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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도 큰 관심,부산 '무라카미좀비'에서 놓치면 안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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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불안,기형적 동시대 문명 '좀비미학'에 녹여
초기작에서 최신작까지 부산시립미술관 왔다
누적관람객 10만명.. 4월16일까지 연장

[부산 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이우환 화백(87)의 초대로 일본 미술가 무라카미 다카시(61,村上隆)가 바다의 도시 부산에 왔다. 부산시립미술관(관장 기혜경)은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대규모 개인전을 1월말 개막했다. 미술관 단지에 이우환을 기리는 상설전시관인 '이우환공간'이 생긴 이래 안토니 곰리, 빌 비올라 등 세계적 거장의 전시가 '이우환과 그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열렸고, 올해는 무라카미가 초대된 것.

[서울 뉴스핌] 무라카키 다카시 '히로폰, 나, 그리고 나의 외로운 카우보이'.2009 ©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3 art29@newspim.com

'이우환과 그 친구들'은 이우환 작가와 장르는 다르지만 현대미술사의 중심에서 예술관을 공유하는 작가들을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공간에서 함께 조명하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다. 이번에 네 번째 작가로 무라카미 다카시를 소개한다.

어린 시절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 '미래소년 코난'을 보고 자란 무라카미는 '세계에 필적할 만한 일본미술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가슴에 품고, 도쿄예술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리곤 일본 대중문화를 고급 예술에 과감히 대입시켜 새로운 유형의 현대미술을 제시했다. 고상한 상위문화든, 저급한 하위문화든 예술 안에서 만나고, 섞이면 구조적으로 모두 평평해진다는 '슈퍼플랫' 개념을 창안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의 부산시립미술관 전시 중 '귀여움' 주제의 제 1전시실 전경.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3 art29@newspim.com

'Japan 팝'으로 일컬어지는 그의 만화에 기반한 작업은 럭셔리 패션브랜드인 루이 비통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폭발하듯 유명세를 탔다.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마크 제이콥스가 그에게 협업을 제시하자 무라카미는 칙칙한 모노그램에 알록달록 색을 입히거나, 브라운색의 모노그램을 화이트로 180도 바꿔놓는 '멀티 모노그램'을 제안했다. 그의 예술적 제안은 루이 비통을 '젊고 새로운 브랜드'로 각인시키며 대중의 사랑과 함께 매출도 훌쩍 끌어올렸다. 동시에 작가 자신도 글로벌 미술계에서 인기작가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 부산시립미술관에서의 작품전은 너무나도 유명한 그간의 스토리와는 궤를 달리 한다.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좀비'라는 타이틀로 막을 올린 이번 전시는 지금껏 대중에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초기작을 비롯해 회화, 대형 조각, 설치, 영상 작품 등 대표작 160점이 네가지 섹션으로 구분돼 나왔다. 따라서 대규모 회고전 형식이 됐다. 톡톡 튀는 초기 만화적 작업에서부터 신랄하고 기괴한 최근작까지 작가의 작업세계 변화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뉴스핌]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자신의 개인전에서 포즈를 취한 무라카미 다카시. 인스타그램 @takashipom. 2023.02.14 art29@newspim.com

이번 작품전은 스펙타클한 규모도 규모이거니와 당대 정점을 달리는 유명작가라는 명성, 작품의 완성도, 작업이 품고 있는 파급력으로 부산 뿐만이 아니라 서울및 수도권, 아니 전국적으로 큰 화제를 뿌리고 있다. 미술애호가들 사이에 "놓쳐선 안될 전시"로 입소문이 나며 미술관에는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긴 줄이 서고 있다. 물론 해외에서 그의 전시를 이미 본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나 한국 땅에서 본격적으로 무라카미의 작품이 망라되는 회고전은 당분간 쉽지 않을 듯하다. 문제는 매머드한 블록버스터 이벤트임에도 전시기간이 약 석 달반 남짓이라 주말에는 관람객이 크게 몰린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덜 복잡한 환경에서 전시를 즐기려면 평일, 그리고 오전을 택하는 것이 좋다.

전시는 무라카미 예술의 요체인 '귀여움', '기괴함', '덧없음'의 미학과 함께 '좀비미학'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작가의 시그니쳐 캐릭터인 'DOB'(도브), '탄탄보'와 디지털 복제인간 캐릭터인 '아바타NFT', 그리고 증강현실(AR)로 만나는 무라카미좀비 AR까지, 그의 캐릭터가 선보이는 과장된 형상('기괴함') 속에서 느껴지는 어떤 슬픔('덧없음')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를 통해 위기상황에 맞닥뜨린 인류의 현재와 불안한 미래, 기형적인 현대 문명을 돌아보게 한다. 

[서울 뉴스핌] 무라카미 다카시,'탄탄보:감은 눈으로도 볼 수 있는 불꽃과의 조우'. 2014. 리움 컬렉션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4 art29@newspim.com

일본의 대중문화, 특히 만화의 속성인 '귀여움'과 '도발성'을 데뷔이래 작품에 적극적으로 녹여냈던 무라카미는 근래에는 '좀비미학'을 작업에 대입하는데 골몰해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그의 작업은 크게 달라졌다. 기존의 '기괴함'에 마치 추진로켓이 장착된 듯하다. 이번 부산 전시에는 그가 지난 10년간 시도한 '무라카미좀비'의 다양한 작업들이 나왔다.

2층 전시실 초입에 조성된 '귀여움' 섹션에는 작은 간판이 공중에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붉은 색으로 '도보지테(왜) 도보지테(왜) 오샤만베'라는 텍스트가 새겨져 있다. 의미없는 단어의 조합같지만 무라카미는 데뷔 초부터 '왜(Why)'라는 질문을 달고 살며, 일본의 서브컬처를 현대의 조형언어에 결합하는 실험을 거듭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 'DOB'시리즈. 2012~2014.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4 art29@newspim.com

귀여움의 상징인 도라에몽과 슈퍼소닉 이미지를 합성한 'Mr. DOB'는 무라카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캐릭터다. 사랑스런 눈과 귀, 매끈한 평면 등 '카와이(귀여움)' 캐릭터가 갖춰야 할 요건을 모두 갖춘 'DOB'는 향후 작가의 시그니처이자 로고, 분신이 됐다. 이 때부터 무라카미는 페인팅에 전격적으로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후배 작가들과 프로덕션 팀을 만들어 눈이 부실정도로 반짝이는 표면을 구현하기 위해 실크스크린 판을 적게는 몇십 개, 많게는 몇백 개까지 올려가며 극도의 정교함을 추구했다. 모든 공정을 철저하게 체계화하고, 한치 오차도 없는 세밀함을 추구하는 그의 페인팅은 엄청난 물감의 층들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무라카미의 출세작이자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둔 'DOB'연작과 함께 1995년부터 시작된 '꽃'시리즈가 첫 섹션의 벽과 바닥을 온통 채웠다.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시실이다. 그리곤 귀여움과 기괴함이 공존하는 '탄탄보'(Tan Tan Bo)'시리즈가 이어진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한 오마주'. 삼면화. 2018.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4 art29@newspim.com

빅뱅의 지드래곤(권지용)이 소장하고 있는 '727 드래곤'(2018)이 탄탄보 코너의 첫 작품으로 내걸렸다. 변형된 'DOB'캐릭터와 12세기 일본의 유명한 시기산의 전설 '에마키'에서 영감을 받은 구름을 결합한 회화다. 전통 일본화의 배경처럼 회색 바탕에 장중한 구름이 끝없이 펼쳐진다. 그런데 화면 중앙에 만화 캐릭터인 'DOB'가 입을 쫙 벌리고 등장한다. 신비의 동물인 용이 어울릴 법한 화폭에 뜬금없이 현대 캐릭터라니. 반역에 능한 작가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평평한 구조로 재해석한 슈퍼플랫의 정신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 '미스 코코'. 1997. 무라카미 다카시의 가장 잘 알려진 캐릭터 중 하나인 미스 코코는 오타쿠 문화의 그림과 조각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과장된 여성상이다. 일본의 대중문화뿐 아니라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하려는 세계적인 강박관념을 드러낸 작품이다.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4 art29@newspim.com

그 뒤편에 걸린 두 점의 '탄탄보' 회화는 귀여우면서도 괴물성을 드러낸다. 무라카미는 일본 인기만화 속 요괴들에서 영감을 받아 'DOB'를 '탄탄보'로 변형시켰다. 귀여움의 요소였던 커다란 눈은 회오리를 치거나 동심원을 그리며 흔들린다. 한편 가로 7m가 넘는 '스파클 탄탄보'와 '스파클-생각이 나는 순간'에선 더 충격적으로 변한다. '탄탄보'의 입과 귀에서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고, 폭발한다. 고통이자 대혼란이다. 화면 하단의 카이카이는 "탄탄보, 너 괜찮아? 근데 지금 세상이 엉망이지 않나요? 전세계적으로 분쟁의 불씨와 지진과 태풍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시커먼 블랙홀들이 화폭을 덮치며 현대인류가 직면할 재앙을 예고한다.

그런데 무라카미는 화면 전면에 괴물로 변한 탄탄보의 끔찍스런 장면을 폭포처럼 그려낸 뒤, 매혹적이고 귀여운 캐릭터도 함께 배치했다. 사회는 몰락의 길로 치닫고 있는데도 개인은 여전히 안온한 집단환상에 빠져 있음을 표현한 것. 이렇듯 그의 작품은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고, 선과 악,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현대 사회의 이중성을 암시한다. 만약 당신이 이번 전시를 찾았다면 무라카미가 드러내고자 한 이 시대의 혼돈과 양가적 이중적 측면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 좀비와 폼 좀비'. 2022. 자신의 형상과 애완견 '폼'에 좀비 이미지를 투영시킨 신작 설치미술이다.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3.02.13 art29@newspim.com

이어지는 '기괴함'과 '덧없음' 섹션에서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작업에 큰 변화가 온 무라카미의 작업세계를 접할 수 있다. 인간의 힘으로 감내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을 겪고 난 후 인간의 무력함과 생명의 덧없음, 예술의 역할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투영된 작업들이다.

무라카미에게 '기괴함'은 괴기성과 아울러 우스꽝스러움을 포함한다. 기존의 것에 대한 변형과 부조리한 것, 아이러니, 왜곡, 패러디, 풍자, 비하를 통한 우스꽝스러운 형상을 모두 합친 개념이다. 그의 '히로폰'(1993)은 발표 당시 논란이 많았다. 오타쿠 문화에 드리워진 과도한 성적 욕망, 무기력, 미성숙 등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부정적 면모를 전면에 드러내고, 이를 긍정하는 도발적인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뜨거운 비판이 쏟아진 것은 물론이다.

신작 '클론X × 무라카미 다카시'(2022)는 작가가 디자인 스튜디오 RTFKT와 협업으로 만든 아바타 NFT프로젝트의 실사판이자 가상 아바타의 물질화다. 그의 아바타들은 디지털로 복제된 인간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NFT기반 게임, AR필터, 줌 회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활성화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 '원상_각성' 2015(왼쪽). 'Zen_EN, SO 플래티넘' 2018. ©Takashi Murakami_Kaikai Kiki Co.,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그로테스크 미학은 무라카미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동일본 대지진 충격에서 비롯됐다. 그 이전까지 무라카미는 오타쿠, 서브컬쳐, 귀여움, 가벼움 등 팝아트적 요소에 몰두해 있었으나 지진 이후 전통, 종교, 죽음, 철학으로 주제가 바뀌었다. 지극히 대중적, 상업적이었던 작업이 '인간의 무력함과 예술의 가능성'을 묻는 진중한 쪽으로 선회한 셈이다.

'귀여움' 섹션에서 거세된 일본 대중문화의 전형을 드러냈다면 '기괴함' 섹션에선 재앙에 휩쓸린 현실을, '덧없음'에서는 불분명하고 비극적인 미래를 드러낸다. '덧없음'섹션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무라카미 좀비와 폼 좀비'(2022)다. 좀비로 변한 작가 자신과 애완견 '폼'을 3D프린팅으로 입체화한 이 작품은 위기상황 속 '생존에 대한 강박'을 암시한다. 끔찍한 좀비 형상에서 짠한 슬픔도 느껴진다.

한편 이우환공간에서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원상' 시리즈를 소개한다. 한 획으로 긋는 동그라미이자 마음과 정신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수행의 표본이라는 뜻을 담은 '원상' 시리즈는 이우환의 작품과 철학적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우환공간에서 펼쳐지는 두 예술가의 명징한 추상작업을 비교 감상하는 시간도 가져봄직 하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실물 작품을 감상하는 것 뿐 아니라 AR(증강현실)도 체험해볼 수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와 SNOW가 무라카미 작품을 기반으로 협력해 제작한 7종의 AR이 전시장 곳곳에 설치돼 있다.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장은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의 대중문화를 세계 예술계에 대입시킨 '슈퍼플랫'으로 예술적 도전을 시작해 기괴함, 덧없음을 거쳐 근래엔 마음과 정신의 수행으로 옮겨져왔다. 이번 부산 전시는 'DOB' 캐릭터로 시작해 마지막은 블교적 작품인 '아미타 내영도'로 끝난다. 길고 긴 윤회를 끊어내고,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부처를 중심에 놓은 초월적 작품이 엔딩이다. 달콤하고 화려하며 기괴한 작업을 돌고 돌아, 그가 이제는 거울 앞에 섰다고 할까. 작가가 펼쳐놓은 다양한 레이어와 미학을 관람객들이 두루 느꼈으면 한다. 이번같은 회고전, 다시 접하기 어려우니 말이다"라고 밝혔다.

유치하고 키치적인가 하면, 기괴하니 환상적이고, 반짝이는 듯하면서도 암울하고 슬픈 작품을 부산시립미술관에 야무지게 풀어놓은 무라카미 다카시. 이 대혼돈의 시대에 "예술가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나" 자문하는 작가를 만나볼 시간이다. 그가 한국의 리움 미술관과 지드래곤, 탑(최승현)은 물론 전세계 컬렉터로부터 빌려온 작품들과 일본의 스튜디오에서 공수해온 평면, 조각, 설치, 영상(90분짜리 영화)은 일단 '역대급'이니 말이다. 작품 속에 꼭꼭 숨겨놓은 이런저런 텍스트와 암호같은 그림, 심지어 벽면을 가득 채운 길고 긴 전시참여자 명단(Acknowledgement)까지 찬찬히 둘러보면 흥미로운 구석들 또한 많다. 이번 전시는 평일에는 평균 2500명, 주말에는 4000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에 미술관측은 전시를 한달간 연장해 오는 4월16일까지 개최한다.월요일 휴관.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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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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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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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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