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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총선 전장을가다⑭노원병] '경찰청장' 허준영 VS '진보의 입'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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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잘하는 사람" VS "정치를 바꿔야 경제가 바뀐다"

19대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3월 29일 시작됐다.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정치권력을 누가 쥐느냐의 갈림길이다. 특히 여야가 전력을 기울여 사수하고자 하는 격전지들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전장(戰場)이다. 뉴스핌은 4·11 총선 격전지 중 특히 한국정치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후보들이 맞붙은 수도권과 지방 각 10곳씩을 찾아 생생한 현장르포를 시작한다.<편집자주>

[뉴스핌=노희준 기자] 4·11 총선을 불과 나흘 앞둔 7일 서울 노원병 후보들은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고 일정을 수시로 바꿔가며 동분서주했다. 유권자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각자 가까운 연예인을 출동시켜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들기도 했다. 

서울 노원병은 인물 대결이 눈에 띈다.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밟아온 두 후보의 면면이 너무나 뚜렷이 대비돼서다.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59세)는 외무고시 출신으로 경찰청장과 코레일 사장을 지냈다. 행정 관료의 이미지가 뚜렷한 'MB맨'이다. 반면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55세)는 일찍이 노동운동에 뛰어들고 '삼성 X파일 떡값 검사'를 폭로하는 등 기득권에 맞섰다. 대표적 진보정치 인물이자 진보의 '입'이다.

두 후보는 이미 경찰청장과 국회의원으로 부딪힌 적이 있다. 지난 2005년 허 후보가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농민시위 진압과정에서 농민 2명이 사망한 것이 발단이었다. 노 후보는 경찰청장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고 허 후보가 옷을 벗었다. 이후 허 후보가 코레일 사장으로 임명되자 다시 '낙하산 인사'라고 노 후보는 비판했다. 악연이라면 악연이라 할 만하다.

그간의 서울 강북과 노원병 표심은 야당색이 짙었다. 15·16대에서 모두 새누리당 전신인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이 패배했다. 17대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18대에는 홍정욱 한나라당 후보가 뉴타운 바람과 야권 분열 속에서 금 배지를 거머쥐었지만, 노 후보는 40% 이상을 득표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 허준영 "말 잘하는 후보 NO, 일 잘하는 후보 YES"
 

[사진=노희준기자]

7일 오전 9시 10분 노원순복음교회. 빨간색 점퍼에 마라톤 선수처럼 흰색 선거홍보물을 껴입은 허 후보가 들어왔다. 허 후보는 약간 쑥스러운 듯 주민에게 선뜻 나가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인사하는 목소리는 이미 갈라져 있었다. 이날 행사는 요양보호사 교육에 참여해 짧게 인사를 하는 자리였다. 영화배우 이대근씨가 동행했다.

짧은 인사말을 전한 후 자리를 뜨는 허 후보를 잡았다. 노원병에서 반드시 당선돼야 하는 이유를 묻자 '공직자의 의무론'을 내세웠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돈을 많은 번 분들은 그냥 번 게 아니라 이웃이 도와줘서 돈을 번 것이고 (그래서) 재산을 환원하고 있다"며 "저 자신도 평생 국민의 세금으로 일도 많이 하고 높은 자리에도 오르면서 경험을 많이 쌓게 됐다. 저의 경험과 경륜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제가 정치를 하는 것이 은혜에 보답하는 도리"라고 말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선 "도봉면허시험장과 창동차량기지 옮기는 게 문제인데 지지부진하다"며 "도봉면허시험장은 경찰청 소관, 창동차량기지는 철도청 소관으로 이 두 개를 경험한 저로서는 맥과 일하는 사람을 알기 때문에 제가 노원에 안성맞춤"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다만 아쉬운 게 전국적인 인지도는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뉴스를 접할 여유가 없는 노원지역의 분들한테는 (제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도 "바닥민심을 접하려고 하고 있고 진정성을 알아주면 인지도도 오르면서 잘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허 후보는 '막말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민주당 김용민 후보를 거론하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 유세에서 "이웃의 모 후보가 막말을 했습니다"라며 "다른 것은 얘기하지 않겠지만, 어른신을 폄하한 것은 정말 나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원에서 야당 후보들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공동선대위원장 세 사람은 연대해서 득을 보려고 하는데, 책임질 일도 같이 져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후보는 이 외에도 "이제 국민은 고속철의 혜택을 고루 누려야 합니다. 노원주민들이 고속철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KTX 노원유치를 약속했다.

◆ 노회찬 "수도권 최다득표 노원구 상계동에서 만들어주십시오"
 

[사진=노희준기자]

"이제 나흘 남았습니다. 노회찬이 노원병 상계동에서 국회의원이 되느냐 떨어지느냐가 나흘 남은 게 아닙니다. 지난 4년과 같은 어두컴컴한 상황을 계속해 나갈 것인가,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를 바꿀 것이냐 결정할 날이 나흘 남았습니다."

이날 오후 4시 당고개역 앞. '4월 11일에는 투표해요'라는 피켓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유세차 옆에서는 10여명의 '찬찬찬 유세단'이 역동적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시민들도 유세차 건너편을 따라 길게 운집했다. 노 후보가 목소리를 높이는 유세현장이다.

노 후보는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지 않는 것과 민생경제를 망가트려 놓고도 민생경제를 살릴 방도를 내놓지 않는 것,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특징"이라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국회를 바꿔야 합니다. 국회를 바뀌지 않으면 정치가 바뀌지 않습니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가 바뀔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허 후보를 향해서도 "도대체 노원역에 KTX기차를 끌어들이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KTX 기차가 당고개까지 오지 않아 밤에 잠이 오지 않으십니까. KTX가 골목골목을 누비는 택시입니까"라면서 KTX 노원 유치가 '무책임한 사탕발림'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두고는 "이 지역 많은 정치인들이 10년 전부터 도봉면허시험장 이전하라고 얘기했습니다"라며 "2005년, 2006년 그때 경찰청장 했던 사람이 누굽니까. 경찰청장으로 있으면서 노원구 주민의 이전요구를 묵살해놓고 강남에 출마하려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니까 이제 와서, 여기 와서 그 면허시험장을 이전하겠다는 게 진실성이 있는 태도입니까"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노 후부는 기자와 캠프에서 만났다. 짧은 시간 동안 그는 "(창동차량기지, 도봉면허시험장)이전을 확실히 해서 거기에 노원구의 부족한 일자리를 만들고 주민들의 문화복합센터를 만들어 문화적 수준을 높이면서 동시에 경제적인 효과도 얻는 문화경제복합단지를 만드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의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여유 없죠. 선거는 마지막까지 뚜껑을 열어봐야 합니다"라며 "저희는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 유권자의 다양한 목소리들

유권자들의 마음은 제각각이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허 후보를 '참신하다'고 평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반면, '허 후보가 여기 살긴 하냐'면서 되묻는 이들도 존재했다. 이명박 정부의 심판론에 공감하며 이번엔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고,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면서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당고개역 앞 구둣방에서 만난 50대 후반 남성(상계3·4동)은 "허준영 후보가 정치를 안 한 게 참신하고 좋다"며 "이론적으로 많이 배우고 현장에서 경찰총수까지 했으니까 앞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람보다는 지역에서 일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허 후보를 지지했다.

롯데백화점 앞에서 만난 20대 회사원 여성(상계 9동)은 "두 후보 다 마음에 안 드는데, 노회찬 후보 공약 때문에 전체적으로 노 후보가 마음에 안 든다"며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공약이 너무 이상적이고 포퓰리즘적"이라면서 허 후보를 찍을 거라고 말했다.

반면 노원역 주변에서 택배운송을 하는 50대 후반 남성(상계2동)은 "경찰출신들은 이미지가 있어서 안 돼요"라며 "노회찬 후보는 워낙 거물이고 진보 대표로서 앞으로 할 일도 많다"고 노회찬 후보 지지를 나타냈다.

마들역 주변에서 만난 50대 후반의 야쿠르트 아주머니는 "그냥 좀 바꿔볼까 한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 맘에 안 드는 게 부자쪽으로 너무 쏠렸다. 서민이다보니 불로소득보다도 노력한 만큼 대가로 잘 살게 하고 골고루 잘 수 있게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노 후보를 응원했다.

정당 선호도에 따라 후보 간 지지가 갈리기도 했다. 도봉면허시험장 앞에서 만난 80대 남성은 "진보가 되면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지고 재미 없잖아"라면서 허 후보가 누구인지 몰라도 무조건 보수후보를 선택할 것이라 강조했다.

반면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만난 30대 대학원생 남성은 "새누리당이 싫어서요. 정권 심판해야죠"라고 노회찬 후보를 지지를 내비쳤다.

선거를 나흘 앞둔 시점이었지만, 여전히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 부동층도 있었다. 노원역에서 만나 40대 학부모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당도 안 보고 무조건 이쪽에 개발을 잘 해 줄 분을 찍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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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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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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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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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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