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정수현 사장은 현대건설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엔지니어형 CEO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엔지니어가 아닌 변화된 건설시장에서 길을 찾는 탐험가의 임무다. 그것은 주택 보급률 100%에 이른 국내 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건설업계의 존망이 걸린 탐험이라는 데 정 사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는 요소인 셈이다.
올해로 환갑을 맞은 정사장은 38년 '현대건설맨'이다. 75년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한 정 사장은 현대건설 민간사업본부와 김포도시개발사업단, 건축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정 사장은 대부분의 대형 기업 전문경영인이 그렇듯 고속 승진을 경험한 이는 아니다. 정 사장의 입사동기들은 모두 워크아웃과 계열 분리 이후 현대건설을 떠받들었던 기둥들로 꼽힌다. 앞서 현대건설 사장을 맡았던 김중겸 현 한전사장과 현재 대한주택보증 사장인 김선규 사장, 그리고 극동건설에서 부사장을 맡았던 여동진 부사장은 정 사장에 비해 5살 위지만 임원 승진을 함께 한 입사동기뻘이 된다.
하지만 정 사장은 지난 2009년 현대건설 사장 선임 과정에서 나머지 동기들 모두가 사장 하마평에 오른 것과 달리 사장 후보로 거론되지 못했다. 그러나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당시 사장 물망에 올랐던 동기들은 모두 현대건설을 떠난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 편입과정을 바라보며 현대건설을 지켰던 정 사장은 결국 유일한 사장 후보가 된다.
정 사장은 36년만에 현대건설을 떠나 2011년 현대차그룹의 계열 건설사 현대엠코 건축본부로 옮겼고, 같은 해 4월 현대엠코에서 첫 사장직을 맡았다. 이후 불과 두 달만에 정 사장은 정몽구 그룹회장의 왼팔 격인 김창희 부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았다.
동기들에 비해 늦게 '사장'직함을 달게 된 셈이지만 정 사장에겐 여전히 기회가 있다. 정 사장의 나이가 동기들이나 국내 대형 건설사 CEO에 비해 젊기 때문이다. 이제 환갑이 된 정 사장은 동기인 김선규 대한주택보증사장과는 동갑내기지만 김중겸 한전 사장과 여동진 극동건설 전부사장보다 각각 두 살과 다섯 살 적다.
아울러 현재 국내 대형건설사를 맡고 있는 전문 CEO들에 비해서도 정 사장은 젊은 편이다.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은 50년생이며,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과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은 49년생이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도 51년생으로 정 사장에 비해 한 살이 많다. 그 만큼 정 사장은 '현역 사장'으로서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는 셈이다.
이에 정 사장에게 걸린 국내 건설업계와 현대차그룹의 기대도 크다. 현대건설은 여전히 '건설업계 종가'를 외칠만한 글로벌 기업이며, 이젠 현대차그룹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칼자루까지 손에 쥐었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치 않다. 5년째 이어지는 건설경기 침체는 여전한데다 당분간 건설경기가 딱히 풀릴 전망도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은 12조원에 육박한 11조9202억원을 기록했다. 또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7540억원, 685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8%, 영업이익은 4.3%, 당기 순이익은 25.2% 증가한 수치다.
좋은 실적이라고 보긴 어려워도 현재의 건설 경기를 감안할 때 그럭저럭한 수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해외수주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5조2762억원의 계약액을 올리며 전체 국내 업체 중 5위를 차지하는데 머물렀다. 2010년 UAE원전 수주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건설사 도약을 눈 앞에 뒀던 현대건설로서는 뼈 아픈 실적일 수 밖에 없다.
정 사장이 앞으로 펼쳐나가야할 경영도 해외수주를 기반으로 한 수익성 강화인 만큼 지난해의 실책을 되풀이할 여유가 없는 것도 정 사장 앞에 닥친 상황인 셈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 22일 열린 현대건설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그룹회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며, 현대건설에도 오너 경영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은 공동대표에 오를 것이란 업계의 추측과 달리 기타비상무 이사에 올라 정 사장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했다.
정 사장의 역할은 단순한 그룹 계열사 CEO의 역할을 넘어선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건설종가 현대건설의 사장은 회사의 수익성 확보에만 올인해서는 안될 자리이기 때문이다. 정체된 국내 건설 시장과 새로운 건설업계의 사업 방향, 그리고 해외수주 전략을 개척해야하는 프론티어이즘이 필요한 것이 현대건설과 그 수장인 정 사장의 숙명인 셈이다.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1952년 서울 生
<학력>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 졸
<경력>
1975년 현대건설 입사
1984년 해외건축 사업본부 과장 승진
1994년 이사대우 승진
1998년 현대건설 민간사업본부 이사
2001년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 전무
2005년 현대건설 김포도시개발사업단 전무
2006년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 부사장
2011년 현대엠코 건축사업본부장 부사장
2011년 현대엠코 사장
2011년 현대건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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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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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Z플립8'에 주름 개선 신기술 뺐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화면 주름을 줄이기 위해 '플렉스 티타늄'을 도입했지만, 접힘부 굴곡과 단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져 온 갤럭시 Z플립8은 제외됐다.
고급 기술을 상위 제품에 먼저 적용해 제품 간 차별화를 두는 전략은 기존에도 활용해 왔다. 다만 화면 주름 개선은 새로운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달리 폴더블폰의 기본 사용감과 완성도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선별 적용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패널 구조와 접힘 방향, 별도 설계·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 과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 기준 폴드7이 플립7보다 출고가가 약 89만원 높아 신기술 비용을 상대적으로 흡수하기 수월하다는 점에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삼성 측은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같은 폴더블이지만 구조는 달라
16일 업계에서는 플렉스 티타늄이 플립8에 적용되지 않은 이유로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 구조를 꼽고 있다.
플렉스 티타늄은 기존 부품의 소재만 바꾸는 기술이 아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아래에 티타늄 합금 필름을 넣고, 디스플레이 모듈을 받치는 플레이트에도 티타늄을 적용하는 새로운 적층 구조다.
[AI 인포그래픽=김정인 기자]
티타늄 플레이트에는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칠 수 있도록 미세한 구멍을 촘촘하게 가공한다. 구멍의 크기와 간격, 배열은 패널이 접힐 때 받는 힘과 접힘 반경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
폴드는 화면을 세로 방향으로 접지만 플립은 가로 방향으로 접는다. 화면 크기와 비율, 접힘부위 길이, 힌지 구조와 내부 부품 배치도 서로 다르다. 폴드용으로 설계한 티타늄 플레이트와 미세 홀 구조를 단순히 줄여 플립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플립에 같은 기술을 넣으려면 제품 형태에 맞춘 구조 설계와 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을 별도로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 플립형 제품에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라기보다 이번 세대에서는 폴드용 구조의 개발과 양산 적용이 먼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 원가보다 별도 설계·검증에 무게
플립8 미적용 배경으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작 기준 갤럭시 Z폴드7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237만9300원으로, 148만5000원인 Z플립7보다 89만4300원 높았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폴드가 신기술 적용에 따른 부품비와 공정비 부담을 흡수하기 수월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삼성 측은 원가가 플렉스 티타늄 적용 모델을 가른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폴드7. [사진=뉴스핌DB]
수율도 변수로 꼽힌다. 새로운 적층 구조를 적용하려면 티타늄 필름과 플레이트, 접착층이 일정한 품질로 결합돼야 한다. 패널 크기와 접힘 방향이 달라지면 제조 공정과 검사 기준도 다시 맞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폴드8에서 양산성과 내구성을 먼저 확인한 뒤 플립형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생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차기 플립 모델의 적용 여부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판매 비중 커진 폴드에 우선 적용
폴드의 넓은 화면도 신기술 우선 적용 배경으로 꼽힌다. 폴드는 펼친 상태에서 영상과 문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화면 평탄도가 제품 완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접힘부위가 길고 디스플레이 면적도 넓어 화면 전체를 균일하게 받쳐주는 하부 지지 구조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강성이 높은 티타늄 합금 필름과 플레이트를 함께 적용해 화면 주름과 내구성, 제품 두께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폴드의 판매 비중이 커진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사전판매에서 갤럭시 Z폴드7과 Z플립7은 총 104만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폴드7이 60%, 플립7이 4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국내 사전판매에서 폴드가 플립을 앞선 것은 처음이었다. 얇고 가벼워진 폴드7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도 폴드8에 먼저 적용된 셈이다.
◆ 소비자 불만 남은 플립…차기 모델 주목
플립8이 신기술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해 온 문제를 고가 폴드 제품부터 개선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플립은 접었을 때 크기가 작고 휴대가 편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끈 제품이다. 하지만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화면 중앙의 접힘부위가 평평하게 유지되지 않고 굴곡이 도드라진다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화면을 위아래로 넘길 때 손가락에 단차가 느껴지거나 접힌 부분이 살짝 솟아오른 듯한 이질감이 생기고, 밝은 곳에서는 접힘 자국이 더 선명하게 보여 사용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폴드8에서 플렉스 티타늄의 양산성과 실제 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 플립형 제품에 맞춘 구조를 별도로 개발해 차기 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플립용 설계와 시험이 추가로 필요한 만큼 내년 출시 제품에 곧바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플립7. [사진=삼성전자]
◆ 폴더블로 확대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기능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폴더블 라인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폴드8과 플립8 모두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지정한 상황에서 화면의 시야각을 좁혀 옆 사람에게 내용이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 화면 노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폴드는 화면을 펼쳐 문서나 메시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화면을 볼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폴더블의 대화면 활용성을 보완할 기능으로 꼽혔지만 이번 신제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을 향후 폴더블 제품군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차기 제품에서 적용 범위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kji01@newspim.com
2026-07-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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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통합' 4년제 사관학교 대전 자운대에 세운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방부가 16일 '국방교육 대개혁'을 표방하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 일대에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래 안보환경 변화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각 군 사관학교를 "최고 수준의 첨단 통합 사관학교"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이번 계획을 "국방교육 대개혁의 첫걸음이자, 사관학교 교육체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도약적 혁신"이라고 규정했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지난 2월 20일 오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문제 인식의 출발점으로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규정하며, "각 군 사관학교 병립 체계가 자원 중복과 분산투자를 초래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행 육·해·공군 사관학교는 각각 약 700~1000명 규모로 일반 종합대학 단과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총 2900여 명의 생도를 양성하기 위해 3명의 3성 장군을 포함한 7명의 장성, 약 3000여 명의 지원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규모 대비 지휘·지원 구조가 비대하다"는 것이 국방부 판단이다.
국방부는 또한 "전쟁 양상이 지·해·공을 넘어 우주, 사이버, 전자기스펙트럼 등 '다영역 통제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는데도, 사관학교 교육체계는 여전히 군종별로 분절된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 지역에 통합 신설되며, 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원자력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이 밀집한 과학기술 클러스터와 연계된 '스마트캠퍼스'로 설계된다.
국군사관학교 예상 조감도. [그래픽=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분산·노후화된 기존 육·해·공군 사관학교 시설을 하나로 모아 과감한 집중투자를 단행,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 세계 최고 수준의 통합 교육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과정은 우주·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을 포함한 AI 기반 전영역 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각 군 특성화 교육과,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 장병을 주도할 수 있는 국제 감각·소양 함양 과정으로 재설계된다.
국방부는 "현재 약 24% 수준인 사관학교 민간교수 비율을 점차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국립대학 수준 처우를 보장해 최고 석학이 장교 양성 일선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중심으로 간호사관학교, 첨단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 과정 등 다양한 교육 코스를 수용하는 '국방교육 허브'로 장기 발전시키고, 상징성이 큰 기존 사관학교 시설과 기념공간은 보존·활용 방안을 병행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주역을 길러내는 세계적 수준 첨단 사관학교로 도약하겠다"며 "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열린 절차로 국방교육 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gomsi@newspim.com
2026-07-16 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