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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파밍 시대의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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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올림픽 폐막. 다시 심심한 날들로 돌아가는 건가?

아침이면 들려오는 메달 소식과 치열한 경기 영상, 승자의 환한 웃음, 영광을 위해 그들이 흘린 땀과 노력의 시간들에 공감하면서 무더위도 잊고 지냈는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면? 자신도 모르게 올림픽 기간 동안 도파민 샤워를 제대로 한 것이다.

우리는 '도파밍' 시대를 산다. 도파밍은 기쁨이나 흥분, 쾌락을 경험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과 게임에서 가열차게 아이템을 모으는 '파밍(farming)'의 합성어로 계속해서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찾는 사회현상을 말한다. 요즘 사람들, 도파민 뿜뿜 솟는 신나는 경험에 진심이란 뜻이지만 사실 '도파밍'은 '도파민 중독'의 다른 말일 뿐이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도파민은 쾌감과 보상을 느끼게 하는 뇌 호르몬으로 적당히 분비되면 사람에게 활력을 주고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일상적인 수준을 넘어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분비되면 보상체계가 손상되고 역치가 올라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점점 더 큰 자극을 추구하는 중독상태가 된다. 일반적으로 중독상태는 조절이 안되고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능한 자주, 더 센 자극을 원하는 도파밍의 대표적인 사례는 숏폼이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통해 빠르고 강력한 쾌감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중독성이 커서 '디지털 마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숏폼 이용자 23%는 '숏폼 시청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고 청소년에서는 이 비율이 37%까지 올라갔다.

한 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8월 숏폼의 월평균 시청 시간은 46시간 29분으로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등 OTT 플랫폼의 월평균 시청시간 9시간 14분에 비해 5배나 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을 마치고 남자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받은 응원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자펜싱 사브르 대표팀 오상욱, 구본길, 원우영 코치, 박상원, 도경동.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24.07.10 jyyang@newspim.com

잠들기 전에 십 분 만 봐 야지 하고 시작하지만 정신차려보면 2~3시간 훌쩍 지나 있다. 새로운 영상이 끝없이 재생되는 무한 스크롤로 설계된 숏폼 플랫폼은 시간을 순삭시킨다. 영상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용자는 자의식과 신체감각이 사라지며 기기와 하나가 된 듯한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카지노의 슬롯머신처럼 다음에 어떤 영상이 나올지 예측 불가한 점도 숏폼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운 한 요인이다. 행동심리학자 스키너의 쥐 보상실험에 의하면 상자 안의 굶주린 쥐는 동일한 먹거리가 나왔을 때보다 아예 안 나오거나 많이 나오거나 다른 먹거리가 나오는 등 매번 결과가 다를 때 훨씬 더 흥분했다. 쾌락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무작위 보상 때 훨씬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 떠서 잠들기 전까지 손가락만 움직이면 세상의 모든 자극이 무작위로 눈앞에 펼쳐진다. 영국의 연구에 의하면 한 달 동안 스마트폰 화면을 움직이는 스크롤 이동을 거리로 환산해보니 1인당 평균 396m, 에펠 탑(330m)보다 높았다.

미디어를 통한 도파민 중독은 알코올 중독과 유사하다. 즉각적 쾌락과 이완감을 제공하지만 내성과 금단현상이 수반된다.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도 만족감을 느끼지만, 점차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하게 되고 미디어를 사용하지 못하면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이는 학업이나 직장에서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고 일상 생활에 불안감, 우울감 같은 부정적 정서를 초래한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우진(오른쪽)과 임시현이 2일 양궁 혼성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뒤 손가락 2개를 들어 대회 2관왕에 올랐음을 표현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08.03 zangpabo@newspim.com

도파밍 시대를 사는 우리는 이렇게 중독 알고리즘에 꼼짝없이 당하고 있지만 관련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삶의 우선순위가 노동과 수입에서 재미, 즐거움, 행복 같은 개인적인 만족감으로 변화하고 있어서 이다.

다행히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도파밍'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인지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도파민 디톡스','도파민 단식'이 유행이다. 주로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온전히 심신의 휴식을 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숲 체험, 템플스테이, 명상 활동 등을 취미삼아 틈 나는 데로 도파민 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이는가 하면 '취침 시 스마트폰은 거실에 둘 것', '대화 시 전자기기는 가방 안에 둘 것' 처럼 나름의 규칙을 세워 과도한 도파민 자극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도파민 피킹(Picking)'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도파민 피킹이란 무조건 도파밍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도파밍과 반(反)도파밍을 선택하는 소비 행태다.

'도파민 피커'는 도파밍의 순간을 직접 '픽'한다. 숏폼, 달고 자극적인 음식 같은 도파민 터지는 소비를 하다 가도 어느 순간 이를 멀리할 줄 안다. 평소엔 유튜브, 숏폼을 보지만 주말만큼은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독서를 한다 거나 '디지털 디톡스 앱'을 다운 받아 시간을 정해두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식이다. NHN데이터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디지털 디톡스 앱의 설치는 1분기 대비 64%나 많아졌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 12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오륜의 형상이 완성되며 불꽃이 터지고 있다. 2024.8.12 psoq1337@newspim.com

한 마디로 도파밍 프레임에 끌려가지 않고 도파민의 속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주체적으로 조절하고 활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파밍은 그저 하나의 트렌드로 보기엔 염려스럽고 위험하다.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 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일시적인 쾌락뿐 아니라 장기적인 만족감과 학습과 기억, 운동 기능 조절에 관여한다. 도파민이 적절하게 분비되어야 기쁨을 느끼고 동기부여를 받아 목표를 성취해 나갈 수 있다.

더 자주 더 센 자극을 추구하는 요즘 무엇보다 중요시해야 할 일은 도파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운동을 포함한 신체 활동과 타인과의 교류 활동을 꾸준히 하면 된다. 운동은 도파민 외에도 세로토닌 등을 생성을 증가시켜 기분 전환을 유도하고 근육 세포가 수축하면서 나오는 화학 신호는 뇌의 인지능력을 개선해 준다.

돌이켜보니 올림픽 경기 응원에 현실의 대소사를 잠시 내려놓았던 것 같다. 이기든 지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경험을 나누는 기분 좋은 흥분. 도파밍 시대 올림픽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사라지고 있는 느리고 온전한 행복의 맛을 알려준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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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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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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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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