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은 HLB와 유한양행, 알테오젠 지분을 늘렸고 코페르닉과 MFS도 종근당과 휴젤의 주요 주주로 진입했다. 기술이전 성과가 실제 허가와 판매, 마일스톤·로열티로 이어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약 개발 단계의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나타나고 있다. 올릭스는 해외 전략적·재무적 투자자가 참여한 유상증자를 통해 약 1100억원의 개발자금을 확보했다. 일라이릴리는 국내 기업과 기술이전뿐 아니라 공동연구와 지분투자를 병행하고 있으며 로슈 역시 국내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파트너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로쓰리서치는 업종 전체의 동반 상승보다는 글로벌 검증이 구체화된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관련 기업으로 에임드바이오와 올릭스, 디앤디파마텍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제시했다.
ADC 기반 항암제를 개발하는 에임드바이오는 전임상 단계에서 3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바이오헤븐에 기술이전한 FGFR3 표적 ADC 후보물질 AMB302는 임상 1상에서 확정 부분반응과 용량제한독성(DLT) 미발생을 확인했다. 그로쓰리서치는 기존 기술이전 자산의 임상 진전이 향후 마일스톤 수령과 후속 ADC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RNA 간섭 플랫폼 기반 신약을 개발하는 올릭스는 기존 글로벌 파트너와의 후속 거래 가능성에 주목했다.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9117억원 규모 계약에는 MARC1과 다른 유전자를 동시에 표적하는 물질에 대한 우선권이 포함돼 있다. 올해 6월 브룩데일자산운용을 대상으로 1002억원, 7월 로레알의 기업형 벤처캐피털 BOLD를 대상으로 105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1108억원을 조달했다.
비만·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를 개발하는 디앤디파마텍은 DD01의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DD01은 48주 조직생검에서 MASH 해소율 62.5%, 섬유화 개선율 50.0%를 기록해 위약군의 5.3%, 15.8%를 각각 웃돌았다. 회사는 JP모건을 사업개발(BD) 어드바이저로 선임해 기술이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도 수령했다.
연구진은 "향후 국내 바이오의 재평가는 업종 전체보다 글로벌 검증이 구체화된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라며 "차별화된 약효를 바탕으로 기술이전 가능성이 부각되는 기업, 기술이전 이후 임상 진입과 마일스톤 수령이 이어지는 기업, 글로벌 판매를 통해 로열티와 실적이 발생하는 기업이 주요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XBI의 M&A 강세가 보여준 빅파마의 외부 혁신 수요가 국내에서는 검증된 자산에 대한 선택적 기술도입과 자본투자로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수급이 정상화되면 이들 기업부터 글로벌 가치와 국내 주가의 격차가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