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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로맨스스캠' 사기, 외로운 당신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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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일론 머스크'에게 당한 '돼지도살'은 무엇?
KBS1 '추적 60분', 2024 신종 '로맨스스캠' 추적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사랑과 신뢰를 가장한 사기 범죄, 신종 로맨스스캠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AI 기술을 이용해 더욱 치명적인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는 신종 로맨스스캠 범죄를 '추적60분'팀이 심층 취재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로맨스스캠 피해자. [사진 = KBS 제공] 2024.04.18 oks34@newspim.com

■ 핑크빛 SNS 대화, 수 억대의 금전 피해로 돌아와

강장미(가명, 40대 여)는 SNS를 통해 만난 한 외국 국적의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이 남성은 강 씨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며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사연을 공유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강 씨에게 수시로 문자를 보내며 친밀감을 형성했다.

"처음에는 제가 심적으로 외로웠고, 그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물어보는 것이 고맙고 연인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 강장미(가명)와의 인터뷰 중.

이 남성은 천재지변, 가족의 질병 문제, 세관 비용 등의 이유로 긴급한 상황에 처했다며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강 씨가 범인에게 송금한 돈은 3억 원에 달했다. 강씨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로맨스스캠 범죄조직은 멀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도 조직을 운영화고 있었다. [사진 = KBS 제공] 2024.04.18 oks34@newspim.com

또다른 여성 윤주혜(가명, 40대)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SNS에서 알게 된 한국계 미국인 남성과 친밀한 사이로 발전했고, 돈까지 보냈다. 2개월 사이 2억 7천만 원을 송금하자 남성은 연락이 두절됐다. 윤씨는 해당 남성에게 받은 사진과 정보를 토대로 그의 정체를 찾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서울의 한 식당, 사진 속 남성을 찾았지만 그는 윤씨가 알던 그 남성이 아니었다. 해당 남성 역시 자신의 사진이 도용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 일론 머스크라 믿었던 SNS 친구, 그러나 현실은?

정지은(가명)은 지난해 7월 동경하던 자칭 '일론 머스크'와 SNS 친구가 됐다. 그는 자신이 일론 머스크라고 주장하며 신분증과 사진 등을 보내줬다. 정 씨는 처음엔 반신반의했으나, 일론 머스크라고 주장하는 상대 남성과 영상통화까지 한끝에 그를 신뢰하게 되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사기꾼들은 로맨스스캠 피해자에게 일론 머스크를 사칭하여 접근했다. [사진 = KBS 제공] 2024.04.18 oks34@newspim.com


범인은 금세 본색을 드러냈다. 정씨를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며 코인 투자를 권유했다. 2개월에 걸쳐 7천만 원의 투자를 한 정씨, 하지만 해당 코인 거래 사이트는 가짜 피싱사이트였다. 정씨가 믿었던 자칭 '일론 머스크'는 누구였을까? '추적60분'팀은 정씨의 SNS 친구였던 해당 남성의 정체를 추적했다.

■ SNS 뒤의 그 남자, 글로벌 범죄 조직의 실체

'추적60분'팀은 신종 로맨스스캠 국제조직을 추적해 온 국가정보원 관계자를 통해 로맨스스캠 조직의 실체에 대해 접근할 수 있었다. 국정원 관계자는 로맨스스캠 사기의 배후에 국제 범죄조직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2021년 국정원은 경찰과의 공조로 로맨스스캠 국제 조직원 중 일부를 국내에서 검거하기도 했다.

'추적60분'팀은 나이지리아 현지 취재를 통해 로맨스스캠 범죄 조직에서 사기 행각을 벌였던 한 범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온라인으로 타인의 사진을 도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한다고 밝혔다. 특히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다고 말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외로운 현대인을 대상으로한 로맨스스캠 피해사례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사진 = KBS 제공] 2024.04.18 oks34@newspim.com

지난 2022년, 싱가포르의 공영 방송사 CNA는 아시아 지역의 로맨스스캠 조직의 은신처에 잠입 취재해 보도했다. 해당 방송을 취재한 프로듀서는 '추적60분'팀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로맨스스캠의 표적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를 돼지로 지칭하며 피해자와 친밀감을 쌓는 과정을 살을 찌운다고 표현한다. 이른바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는 사기 수법이다.

■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자들

안지영(가명, 30대 여)씨는 일본 유명 배우를 사칭하는 사기범에게 속아 넘어갔다. 팬레터로 시작된 관계는 채팅으로 이어졌고, 금전 요구가 잇따랐다. 그는 팬클럽 회원 카드를 비롯한 다양한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2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뒤에야 사기임을 눈치챈 안씨는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지만 사건 해결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이 추정한 로맨스스캠 피해액은 최근 4년간 2020년 3억 7000만 원에서 2023년 55억 1000만 원으로 15배가량 증가했다. 로맨스스캠 범죄 특성상 신고율이 낮아 암수범죄(暗數犯罪, 범죄의 공식 통계상에 잡히지 않는 숨겨진 범죄)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듯 피해 규모는 증가하고 있으나 법적 구제책은 요원한 상황이다. 범죄 조직 상당수가 해외에 기반을 둔 탓에 국내외 공조 수사의 어려움으로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로맨스스캠 피해자들은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의해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사기범의 통장에 대해 '계좌 지급 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로맨스스캠 범죄에 대한 피해자 구제 관련 법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외로운 사람들에게 접근해 거짓으로 신뢰를 얻고 금품을 편취하는 신종 로맨스스캠 범죄,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남기는 신종 사기 범죄를 추적한다. '추적60분' 1364회, '외로운 당신에게, 신종 로맨스스캠 사기' 편은 4월 19일 금요일 밤 10시에 KBS1에서 방송된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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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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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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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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