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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서 놓쳐선 안될 작품20…G.리히터(92)에서 정영도(39)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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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아트부산 20개국 129개 화랑 5월12일까지 격돌
특별전 '커넥트' 9개 전시 페어장 곳곳에서 열려
허스토리, 포커스 아시아(중국), 존 지오르노 전시 눈길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상반기 최대의 본격 글로벌 아트페어인 '아트부산'이 열전에 돌입했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아트부산은 부산 벡스코에서 9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오는 5월12일(일)까지 열린다.

국내외 미술시장 경기가 전반적으로 냉랭함에 불구하고 상반기에만 화랑미술제(코엑스), 아트오앤오(세텍), 디아프(대구) 등 주요 아트페어들이 열렸고, 여기에 저력있는 페어인 아트부산까지 가세해 금년도 4,5월은 '아트페어 시즌'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체제를 보이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아트부산의 특별전 섹션인 9건의 '커넥트' 전시(기획 주연화 홍익대 교수) 중 '허스토리'에 출품된 일본의 대표적 여성 아티스트 다나카 아츠코(1932~2005)의 작품 '77Q81'. 1977~1981.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 x130cm. 일본의 전위적 예술그룹 구타이의 초기 맴버로 1950~60년대 아방가르드 운동의 최전선에 섰던 작가로 회화는 물론 설치, 퍼포먼스, 조각 등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했고,관객참여형 작업 등도 시도했다. 그러나 남성 작가들에 가려 초창기에는 크게 조명받지 못했고 1980년대 이후에야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프라이빗 컬렉션, 뉴욕 폴라쿠퍼 갤러리. 2024.05.11 art29@newspim.com

2024아트부산에는 전세계 20개국에서 129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메이저화랑이자 세계적인 화랑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국제갤러리, PKM갤러리, 조현화랑을 비롯해 가나아트, 학고재, 리안갤러리, 선화랑, 313아트프로젝트, 이화익갤러리, 두손갤러리, OKNP, 갤러리신라, 갤러리루안앤코, 갤러리BHAK 등 주요 화랑들이 부스를 차렸다.

또 참신한 기획력과 발빠른 작가발굴및 홍보, 적극적인 SNS 커뮤니케이션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제이슨함, 아뜰리에 아키, 페이지룸8, 유스토/지너, 드로잉룸, 갤러리애프터눈, 갤러리스탠, 에브리아트. 아줄레주갤러리 등 젊은 화랑들도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2024아트부산 특별전인 '커넥트' 전시 중 '허스토리'에 포함된 신디 셔먼의 퍼포먼스 사진작품. 작가 자신이 퍼포머로 분해 대중에 의해 왜곡되거나 과장된 여성상을 꼬집은 연작 중 한 점이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 2024.05.11 art29@newspim.com

해외에서는 아트부산을 통해 한국에도 널리 이름이 알려진 독일의 페레스프로젝트를 비롯해 탕컨템포러리아트, 에프레미디스, 초이앤초이갤러리, 야리라거갤러리, 레히빈스카갤러리, 나마갤러리, 비스킷갤러리 등이 부스를 꾸미고 관람객을 맞고 있다. 

[서울=뉴스핌] 올해 아트부산 특별전 '커넥트' 중 가장 주목할만한 전시인 '허스토리'에 출품된 일본의 저명한 여성미술가 아츠코 다나카의 퍼포먼스 사진작품 'Electric Dress'. 1956. 예술에 테크놀로지와 퍼포먼스를 결합한 작가의 대표작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11 art29@newspim.com

올해 아트부산에는 특별전시 섹션인 '커넥트'(Connect)전이 시선을 끈다. 아트부산 전체 참가화랑수가 작년에 비해 약20개 남짓 줄어들면서 보다 여유로와진 벡스코 공간에서 모두 9개에 달하는 특별전 코너가 마련돼 다양하고도 임팩트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2024년 커넥트 전시는 주연화 홍익대학교 교수가 9건의 전시를 디렉팅했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 현대미술의 1세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를 조명한 'Herstory(허스토리)'전시에는 아시아와 미국의 작가 10명의 작품 60여점이 나와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됐다. 10명 작가들의 면면은 매우 화려하다. 한국의 1세대 여성사진작가로 확실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박영숙을 비롯해 박래현(작고), 정강자(작고), 김순기 등의 주요작품이 내걸렸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아트부산 특별전 '허스토리'에 출품된 박영숙의 사진작품 '꽃이 그녀를 흔든다'. 2005. C프린트. 120x120cm. [이미지= 아라리오 컬렉션] 2024.05.11 art29@newspim.com

여기에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쿠사마 야요이와 추상화가인 아츠코 다나카의 대표작들이 나왔고, 중국 여성작가 샤오 루의 문제적 작품도 출품됐다. 특히 쿠사마 야요이의 녹색 그물망 '인티니티' 페인팅은 허스토리 전시장 입구에 내걸려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일본 주요 현대미술관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가진 아츠코 다나카의 대표작 두점(회화및 퍼포먼스 작품)도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작품이다. 여기에 양념격이긴 하나 신디 셔먼과 제니 홀저의 작품들도 가세해 여성작가들의 독창적이고도 치열한 예술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Herstory'의 출품작 상당수는 아라리오그룹의 창업주이자 아라리오미술관과 아라리오갤러리를 이끌고 있는 김창일 회장('씨킴'이란 작가명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의 컬렉션이다. 이번 특별전의 커미셔너인 주연화교수가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총괄디렉터로 일했던 이력이 있기에 미술관이 아닌 아트페어에 중요한 작품들이 나올 수 있게 됐다. 박영숙, 김순기, 아츠코 다나카, 신디 셔먼의 작품은 이번 아트부산을 찾았다면 꼭 관람해볼만한 작품들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아트부산의 특별전인 커넥트2의 존 지오르노 퍼포먼스 설치작품 'Dial a Poem' 1968~2019 [사진=아트부산] 2024.05.11 art29@newspim.com

또다른 커넥트 전시인 '포커스 아시아:차이나'도 놓쳐선 안될 섹션이며, 앤디 워홀과 우고 론디노네의 파트너로서 미국 문화예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시인이자 퍼포밍 예술가인 존 지오르노의 대표작(사운드및 퍼포먼스 작품)을 설치한 커넥트2 '존 지오르노'는 참여해야 해봄직한 섹션이다.

'Dial a Poem'이란 타이틀의 이 프로젝트는 지오르노가 1968년부터 숨지기 직전인 2019년까지 이어온 예술사에 기록될만한 중요한 퍼포먼스 작업이다. 묵직한 빈티지 전화기를 들고 마음에 드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35명의 세계적인 유명 아티스트가 들려주는 시와 음악 등을 수화기를 통해 들을 수 있으니 꼭 체험해봐야 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독일 베를린의 예전 IBM건물 1층에 2018년 오픈해 현재는 베를린의 주요 화랑으로 부상한 에프레미디스가 올들어 아트부산에 네번째로 참가하며 선보인 독일 출신의 세계적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b.1932)의 유화 'War Cut ll'. 2004. 캔버스에 오일. 25.5x22cm. 리히터가 자신의 아트북 'War Cut' 표지에 그렸기에 작품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오묘한 붉은 색의 레이어가 돋보이는 추상 작업이다. [사진=에프레미디스]. 2024.05.11 art29@newspim.com2024.05.12 art29@newspim.com

9건의 커넥트 전시 중 강강훈의 초대형 극사실 페인팅을 모은 '커넥트6'와 이하은 최연교 빌리 크로스비 등이 참가한 '아트악센트 2024'(커넥트5), 김덕희의 '커넥트3'도 주목할만한 전시이다.

아트페어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참여 갤러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들을 내놓는 '메인'섹터이다. 올해 아트부산의 참가갤러리들이 꾸민 메인(Main) 섹터에서는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조현화랑, PKM갤러리, 학고재, 선화랑, 이화익갤러리 등의 부스에 관람객들의 호응이 높았다.

[서울=뉴스핌] 2024아트부산에 국제갤러리가 출품한 듀오 건축가인 엘름그린&드라그셋(b.1961, b.1969)의 입체 작품 'Masculinity'. 2023. Marble, polished stainless steel 40x27.5x32cm Courtesy of the artists and Kukje Gallery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11 art29@newspim.com

국제갤러리 부스에 나온 박서보, 하종현, 양혜규,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과 함께 가장 신선했던 작품은 듀오 건축가인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입체 설치작품이다. 대리석으로 만든 남성 소변기에 동그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역설적 유머와 위트를 던지며 우리가 늘 관념적으로 인식해온 남성성을 곱씹어보게 하는 대리석 작품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2024아트부산에 PKM갤러리가 출품한 정영도의 작품. Venus, the melting triumph's muse, 2023-2024. Acrylic, color pencil, and graphite. 162x129.8 cm.Courtesy of the artist & PKM갤러리 2024.05.11 art29@newspim.com

PKM갤러리는 2024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기인 구정아와 2024베니스비엔날레 공식 병행전시가 열리고 있는 유영국 화백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와함께 정영도, 이원우 등 전속작가들의 신작도 나왔다.  

학고재갤러리는 국제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배, 전광영 작가와 더불어 독일을 무대로 활동 중인 송현숙, 겹회화로 많은 팬을 둔 장승택 등 국내 중견작가를 집중 조명했다.

[서울=뉴스핌] 2024아트부산에 일본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크고 작은 작품들로 솔로쇼를 꾸민 가나아트의 전시 장면.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11 art29@newspim.com

올해 가나아트는 '아트부산'에 실을 엮은 대형설치작품으로 국내외에서 잘 알려진 일본의 시오타 치하루의 다양한 작품으로 솔로쇼를 선보여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시오타 치하루는 지난 2020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진바 있어 부산시민들에게는 이미 낯익은 작가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아트부산에 선화랑이 출품된 칠레 출신으로 유럽을 무대로 활동 중인 작가 파토 보시치(Pato Bosich)의 작품 'Tower with Oysters' 2023, Oil on canvas 160x116cm. 작가 자신의 자화상을 초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하게 표현한 유화 작품이다. 파토 보시는 오는 6월 선화랑에서 개인전이 잡혀 있다. [사진=선화랑] 2024.05.11 art29@newspim.com

2027년이면 개관 50주년을 맞는 선화랑은 2024아트부산에 곽훈, 이정지, 이영지, 이만나, 강유진 등 한국작가을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칠레 출신으로 영국의 런던예술대학교를 졸업한 뒤 런던및 유럽,미국과 남미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파토 보시치의 유화 작품들을 출품했다. 파토 보시치는 오는 6월 서울 인사동의 선화랑에서 기획전 일정이 잡혀진 작가로, 부산에서 가장 먼저 그의 작품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셈이다. ('아트부산에서 놓쳐선 안될 작품 20'기사는 하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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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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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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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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