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기아가 8일 화성 오토랜드에서 PBV 생산 허브를 공개했다
- EVO 플랜트 이스트는 로봇과 데이터로 PV5를 유연생산했다
- 180여 사양 대응해 물류부터 여객·특장차까지 만든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PV5 올 8월까지 세계 3.9만대…대형 PV7도 출격 준비
[화성=뉴스핌] 이찬우 기자 = 차체를 실은 파란색 무인운반차(AGV)가 바닥에 표시된 경로를 따라 움직였다. 이송 구간에서는 로봇 두 대가 차체 앞뒤를 나눠 잡고 동시에 움직였다. 부품 운반부터 용접·조립까지 공장 곳곳에서 로봇이 쉼 없이 움직였다.
8일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 EVO 플랜트 이스트를 둘러보며 확인한 것은 단순한 자동화 공장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용도와 사양의 차량을 한 생산라인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로봇과 생산 데이터를 결합한 '다품종 유연생산' 체계였다.
이곳에서는 기아의 첫 전용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인 PV5를 생산한다. 사람을 태우는 패신저부터 화물용 카고, 특장차의 기반이 되는 샤시캡까지 한 공장에서 나온다. 차체공장에서 구분하는 사양만 180여개에 이른다.

◆차체 함께 드는 두 로봇…엠블럼 이형지까지 떼어 붙인다
차체공장에서는 차량의 뼈대를 옮기는 로봇 두 대의 협업이 눈길을 끌었다. 앞뒤를 각각 잡은 로봇은 움직임을 맞춰 차체를 이송한다. 길이와 무게중심이 다른 차체를 안정적으로 나르기 위해 한 로봇의 움직임에 다른 로봇을 동기화하는 방식이다.
그 사이를 잇는 물류는 AGV가 맡았다. 차체뿐 아니라 도어와 테일게이트, 펜더 등 부품을 실은 팔레트도 공정에 맞춰 공급한다. 정해진 경로를 따라 필요한 곳으로 부품을 보내 사람이 운전하는 지게차의 공장 내 이동을 줄였다.
작은 부품을 다루는 일에도 로봇이 투입됐다. 상자 안에 모여 있는 도어 힌지의 위치를 카메라로 읽고, 로봇이 부품을 집어 정해진 자리에 놓는 방식이다. 작업자가 힌지를 하나씩 세팅하던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차체를 만드는 방식도 다양한 사양에 맞춰 나뉘어 있었다. 기존 하나의 주요 공정에서 진행하던 조립을 네 단계로 쪼갠 '4-벅 순차 조립 공법'이다. 내부 골격과 지붕을 지지하는 구조를 만든 뒤 외부 패널과 루프를 붙인다. 차체 크기나 사양이 바뀌어도 대응할 수 있도록 공정부터 세분화했다.
조립공장에서는 로봇의 역할이 더 세밀해졌다. PV5 앞부분의 검정색 후드 하나를 장착하는 데도 세 대가 합을 맞춘다. 첫 로봇이 후드를 꺼내 위치를 잡으면 나머지 로봇들이 볼트 네 개를 위아래 순서로 체결한다. 도색이 필요 없는 복합섬유소재 후드여서 차체공장 대신 조립공장에서 장착한다.
엠블럼 부착 공정은 로봇이 어디까지 사람의 손동작을 대신하는지 보여줬다. 흡착컵으로 엠블럼을 집어 든 로봇은 뒷면의 이형지를 떼어낸다. 카메라가 차량 위치를 읽어 보정값을 보내면 정해진 자리에 붙이고 롤러로 눌러 밀착한다. 작은 엠블럼을 집고, 떼고, 붙이고, 누르는 작업이 하나의 공정으로 이어진다.
실내에서도 무거운 부품을 들고 좁은 공간에 넣는 일을 로봇이 맡는다. 계기판과 공조장치 등으로 이뤄진 65㎏ 크래시패드는 카메라로 위치를 확인한 뒤 실내로 투입해 볼트까지 체결한다. 천장 내장재인 헤드라이닝도 앞뒤 부분을 로봇이 장착한다. 배선 연결과 공조 덕트 작업이 필요한 가운데 부분은 작업자가 맡는다.

◆180여 사양 읽는 데이터…맞춤 생산 뒷받침
PBV 공장의 자동화는 용도와 사양이 제각각인 차량을 섞어 생산하면서도 품질 편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아에 따르면 차체공장에서 구분하는 PV5 사양은 180여 개에 이른다. 차량마다 필요한 부품을 정확하게 공급하고 조립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생산 데이터다. 부품에 표시된 코드를 읽어 사양을 구분하고, 차량에 부착한 스마트 태그로 생산 정보와 위치를 파악한다. 해당 차량과 공구·설비가 맞아야 작업이 진행되도록 해 다른 사양의 부품을 장착하는 오류를 예방한다.

엠블럼 하나에도 이 데이터가 쓰인다. 앞쪽에 기아 엠블럼을 붙일지, 뒤쪽에 PV5나 파생 모델의 엠블럼을 붙일지 차량별 정보가 설비에 전달된다. 앞차와 뒤차의 사양이 달라도 로봇이 필요한 부품과 부착 위치를 구분하는 구조다.
차를 완성한 뒤에는 로봇과 카메라가 조립 결과를 다시 살핀다. 외관 검사에서는 차량 좌우 각 21개 지점의 간격과 단차를 ±0.2㎜ 수준의 정밀도로 측정한다. 이어 18대의 카메라가 아웃사이드 미러와 도어 핸들 등 24개 부품의 사양을 점검한다. 볼트를 조인 힘과 각도, 검사 결과까지 차량별 이력으로 남긴다.
'사람의 손'이 필요한 공정도 이어졌다. 차체공장 마지막의 메탈라인은 작업자가 외관을 직접 확인하고 설비가 잡아내지 못한 결점을 수정하는 공간이다. 기아는 차체 용접의 자동화율은 100%, 부품 이송은 약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재질의 부품을 다루는 조립공장에는 작업자의 판단과 손작업이 여전히 필요하다.
성시영 기아 생기계획팀 책임매니저는 설비 정비와 작업자의 품질 확인 역할을 설명하며 "작업자분들과 공존하는 공장 건설과 운영을 위해서는 2교대 운영이 현재까지 최적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 생산체계가 향하는 시장은 물류·배송부터 여객 운송, 교통약자 이동, 레저까지 넓다. 기아는 기본차 개발 때부터 용도별 장비를 장착할 구멍과 브래킷, 배선 등을 반영한다. 이후 인근 PBV 컨버전 센터에서 필요한 장비를 더해 고객 목적에 맞는 차량으로 완성한다. 개조 과정에서 떼어낼 시트나 내장재는 처음부터 장착하지 않아 불필요한 작업을 줄인다.
기아에 따르면 PV5는 올해 8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3만9000대 이상 판매됐다. 이달 초 패신저 7인승과 카고 컴팩트 등을 추가해 라인업을 10종으로 넓혔다. 오는 14일 독일 하노버에서 대형 PBV인 PV7을 처음 공개하고,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EVO 플랜트 웨스트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웨스트가 가동되면 화성의 PBV 생산능력은 연간 총 20만대 규모로 확대된다.

소득영 기아 오토랜드 화성 공장장(전무)은 "오토랜드 화성은 차량을 만드는 공장을 넘어, 고객과 파트너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요구를 모빌리티로 실현하는 PBV 생산 허브"라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