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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vs아베] ⑥ 엔저 후폭풍 대비, '창조경제' 우선순위 구체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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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경쟁력 제고' 구조개혁 요구

박근혜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았다. 지난 2월 25일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제1 국정기조로 경제부흥을 내걸고 일자리 창출과 사회양극화 극복을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출범한 일본의 아베 정부가 대규모  양적완화와 엔저 등 경기부양책을 펴면서 세계경제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전반에 커다란 변동성을 촉발시키고 있다.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은 뉴스핌은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근혜노믹스′와 ′아베노믹스′의 현황과 성과를 진단하고 한국경제의 위험과 기회,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註]

[뉴스핌=이기석 최영수 곽도흔 기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100일을 맞으면서 이른바 ‘엔저의 공습’으로 한국경제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렇지만 엔저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야기됐던 엔고 현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이해되는 부분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명박정부 시절 '고환율' , '원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또 엔화의 절하가 달러당 100엔 이상으로 더 이상 심화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성적인 진단이기도 하다.

전문가들도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자동차와 일반기계의 경우 힘든 상황이지만, 일본을 압도하고 있는 IT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고, 조선과 석유화학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및 이후 재정위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전쟁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은 상황에서 일본 자금의 유입과 유출은 경계해야할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 경제가 좋을 때는 해외 자본이 급속이 유입되고 원화 강세가 동반되면서 수출 부진과 성장 둔화 및 경기 침체 사이클로 전해지다가 국내 및 글로벌 위기 국면에서 급속히 해외자본이 유출되면서 겪었던 '트라우마'가 여전한 상태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해외자본의 유출입에 따른 외환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한국 경제 및 금융시스템의 위기에서 안정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특히 아베 신조 정부가 들어서면서 인플레이션과 엔저라는 통화완화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의 경우 역풍이 불 경우 혜택보다는 불이익을 받을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이른바 근혜노믹스로 지칭되는 경제정책의 경우 부총리의 리더십을 십분 살리는 가운데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하고 목표 설정과 정책수단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글로벌 국면에서도 한일간 차별화된 정책노선을 추진해 나갈 것을 제언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아베 정부가 인플레이션과 통화절하 정책을 통해 엔저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향후 엔저의 방향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일본이 구조개혁이나 고통분담 플랜이 없이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은 "우리의 경우 지난 15년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일본 자본의 유출, 해외자본의 유출로 인한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던 바 있다"며 "엔저의 환경에서 향후 급속한 해외자본의 유출에 직면할 우려가 있는 만큼 한일간 정책차별화를 분명히 견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광장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엔화 절하 '제동'…한국경제 경쟁력 '여전'

일본의 무차별한 엔저공습으로 크게 위축됐던 우리 기업들이 다소 여유를 찾게 된 것은 미국이 최근 일본의 엔저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엔화의 절하폭이 크게 둔화됐고, 원화 역시 동반 절하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다소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특히 엔저로 인해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일부 업종의 경우 큰 파격이 불가피하지만,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악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엔저정책을 비롯한 아베노믹스의 영향은 총량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근 KDI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3.0%에서 2.6%로 0.4%p 하향한 것은 소비와 투자가 하락하고 있는 내수 ‘부진 때문’이지 아베노믹스의 영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강 부장은 “엔화약세는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 일본경제에는 긍정적이고, 나아가 G20 등 세계경제에도 긍정적”이라며 “세계경제가 좋아지면 우리의 수출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권평오 무역투자실장은 “엔저로 인해 우리 경제에 여러 가지 어려움과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엔화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와 일반기계가 엔저로 인해 고전을 하고 있지만, IT를 비롯한 대부분 업종들은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자동차·일반기계 '고전'… FTA '지렛대' 삼아야

엔저로 인해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와 기계를 비롯해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체결하고 있는 FTA(자유무역협정)의 활용률을 높이고, 향후 체결하는 FTA는 특혜이익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활용률 제고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기업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68.9%)과 EU(81.4%), 칠레(75.2%), 페루(78.0%) 등은 FTA 활용률이 높은 반면, 인도(36.2%)와 아세안(37.7%) 등 일부 국가들은 활용률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경제연구원은 ▲FTA 특혜이익 확대 ▲FTA 활용 비용 축소 ▲FTA 활용 지원 효율화 및 전문성 강화 등 3가지를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한경연 이경희 선임연구원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FTA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FTA 특혜이익을 제고시켜야 한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FTA 협상에서 특혜이익율 및 포괄범위 확대를 염두에 두고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체결된 FTA의 경우도 기업들이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원산지규정을 단순화해고 제도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FTA를 ‘지렛대’ 삼아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도나 아세안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FTA를 체결했었다”면서 “기업들이 활용률을 보다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제민주화 속도조절? '재벌개혁' 동반돼야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속도조절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지난 대선을 통해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에 대해 우선 추진함으로써 소모적인 갈등을 줄이고 동력을 확보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재벌개혁=재벌해체’로 보는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고 대기업들이 보다 윤리적인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재벌개혁이 재벌 계열사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불법·편법적인 재벌 승계를 방지하고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 문제를 완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재벌총수가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려고 할 때, 불법과 편법이 아닌 정당한 세금을 내고 승계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벌총수나 대주주가 가장 유능한 사람을 경영자로 삼아 이익극대화에 주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재벌개혁을 미루는 것은 수술을 요하는 암(癌)환자에게 수술에 따른 비용과 고통을 강조하면서 수술을 받지 말라고 권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가 안 좋으면 안 좋아서 재벌개혁을 미루고, 경기가 좋으면 잘 되고 있는 경제에 충격을 주면 안 된다고 미뤄온 것이 지금까지의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동반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기업 옥죄기’가 아닌 진정한 ‘재벌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의 성태윤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기본 원칙이나 방향에 대해 동의하는 부분이 있으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부총리의 컨트롤타워로서 원활한 정책조율이 요구된다"며 "또 공약의 무조건적 실천보다는 재원의 한계가 있는 만큼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최영수 곽도흔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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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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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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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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