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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블루칩작가 오치균, '전복의 예술'로 자신의 미술관 휘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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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사북' '감' 회화로 큰 사랑받던 유명 작가
15년간 작업실로 쓰던 건물,미술관으로 개조
새로운 유리조형작업과 회화연작으로 개관전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 미술전문기자= 수많은 미술애호가들이 그의 그림을 한 점쯤 갖고 싶어 몸살을 앓게 했던 최고의 블루칩 작가 오치균(b.1956). 그가 오랜 칩거 끝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냥 돌아온 게 아니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 자신의 이름을 딴 '오치균미술관'을 개관하면서다.

문제는 그 공간을 세간의 조형문법을 거부한 '전복의 예술'로 온통 휘감았다는 점이다. 자신이 40여년간 그려온 풍경화와 인물화, '감' 연작으로부터 한참 멀어진, 전혀 예기치 못했던 3차원의 조형작품을 미술관 가득 부려놓고 사람들을 맞기 시작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오치균의 유리 조형물 'Autumn Bluetooth', 2022. Broken Glass, speaker. 투명한 유리병, 꽃병 등을 일부러 깨뜨린 뒤 이를 켜켜이 쌓아올리고, 물감으로 색을 입힌 3차원의 신작이다. 스피커를 통해 음악도 흘러나오는 공감각적 작품이다. [사진=오치균미술관] 2024.05.01 art29@newspim.com

오치균은 어느 한 곳에 꽂히면 누구도 말릴 수 없을만큼 깊이 빨려들며 신들린 듯 작업하는 작가다. 그림 작업도 화폭과 자신 사이에 다른 무언가가 개입되는 게 싫어 손가락으로 한다. 손가락에 물감을 잔뜩 묻힌 뒤 대형 캔버스에 한없이 발라가며 형상을 만들다보면 손가락이 짓무르기 일쑤다. 하지만 그는 '내 생각을 손으로, 몸으로 화폭에 즉발적으로 표현해야 진짜 나다운 작업이 나온다'는 신념에 40년 넘게 '핑거 페인팅'(지두화)을 고집해왔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인생 후반기를 더욱 이단아처럼 살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기존 질서에 어깃장을 놓는 것같은 오치균의 새로운 유리 조형작업은 날카롭다 못해 어딘지 슬프다. 그런데 슬픔이 몰려오던 끝에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야말로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무모하면서도 날이 선 '뜻밖의 예술'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 개관한 오치균미술관 전경. 작가가 15년간 작업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해 5월 2일부터 관람객을 맞는다. [사진=오치균미술관] 2024.05.01 art29@newspim.com

오치균은 5월 2일 서울 압구정(행정구역상으론 신사동 552-19)에 자신의 이름을 딴 '오치균미술관(Oh Museum of Art)'을 개관한다. 압구정역에서 도보로 7,8분 거리인 이 곳은 본래 오치균이 작업실로 사용하며 수많은 그림을 빚어냈던 곳이다. 1980년대초 유치원으로 사용된 이 건물은 몇 명의 소유주를 거쳐 2008년 오치균이 인수했다. 당시 건축가 최욱이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오치균은 그 때부터 15년간 창문도 없는 스튜디오에서 은둔자처럼 화폭과 씨름했다. 그리곤 지난해 리모델링을 시작해 이 봄 관람객을 맞는 개인 미술관으로 출범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595㎡(180평) 규모인 '오치균 미술관'은 건축가 홍경모가 새로운 공간을 설계했고, 디스플레이는 이정섭(소요서가 대표), 시공은 곽현정이 맡았다. 세 사람은 모두 오치균 작가의 서울대 미대 후배들로, 선배 작가의 오랜 분투와 고통, 희열이 녹아들어 있는 작업실의 흔적과 공기를 최대한 살려가며 미묘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오치균의 대표작 '감' 페인팅과 신작 입체조형작품이 나란히 전시된 오치균미술관 1층 로비. [사진=오치균미술관] 2024.05.01 art29@newspim.com

◆자연보다는 도시를 더 사랑했기에 도심미술관 탄생

오치균은 좀 엉뚱한 작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최고의 블루칩 아티스트로 명성을 구가하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넓은 정원이 딸린 교외작업실 장만을 마다 했다. 대부분의 성공한 작가들은 호젓하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작업하길 원하나 그는 서울에서도 가장 복잡한 압구정역 근처의 작은 건물을 택했다. 작업에만 집중하길 원하는 그에겐 손이 많이 가는 전원주택은 해당사항이 없었던 것. 게다가 추위를 몹씨 타는 체질인지라 건물 내 아늑한 작업실에 콕 틀어박히길 원했다.  

미술관이라고 하지만 오치균미술관은 기존의 반듯한 화이트큐브형 미술관과는 사뭇 다르다. 오치균은 낡은 건물의 기계실이며 지하공간, 파이프와 기둥, 그리고 어지럽다 못해 신산스런 작업실을 최대한 살리길 원했다. 후배들은 그 뜻에 맞춰 리모델링을 시행했다. 이에따라 오치균미술관은 아직도 힘차게 펄떡이는 작가의 심장소리가 고스란히 들리는 오치균의 '절절하고도 고독한 캐슬(성)'이자, 천벌동굴같은 미술관이다. 만약 오치균이 그린 더없이 감각적이고도 매혹적인 회화를 좋아했던 미술팬이라면 이 공간에서 오치균 작가의 치열하고 절실했던 지난날과 오늘과 미래 작업세계를 가늠해봄직 하다.

[서울=뉴스핌] 오랫동안 오치균 작가의 치열한 창작의 현장이었음을 말해주는 작가의 작업실. 작업실로 쓰던 공간 일부를 그대로 보존해 일반에 공개한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01 art29@newspim.com

지하에서부터 2층까지 크고 작은 전시실이 이어지고, '히든 스페이스'도 여럿인 오치균미술관에는 작가의 초기작인 '홈리스'와 '뉴욕'시리즈를 필두로, '산타페' '사북' '감'까지 대표 연작들이 자리했다. 작가의 창작현장을 그대로 살린 1층의 작업실 코너에는 심드렁한 자화상도 걸렸다.

이들 그림은 모두 작가가 끝까지 팔기를 거부하며, 간직해온 것들로 시기별 핵심작이 망라돼 오치균 예술의 변화과정을 조망해보게 한다. 그와 함께 작가가 지난 5년간 맹렬하게 작업한 유리조형작업을 선보이는 전시가 개관전시로 마련됐다.

[서울=뉴스핌] 오치균의 대표작인 '뉴욕'시리즈 회화. 오치균미술관 개관전에는 작가의 시기별 대표적 회화들이 망라돼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망해볼 수 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4.05.01 art29@newspim.com

지난 2016년 개인전(관훈동 노화랑)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 나타난 오 작가는 "40년간 평면작업을 하다가 5년 전부터 전혀 다른 형식의 입체작업을 하며 행복했다. 내 그림값이 너무 떨어져 걱정도 많이 되고, 우울해 외출하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유리를 깨뜨려 그 예리한 파편들을 이어가며 3차원의 조각을 만드는 작업에 빠져들며 이겨냈다. 그러나 이 날카로운 조각들이 계속 쌓이면서 작품운반도 어렵고, 이런 실험적인 조각들을 전시하겠다고 나설 곳도 없을 터라 작업실을 미술관으로 개조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치균이 입체작품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자 필연이었다. 어느 날 작업실에 무수히 떨어져있는 물감덩어리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작가는 "오랜 기간 평면작업에 매달리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졌다. '감'그림은 사실 고통의 그림인데 복제하듯 너무 양산한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며 "새로운 걸 찾던 중 물감덩어리를 발견했고, 이를 조물조물 이어붙여 꽃과 나비를 만들고 철사로 연결해 유리병에 꽂아봤다. 그런데 매끈한 유리병이 거슬려 이를 깨뜨린 뒤 꽂았더니 멋졌다. 완벽한 균형 보다는 어딘가 불균형한 것에 나는 더 끌린다"고 했다. 이후 오치균은 물감덩어리, 돌, 유리파편을 이리저리 쌓아가며 3차원의 조형작업에 빠져들게 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오치균의 유리 조형물 'Bluetooth', Broken Glass, Bluetooth,Light, 2023. [사진=오치균미술관] 2024.05.01 art29@newspim.com

◆깨진 유리를 쌓다가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여러번   

평면작업에만 머물다 뒤늦게 시작한 3차원 입체작업은 그를 무아지경으로 이끌었다. 며칠씩 밤을 새우가 일쑤였는데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고, 방향도 알 수 없어 짜릿했다. 유리 조형작업은 기성 유리제품을 깨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깨진 유리는 소멸과 취약성을 상징하지만 작가는 그 깨진 파편들을 변형시켜 새로운 탄생을 시도한다는 점에 매료됐다. 결국 오치균의 유리조형작업은 탄생과 파괴, 연결과 단절, 생성과 소멸이 공존한다. 이는 인간과 우주의  궤적과도 닮아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버려진 돌 두덩이를 쌓은 뒤 아크릴물감으로 칠한 작품. 눈물을 흘리고 있는 투박한 형상이 애틋하고 정겹다. [사진=오치균미술관] 2024.05.01 art29@newspim.com

붓이나 나이프 같은 도구를 쓰지않고 손가락으로 물감을 쌓아올리며 '시간의 층위'를 만드는 평면작품처럼 오치균의 입체작품 또한 깨진 유리를 쌓아올리며 작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맥락이 같다. 문제는 유리조형 역시 손으로 작업한다는데 있다. 몸과 작품이 직접 부딪히고, 소통해야 한다는 고집 때문에 유리파편을 손으로 만지다 보니 상처가 자주 나고, 피를 철철 흘려 병원에 달려간 적도 여러 번이다.      

작업의 근간이 된 날카롭게 깨진 유리 파편들은 히스테릭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또 예리한 선과 면이 교차하거나 끊어지면서 무한한 생성이 구현된다. 따라서 오치균의 유리조각에서는 그의 회화에서 접했던 히스테리가 똑같이 발견된다. 작가의 감각이 최고조로 상승하며 발현된 '시퍼렇게 살아있는 미감'은 펑퍼짐한 작품에선 느낄 수 없는 예리함이 느껴진다.

[서울=뉴스핌] 오치균의 신작 입체 조형작업. 작가의 대표적 회화인 '감'을 연상시키는 오브제 작품이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01 art29@newspim.com

작가는 말한다. "나는 깨진 유리가 좋았고, 그것으로 형상을 만든다는 게 흥미로왔다. 깨진 조각은 하나의 원형체에서 나온 건데, 한 생명이 파괴되면서 다른 생명이 만들어지고, 하나의 형체가 사라지면서 또다른 형상이 탄생하는 '순환과 반복', 멋지지 않은가? 박살 난 자연스러움이 너무나 아름다와 나는 이 작업을 포기할 수 없다".  

[서울=뉴스핌] 압구정 오치균미술관 3층에 꾸며진 테라스 카페에서 오랜 칩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고 있는 오치균 작가. 자신의 신작 입체조형작업과 미술관에 대한 일반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고 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01 art29@newspim.com

◆개관전, 오치균의 입체신작과 회화연작 망라

오치균미술관은 개관을 맞아 총3부에 걸쳐 오치균의 작업세계를 조망하는 기념전을 기획했다. 그 중 첫 전시인 'Glass Drawings in Three Dimension'은 오는 9월 29일까지 이어진다. 고인 물같은 삶을 거부하며, 세간의 어법을 전복시킨 생경한 작업을 시도한 오치균의 신작과 평면회화들이 함께 나와 변화된 세계를 살필 수 있다. 물론 관람객 중에는 작가가 새로 시도한 입체 조형작업이 낯설다 못해 생뚱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물감을 여러 겹 덧발라가며 형상을 만드는 회화와, 깨진 유리파편과 돌을 켜켜이 쌓아가며 색을 입히는 입체작업은 맥락이 같은 것만은 분명하다. 

오치균의 아내이자 화가인 이명순 오치균미술관 관장은 "미술관을 만든 것은 지금까지 작가가 해온 작업을 제대로 남겨두면서, 대중들과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라며 "작가는 앞으로 좋은 작업을 하는 후배 작가들의 작업도 소개하고, 그동안 소원했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총 3부로 내년 4월말까지 이어지는 개관전이 끝나면 후배들의 기획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오치균이 자신의 돌잡이 딸을 그린 페인팅. 미술관 1층 전시실 한 코너에 내걸려 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4.05.01 art29@newspim.com

오치균은 충남 대덕에서 태어나 유년시절과 고등학교를 시골에서 보냈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하면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1986년 뉴욕시립대학에서 공부하고 5년간 뉴욕 미술계에 도전하다가 귀국했다. 이후 가나화랑 등에서 개인전을 가지며 화가로서 입지를 다진 뒤, 다시 미국으로 떠나 뉴욕과 산타페에서 작업했다. 그 때 작업한 '뉴욕' '산타페' 시리즈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블루칩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작품값도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그러나 이후 단색화 열풍이 불며 침체기를 갖게 됐고, 치솟던 작품값도 크게 떨어졌다. 작업실에 숨어들듯 칩거했던 작가는 입체조형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자신의 전체'를 대중에 내보이는 모험을 개시한 작가는 "나의 새 입체작품과 미술관을 사람들이 좋아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공휴일에도 문을 연다. 입장료는 성인 1만4000원, 청소년 1만1000원.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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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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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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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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