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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경제팀 과제] 부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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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카드사용액 사상 최대, 국내서 쓰게 해야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고소득층 가구가 월평균 24만1000원을 더 소비하면 연간 16만8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부자들이 지갑을 더 열면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7조2000억원 더 증가한다.

이는 2006년 이후 매년 고소득층 가구가 월평균 소비여력 264만원(2012년 기준) 중 10%인 26만4000원을 추가로 소비했다고 가정해 경제적 효과를 추정한 것이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되면서 본격적인 박근혜 정부 2기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경기상황은 만만치 않다. 특히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 흐름에 내수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까지 하향할 조짐이다.

이에 2기 경제팀은 소비여력이 있는 부자들의 지갑을 적극적으로 열기 위해 서비스산업 등의 규제완화, 골프장 등을 대상으로 한 개별소비세 인하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로 지난해 4분기 0.6%보다 낮은 0.3%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이 전분기대비 0.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국내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카드사용액은 지난해 4분기 28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8억2000만 달러로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아울러 5만원권이 발행된 뒤 한은으로 돌아오는 환수율이 지난해 48%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에는 28%까지 떨어졌다.

부자들이 국내보다는 외국에 나가 돈을 쓰고, 금융거래 노출을 통해 세금을 내는 것보다 현금을 보유하는 게 낫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4월30일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석가탄신일인 6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출국하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최근 내수침체 속에서 해외카드사용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자 부자들의 지갑을 국내에서 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제공)

서민은 소비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 쓴다. 가계 부채는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이에 규제완화 등을 통해 부자들의 지갑을 열게 해 국내에서 쓰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소득계층별 소비여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고소득층 가구가 소비를 10% 확대하면 연간 16만8000개의 일자리 창출, GDP 연평균 7조2000억원 증가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06년 이후 매년 고소득층 가구가 월평균 소비여력 264만원(2012년 기준) 중 10%인 26만4000원을 추가로 소비했다고 가정해 이 같은 경제적 효과를 추정했다. 소비여력은 가구별 실질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나머지 액수다.

여기서 고소득층은 소득 규모가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으로 순위 매겼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150% 이상에 속하는 계층이다. 

2012년 기준 전체 가구에서 고소득층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8.5%(1642만 가구 중 303만 가구)에 불과하지만, 소비여력은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는 55.2%(174조원 중 96조원)에 달했다.

고소득층의 소비여력은 2006년 월 평균 228만원에서 2012년 264만원으로 15.7% 늘었다. 저소득층의 소비여력이 같은 기간 오히려 -22만원에서 -24만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보고서는 고소득층 소비지출 확대를 위해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 등의 인프라 확대, 무주택 고소득층의 주택 구매 유도, 문화서비스 인프라 확충 등을 제안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 MB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자들의 지갑을 열어야 한다고 적극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부자들에게 돈을 더 내고 고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서비스산업의 규제를 적극 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 회장은 지난 2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인근 7성급 호텔 건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60~70년대 숙박시설이라면 교육 유해 시설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7성급 호텔인데 교육 유해 시설로 볼 수 있느냐"며 "여기에 이웃과 내 자식들이 취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카지노 유치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호텔, 비행기 값 들여서 마카오나 홍콩, 라스베가스에 가서 하는 것은 허용이 되는데 국내 카지노는 안 된다는 것은 무슨 논리냐"며 "외국에 나가서 돈을 써도 되는데 국내에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내수진작을 위해 자동차와 골프장, 가전제품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내수시장 부양책으로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했고 지난 2009년에도 노후차를 폐차시키고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 대해 개소세를 감면해주기도 했다.

적극적인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료 등 서비스산업 개방을 무조건 영리화라며 반대하는 것보다는 이를 적극적으로 공공이익에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부자들에게 고급 의료 혜택을 주고 그 돈으로 공공의료에 투자하는 방법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 

해외로 쏠리는 고소득층의 관광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서는 질 높은 문화와 관광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 골프장에 대한 특별소비세와 각종 규제를 줄이면 해외 골프관광도 줄어들 것이다.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게 된다. 

부자들이 돈 쓰는 것을 과소비나 위화감 조성이라고 곱지 않게 보는 사회 분위기도 바꿔야 한다. 이곳저곳에서 내수가 살아나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골프장 개소세 인하의 경우도 그동안 골프가 부자들의 레저라는 인식이 강해서 정부가 결단을 내리기가 힘들었지만 이제는 골프가 대중화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선임연구원은 "고소득층의 소비지출 확대를 유도하는 동시에 중·저소득층의 소득 증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고소득층의 소비지출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률과 비교해 저성장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중장기적인 소비진작 방안도 필요하지만 최근 단기적인 소비진작 방안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고 신임 부총리도 단기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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