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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카카오와 네이버, 혁신인가 약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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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성균관대학교 특임교수] 대표 혁신기업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카카오그룹의 시총이 한달 새 27조 증발했다. 지난 해부터 시끄러웠던 규제 이슈와 경영진 리스크, 최근 벌어진 '스톡옵션 먹튀'논란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면에는 '문어발식 확장'경영이 한계에 봉착해 성장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한국 재벌들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두고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카카오, 네이버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사업확장이 문어발 수준을 넘어 지네발에 이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의 국내외 계열사는 158개에 달한다. 이 158개 계열사 중에선 게임, 모빌리티, 보험, 엔터테인먼트 사업처럼 잘 알려진 분야도 있지만 이것까지 카카오가 하고 있었나 싶은 회사도 많다. 네이버도 카카오만큼 계열사가 많지는 않지만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점에선 궤를 같이 한다. 그런데 그 사업의 방향과 방법이 묘하다. 플랫폼이란 기반 위에 무차별적으로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니 말이다. 지탄을 받는 일부 사업에 대해선 사업 중지를 발표했다. 그럼 되는 것인가? 이제는 국가적 관점에서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의 주가하락을 보아도 혁신과 창의의 상징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던 국내 1,2위 빅테크 기업들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급격히 식어감을 느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준비를 명목으로 기존 대기업은 상상도 못할 특혜를 받으면서도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투로 서민경제를 교란하는 모습에 문제의식을 느낀 국민들이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카카오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도 제동을 걸고 있던 터였다. 그런 탓일까? 새해 들어 네이버, 카카오의 시총이 14조 가량 증발했다.

이근면 교수.

네이버, 카카오의 무차별적 사업확장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누리는 확고부동한 점유율과 이를 바탕으로 획득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발판으로 기존 산업에 손쉽게 진입하지만 생산방식의 혁신, 부가가치의 질적 향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잘 연결해주는 것도 물론 의미 있고 필요한 혁신이지만 단순히 거래 중개 방식을 효율화 하는 수준에 머문 채 소비자와 생산자 양측으로부터 수수료만 높게 받으려 한다면 그 혁신은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닌 사이비 혁신에 그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국가적 SUM을 얼마나 늘리는 결과를 가지고 왔는가?

이는 기존 산업 종사자의 기득권(?)(과연 이조차 기득권인가?)을 무너뜨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반사적 이익 향유자 외에는 사회와 국가의 부담으로 남게 되는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택시, 대리기사, 미용실 부동산 중개 등 전형적인 서민경제 생태계에 자산규모 수십조짜리 대기업이 뛰어들어 시장을 평정한 후 폭리 수준의 비용을 받겠다고 하는 순간 거래방식의 혁신은 기존 산업을 붕괴하는 착취의 고도화, 수탈의 고착화로 변모하게 된다.

기존 재벌들이 이러한 형태로 사업확장을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삼성이 꽃배달을 하고 현대가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LG가 대리운전을 한다면 과연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까? 삼성, 현대 LG가 돈이 없고 기술이 없어서 이런 분야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 국가 경제의 줄기를 이루는 산업분야 경쟁력을 더 튼튼히 하고 우주산업, 바이오산업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승객이 택시를 더 잘 잡을 수 있게 중개 방식을 효율화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손님에게 호출료를 대폭 올리고 기사에게 프로그램 이용료를 몇 배 비싸게 받으려 든다면 이는 과도한 폭리이자 수탈이다. 적절한 수준의 비용 인상과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전기차 산업, 드론 산업에 진출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데 썼다면 카카오, 네이버를 향한 시선이 이처럼 차갑진 않았을 것이다.

골목상권의 생존권 박탈 VS 엘론머스크나 제프베조스 같은 이들이 갖는 몽상적이며  세계적, 인류적, 세기적이며 미래의 이야기를 하는 꿈에는 미치지 못하는가? 우리들의 미래와 우주로 가는 꿈 같은 스토리는 세계의 기부자의 몫인가? 기업가의 몫인가? 무엇이 의미가 있겠는가? 국내 두더지인가, 창공의 매인가? 경쟁자는 세계와 인류의 미래 아닌가?

정부와 정치권이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이참에 카카오, 네이버의 사업확장이 가진 명과 암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들이 자신의 실력과 덩치에 알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진출하는 모든 사업이 곧 서민의 생존권 위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부당한 기득권일 수 있다. 기득권을 혁파하는 혁신은 장려해야 하나 생존권을 위협하는 혁신의 탈을 쓴 수탈은 곤란하다.

대리운전, 택시 등 생존권의 문제가 대두되는 분야에서 카카오의 행보에 제동을 건다고 그것이 곧 반혁신으로 매도되어선 안 된다. 독점과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소작농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지키고 사회정의에 부합하기 때문이지 돈 있고 힘 있는 기업이나 개인의 팔을 비틀기 위함은 아니다. 소비자가 편리해지면 그만이지 대리기사, 택시기사, 가게 사장님들의 사정까지 봐줘야 하냐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럼 내가족과 우리 이웃의 생존권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박수칠 일인가? 방관할 일인가? 그러나 지금까지 네이버, 카카오는 독점적 지위를 확고히 한 뒤엔 편리함의 대가로 지나친 비용을 청구해 결국 한 산업생태계를 독식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소비자조차 기만하는 상술은 아닌지 우려된다. 또한 기본적인 국내 산업의 영역을 떠나 세계적 시장에서의 확장과 경쟁으로 국가경제의 수준과 국격을 높여주는 활동으로의 에너지 전환은 요원한가?

공정위의 서슬퍼런 칼날에 카카오는 3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 마련등 안을 내놓았지만 그 보다는 그 돈을 내일에 배팅할 수 있는 근성은 없을까? 그것은 ESG를 떠나서 철학의 문제 아닌가? 왜 사업을 하는가? 돈을 벌기 위해서? 너무 많은 돈이 벌어지면? 누구를 위해서? 이러한 시대의 역할과 물음에 답을 할 차례이다.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재벌의 문어발을 공격하던 그 많은 비판의 목소리와 감시의 시선은 어디 있는가? 시스템화 되어 가는 산업생태계 약탈을 막아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이라는 기대감으로 성장했는데, 지금과 같은 형태라면 결국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없다. '규제위주'를 벗어나려면 '상생위주'로 가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 눈을 돌려 국제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내 시장에 이런 식으로 들어오면 안된다. 이미 국내시장은 이런 경험을 대기업에 많이 당했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하면 그 둘이 창업주가 기업가 정신이 많이 쇠퇴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답답하다. 기업 역사에 회자 될 때 어떤 인물로 남게 될지.

이근면 교수는 삼성그룹에서 37년 동안 인사조직의 최일선을 지휘했던 인사전문가다.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1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돼 공직사회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사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과주의를 공무원 사회에 도입했으며, KTX 이용시 일반실을 타는 장관급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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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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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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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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