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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폭락에 돈 번 와타나베 부인들...한국도 '달러 사고 아파트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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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 시대]④엔화 약세 심각, 14년 만에 엔화 가치 반 토막
한국과 일본 나란히 무역 적자… 장기적 원화약세?
일본인, 저금리와 엔화약세로 20년 전부터 해외투자
한국 부동산, 높은 세금과 낮은 유동성에 매력 떨어져
퇴직연금 활용한 달러자산 투자가 노후 생명줄?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올해 초 141달러로 시작했지만 5월 한때 160달러까지 치솟았다. 34년 내 최저치다. 최근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으로 다시 155달러까지 내려왔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런데 2011년부터 현재까지 지난 14년간 엔화는 도대체 얼마나 폭락한 걸까?

◆ 엔화 약세 심각, 14년 만에 엔화 가치 반 토막

한국의 달러/원 평균 환율은 2011년의 1108원에서 14년이 지난 현재는 1343원이다. 14년간 -21.2% 하락한 셈이다. 하지만 100엔/원 평균환율은 오히려 원화가 더 강세다. 100엔/원 환율은 같은 기간에 1392원에서 896원으로 29.2% 상승했다. 그만큼 일본 엔화 가치가 한국 원화보다 훨씬 약하다는 뜻이다.

'미국 달러/일본 엔' 환율은 지난 14년간 대 폭락했다. 2011년의 평균환율은 79.7달러였는데 2024년에는 147.8달러다. 기록적인 약세다. 달러/엔 절하율이 무려 -85.4%다. 최근의 160달러를 대입해보면 엔화가치는 달러대비 정확히 반 토막 난 셈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달러 대비 절하율인 -21.2%와 비교해봐도 무려 4배가 넘는 수치다.

이 심각한 달러/엔 절하율의 의미는 명확하다. 일본에만 자산을 100% 보유한 일본인은 14년 전보다 달러기준 순자산이 반 토막 났다는 뜻이다. 문제는 일본과 한국은 노령화와 저 출산 문제에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의 저 출산은 일본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한국인들이 일본의 현 상황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 한국과 일본 나란히 무역 적자… 장기적 원화약세 대비해야

환율은 1~2개의 요인만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미래의 환율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빗나가는 경우가 흔하다. 그럼에도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손 꼽히는 건 무역수지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수지 상황은 어떨까?

한국과 일본의 무역수지는 과거보다 빠르게 악화된 상태다. 한국의 무역수지는 2017년에 952억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으로의 수출부진과 유가폭등으로 수입이 급증하면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특히 유가 강세가 극심했던 2022년에는 -478억달러라는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의 무역수지 역시 최악이다. '트렌드이코노미(trendeconomy)'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무역수지는 2017년에 26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7년 중 최고치다. 하지만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 돼 계속 내리막길이다.

한국처럼 원유를 수입해 와야 하는 게 일본의 약점이다. 고유가 영향으로 일본은 2022년에 -1519억달러라는 기록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보였다. 2023년에도 연 이어 -339억달러의 부진한 무역수지 결과를 보였다.

유가 외에 또 다른 변수는 주력 수출품이다. 한국의 경우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이 주력 수출품이다. 이 품목들이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무역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 일본 역시 자동차와 전자제품 수출 비중이 높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는 내수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일본과 한국의 인구 노령화와 저 출산은 미래의 또 다른 경쟁력 저하 요인이다. 또 지금은 자유무역보다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며 무역 장벽마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과 일본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고유가가 진정될 때쯤 한국과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될 가능성도 크다.

◆ 조롱 받았던 와타나베 부인이 사실은 투자 고수?

일본에서 '와타나베(Watanabe)'는 한국의 김씨나 이씨처럼 흔한 성(姓)이다. '와타나베 부인'이란 용어가 처음 나왔던 때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의 고금리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중·상층 가정주부 투자자들'을 의미했다. 지금은 그 의미가 확장 돼 일본 개인 외환투자자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이들은 일본의 경제거품이 붕괴된 후 장기불황과 제로금리가 시작된 2000년 무렵부터 등장했다. 낮은 저축이자에 실망한 일본 주부들이 일본을 벗어나 해외 투자를 시작했다. 이들이 엄청난 규모의 국제 금융거래를 일으키며 글로벌 외환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엔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를 통해 이자율이 낮은 일본에서 빌린 엔화를 이자율이나 수익률이 높은 국가에 예금(투자)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패턴을 보였다. 일종의 통화분산이다. 이를 통해 엔화가치 약세 때는 환차익을 덤으로 얻게 된다. 예기치 못한 엔화강세에도 해외 자산의 고금리로 손실의 일부 상쇄가 가능하다.

문제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FX(Foreign Exchange) 마진거래'다. 와타나베 부인 중 상당수가 활용했던 투자방식이다. 'FX 마진거래'란 소액의 증거금만 내고 달러를 사고 엔화를 파는 방식의 외환선물거래를 뜻한다. 레버리지 투자라서 위험성이 상당하다. 특히 예기치 못한 엔화가치의 고평가 시기에는 상당한 손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2008년에 호주달러를 이런 방식으로 매매했던 와타나베 부인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한국인이 주목 할 건 이런 공격적인 방식이 아니다. 레버리지 없이 단순하게 엔화를 달러자산으로 바꾼 온건한 성향의 와타나베 부인들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만약 와타나베 부인이 14년 전에 본인 자산의 절반을 미국 달러 기반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했다면 환차익만 100%가 발생했다. 주식 차익이나 채권 이자는 훨씬 더 크다.

일본의 경우 현재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 자산 중 미국 비중이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일본이 보유한 미국 국채비중이 전 세계 1위다. 2위는 중국이다. 한국인 역시 일부 자산을 이렇게 달러매수, 원화매도로 배분할 경우 미래에 예상치 못한 원화 약세가 진행 되더라도 자산가치 방어가 상당 부분 가능하다.

◆ 자국 부동산 투자가 진리? 비중 조절 해야…

자국통화 약세는 수입물가 폭등과 글로벌 구매력 저하를 불러온다. 만약 일본인이 엔화 자산을 100% 가지고 있거나 한국인이 원화 자산을 100% 가지고 있다면 자국 통화 약세 시 앉은 자리에서 구매력이 확 깎일 수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나마 인플레이션을 이겨내고 자산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부동산 투자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지난 13년간 한국의 주택가격 누적 상승률은 41.5%에 불과하다. 적게 오른 건 아니지만 체감적인 느낌보다는 작다. 이유는 주택은 아파트 외에도 빌라, 다세대 등 다양한 종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이 아닌 지방아파트의 경우 서울보다 상승폭이 작다.

또 의외로 일본 부동산의 13년 누적수익률이 34%로 높은 편이라 눈길을 끈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버블이 심각했지만 순식간에 붕괴됐다. 이후 2010년까지 잃어버린 20년을 보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다시 조금씩 회복해 현재에 이르렀다. 따라서 2010년부터 비교하면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도쿄 핵심지역 멘션이나 서울 핵심지역 아파트가 아니면 부동산 수익이 달러 대비 환차손을 커버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 국민 평균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가 넘는다. 앞으로는 노령화와 저출산으로 부동산 상승률이 과거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또 부동산 투자는 세금도 잘 따져봐야 한다. 과거처럼 2주택이나 다주택 전략을 썼다가는 양도세와 보유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종합부동산세를 피하기 위한 빌딩 투자가 유행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임대수익률이 대출이자보다 낮은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부자들 사이에서도 점점 한국의 유동성 낮은 부동산 자산보다 달러 기반의 해외주식이나 해외채권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

◆ 퇴직연금 활용한 달러자산 투자가 노후 생명줄?

부자가 아닌 일반 중산층은 대부분의 자산이 주거용 부동산에 묶여 있다. 따라서 달러자산에 투자할 돈이 없다고 한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해외자산에 투자할 돈은 있다. 바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다.

퇴직연금은 한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강제로 가입돼 있다. 어차피 중도인출이 힘든 돈이니 잘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 또 개인연금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목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연금도 중도인출 시 손해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자산에 투자해 운용하는 게 더 유리하다.

2023년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82조원이다. 매년 14%씩 증가하며 폭풍 성장 중이다. 개인연금 적립금규모 또한 386조원(2022년말 기준)이다. 합치면 800조원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운용 현황 분석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소중한 퇴직연금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무려 88.7%가 몰려 있다. 실적 배당형 상품은 고작 11.3%에 불과하다.

DB형은 회사가 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원리금 보장형 비중이 95.9%로 높은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DC형은 개인이 직접 운용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83.3%가 몰려 있다. 이런 부분이 개선 되야 은퇴 후 평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건 누군가는 지금 한국에 상장된 달러 기반의 '미국 S&P500 ETF'나 '미국 나스닥100 ETF'를 퇴직연금 계좌에 편입해 20년 뒤의 구조적인 달러강세와 원화약세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에 대비해 한국 주식보다 미국 주식을 선호하는 현상도 점점 더 뚜렷해 지고 있다.

조만간 유가가 안정을 찾고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진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요인보다 달러 강세 요인이 더 많다. 한국인들은 일본의 급격한 엔화 붕괴 상황에서도 와타나베 부인이 본인의 자산가치를 지켜내는 전략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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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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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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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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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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