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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을 눕히면?"이 시대 조각의 의미묻는 '창원조각비엔날레'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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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사과가 소리없이'주제 16개국 86작가 참여
성산아트홀,성산패총,동남운동장 등 4곳서 열려
도시와 조각,관객이 함께 길을 내며 만나는 장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경상남도의 도시 창원이 조각으로 물들었다. '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창원특례시, 창원문화재단 주최 주관으로 지난 9월 27일 개막했다.

오는 11월10일까지 45일간 계속되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김혜순 시인의 시 '잘 익은 사과'에서 차용한 '큰 사과가 소리없이'를 주제로 삼았다. '조각'하면 누구나 수직적으로 우뚝 세워진 작품을 떠올리지만, 때론 바닥에 수평적으로 눕히거나 벽에 바짝 매달으며 이 시대 조각의 의미와 사람과 도시, 역사와 조각의 상호 관계를 곱씹어보자는 것이 이번 미술제의 취지다.

[서울=뉴스핌]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메인전시장인 성산아트홀에 설치된 일본 작가 온다 아키의 설치작품 '종'(Bell). 유리, 도자기, 그리고 흙으로 만든 종. 가변크기. 포틀랜드현대미술관 커미션(2021). 작가는 음악가 박지하를 초대해 1분18초간 '종 퍼포먼스'를 함께 펼치기도 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눕혀지거나 벽에 걸린 조각의 수평성은 제도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조각과 언어, 노동과 산업, 지역과 지역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이어주며, 조각의 새로운 의미를 묻게 한다. 이같은 질문은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방식이자 단서이기도 하다. 때로 조각은 특정시대를 사는 사람보다 오래 남아, 긴 시간을 품으며 지속적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이처럼 조각이 쌓아온 특유의 언어를 다시금 살펴보며 역사와 인간,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고 소통해보는 장이다.

시인 김혜순은 '잘 익은 사과'에서 "내 자전거 바퀴는 골목의 모퉁이를 만날 때마다 둥글게 둥글게 길을 깎아내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나 돌아온 고향 마을만큼 큰 사과가 소리없이 깎이고 있네요"라고 노래했다.

[서울=뉴스핌]크리스 로 '반복되는, 예언적인, 잠들지 않는 졸린 도시의 루시드 드림', 2024, 설치, 혼합매체, 440x1120x4800cm, 제작도움 김병구, 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커미션.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은 현시원 큐레이터는 "비엔날레 타이틀을 '큰 사과가 소리없이'로 정한 것은 창원시 네 곳의 서로 다른 공간을 큰 사과이자 전시도면으로 삼아 그 위에 조각을 바라볼 '시점의 자리'를 배치하기 위해서였다. 공간 만들기의 관점에서 이번 비엔날레는 관객에게 각자의 걸음으로 다른 높이에서 작품들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는 도시 창원이 쌓아올린 다층적 시간대와 지역성을 조각을 매개로 해 도시 안에서 숨쉬며 살아온 수많은 주체들을 불러내고, 공간에 베인 흔적을 탐구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각국 작가들은 조각과 움직임, 조각과 인간, 조각과 지역이란 테마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며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비엔날레 조직위가 제시한 ▲조각의 수평성 ▲산업의 변화 ▲여성과 노동 ▲공동체의 움직임이라는 의제는 창원의 공장지대와 잡초가 무성한 운동장, 건물 테라스와 트랙, 나무와 인공폭포가 교차하는 전시장 안팎 풍경과 흥미롭게 어우러진다. 

[서울=뉴스핌]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를 디렉팅한 현시원 예술감독.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0.04 art29@newspim.com

올 비엔날레는 계획도시 창원의 중심에 위치한 성산아트홀과 국가산단 조성을 위해 땅을 탐사하던 중 발견된 성산패총, 근로자들이 힘차게 축구 등을 했으나 이제는 잡초만 무성한 동남운동장, 조각가 문신의 이상과 실천이 공존하는 문신미술관 이렇게 네 곳에서 열린다. 사과껍질이 깎이며 스스로 나선형 길을 만들어낸다는 시인의 상상력처럼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도시와 조각, 관객이 스스로 길을 내며 서로 조우하고, 느끼며 연대하는 장이 된다.

비엔날레 메인전시장인 성산아트홀에는 고정화된 '수직적 조각'을 해체하는 작가들의 이채로운 작업이 여럿 설치됐다. 홍승혜, 메테 빙켈만, 노순천 등의 작가들은 성산아트홀 공간 자체를 적극적인 재료로 삼아 조각을 바라보는 시점 자체를 재구축했다. 모노톤의 계획적 질서 하에 구축된 웅장한 건물에, 참여작가들은 조각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간적 질서를 유연하면서도 새롭게 써내려갔다.

특히 홍승혜는 '모던 타임즈'라는 타이틀로 성산아트홀 전면부 유치창 전체에 시트 드로잉을 선보였다. 영화 모던 타임즈(1939)의 대표장면을 차용해 낙하하는 찰리 채플린과 폴레트 고다르의 모습을 추상적 도형으로 재기발랄하게 표현했다.  

[서울=뉴스핌]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에 맞춰 수복작업을 거쳐 성산아트홀 메인 로비에 공개된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품 '창원의 꿈'.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성산아트홀 내부의 전시동선은 지하 1층에서 출발해 2층, 1층과 공간 마당, 건너편 건물까지의 시점으로 이어지며 비엔날레가 다루는 조각의 수평성, 산업의 변화, 여성과 노동, 공동체의 움직임이 다각도로 오버랩되고 연결된다.

성산아트홀 로비에는 시대를 앞서간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사상가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품 '창원의 꿈'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비엔날레에 맞춰 수복작업을 마치고 다시금 TV모니터에 현란한 영상이 불을 밝히며 창원의 지나온 길과 소망, 그리고 미래를 뿜어내고 있다.

일본의 설치미술가 온다 아키는 지난 2021년 포틀랜드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대형 설치작업 '종'(Bell)을 재구성했다. 온다 아키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사용해왔던 종에 관심을 갖고 15년 전부터 각국의 종들을 수집해왔다. 유리, 도자기, 그리고 흙으로 만들어진 각양각색의 종들을 작가는 타원의 하얀 좌대 위에 배치했다.

지금은 조용히 한데 모여있는 수백 개의 종들은 옛 소유자들이 어떤 용도로 그 것을 사용했는지, 어떤 소리로 어떻게 울려퍼졌는지 상상하게 만든다. 작가는 음악가 박지하를 퍼포머로 초대해 1분18초간 '종 퍼포먼스'를 함께 펼쳤다. 멈춰졌던 종의 소리가 성산아트홀 전시장에 찰랑찰랑 울려퍼지며 종에 깃들여진 역사를 느끼고 감지하게 했다. 

[서울=뉴스핌]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메인 전시장인 성산아트홀에 설치된 권오상의 벽에 부착된 조각작품.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권오상 작가는 마산이 배출한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과 2인전을 하며 받은 감흥을 일련의 조각으로 풀어내며 다양한 사진조각들을 선보이고 있다. 거장에게 바치는 오마주이자 권오상의 '소프트 조각'의 또다른 변주라는 점에서 돋보였다. 

노순현은 성산아트홀 2층에 '조각합주단'이란 이색 작품을 설치했다. 돌, 나무, 알루미늄, 철 등의 덩어리들과 스피커 사운드가 음악을 들려주는 이 작품은 조각과 음악이 결부된 다성적, 유기체적 조각이다. 

비엔날레의 두번째 사이트인 성산패총은 1973년 11월 창원기계공업단지 조성공사 당시 발견된 조개무덤이다. 고대인들이 먹고 버렸던 조개껍질과 철을 만들던 야철지, 삼국시대 성곽으로 둘러싸인 성산패총은 이번에 처음으로 비엔날레 전시장소로 지목됐다. 1974년 공장을 만들기 위해 산을 깎아내며 발견된 성산패총은 자칫 소멸될 수 있었으나 보존되면서 '생산과 발굴'이라는 이중적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성산패총 유물전시관 2층 발코니 기둥을 지지체 삼아 설치된 최고은의 작품 '에어록'. 2024. 스테인레스틸, 파이프. 나무, 가변크기.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커미션. [사진=스튜디오 수직수평(홍철기),창원조각비엔날레] 2024.09.30 art29@newspim.com

성산패총 앞으로는 거대한 공장지대가 펼쳐져 있다. 따라서 사적지에는 공장의 소리가 귓가를 감돌고, 고대 패총과 야철지, 그리고 너른 정원이 관람객을 맞는다. 현시원 예술감독은 성산패총에서 시간의 두께에 따라 펼쳐진 조각의 수평성과 구석기와 미래를 잇는 산업의 변화를 야철지-성곽-전시관을 잇는 동선으로서 조망했다.

성산패총에는 작가 정서영의 2채널 비디오 '세계'라든가 박석원의 현대조각들이 놓여짐으로써 역사와 허구, 도시의 미래적 계획과 아주 먼 과거의 화석이 함께 진동하는 독특한 떨림을 보여주고 있다. 해발 49m의 언덕과 대나무숲을 지나 성산패총 유물전시관에는 최고은의 대형 설치작품 '에어록'이 발코니를 넘어 넓게 펼쳐진 창원산단과 조우하고 있다. 공업단지와 패총의 시간대를 작가는 팽평하게 당겨내는 나선의 조형을 통해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정현 '목전주'.2006.나무, 철, 콜타르, 1726x497x597 cm, 경기도미술관 소장, 사진 스튜디오 수직수평(홍철기), 제공 창원문화재단 [사진=창원조각비엔날레] 2024.09.30 art29@newspim.com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세 번째 전시장소인 창원복합문화센터(동남운동장)는 1980년 근로자들의 복지센터와 교육장으로 활용되던 곳이다. 당시 '새마을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건립된 이곳은 근로자들의 합동결혼식과 라디오 공개방송이 열리는 휴식과 돌봄의 장이었다. 그 중 동남운동장으로 불렸던 녹색의 공터에서는 삼성테크원 여직원들의 스피드훈련, 국가산업단지 근로가족 한마음체육대회 등이 열리기도 했다.

'큰 사과가 소리없이'는 이제는 축구골대와 구령대만 외롭게 남아있는 이 곳을 조각의 이동과 공동체의 움직임이 발현하는 장소로 삼았다. 과거 다양한 사람들의 움직임이고, 함성이 들렸던 공간에서 도시의 변화에 따라 재편되는 조각의 이동과 도시, 관객이 공존해 나가야 할 미래의 존재방식을 질문한 것.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조각가 정현의 높이 17m에 이르는 대형 설치작품 '목전주'를 경기도미술관에서 이동하는 힘든 프로젝트를 단행해 주목된다. 정현은 전기공급용 기둥이라는 기능적인 사물로 기능하던 낡은 목제 전신주를 창원에서 발견해 2006년 '목전주'라는 작품으로 제작,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 출품했다.

이후 이 작품은 2007년부터 경기도미술관 마당을 지켜왔는데 이번 비엔날레를 위해 특수차량으로 옮겨져 창원 동남운동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전시에서 '목전주'는 본래 고향(?)이었던 창원에 잠시 자리를 잡으며 조각의 이동과 조각이 품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서울=뉴스핌] 조각가 박석원의 신작 핸들. 성산패총 넓은 야외에 설치됐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올 창원조각비엔날레의 네 번째 전시장소인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은 조각가 문신이 14년에 걸쳐 직접 일군 미술관이다. 마산의 푸른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추산동의 미술관은 조각가 문신이 생활하던 집과 언덕 위 무덤이 공존하는 곳이다. 조각 뿐 아니라 드로잉, 실내외 건축을 통해 공간의 이상과 구현을 자신의 몸으로 직접 실천했던 작가 문신은 개인미술관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개인의 이상과 공적 가치, 조각과 도시가 관계맺는 모델을 제시한바 있다.

작가 문신이 직접 설계한 나선형 계단이 놓인 전시실에는 크리스 로의 작품이 자리잡았다. 건축을 전공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미술가인 크리스 로는 조각가 문신의 작업에 오마주하며 여백과 리듬, 소통과 울림이 있는 부드러운 조각설치작업을 완성했다.

전시와 조각의 언어에서 출발한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전시 외에도 출판, 심포지엄 등 확장된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조우한다. 다양한 프로그램 출판을 통해 관람객과 만나기 위해 지역무크지 '마산문화'를 비롯해 전시 장소에 관한 읽을거리와 워크숍이 진행되는 공간 '구들'을 성산아트홀 1층 로비에 만들었다.

비엔날레 기간 중 여러 움직임이 이어진다. 타 도시에서 창원까지의 이동 과정을 제일여객과 함께하며, 도시의 윤곽을 그려 나가는 1:1 대화 프로그램, 탠저린 콜렉티브의 스코어와 함께 듣고 움직이는 워크숍, 밀물과 썰물 등 자연물의 마음을 상상해 보는 어린이 워크숍, 관객 참여형 투어퍼포먼스 등이 열린다. 비엔날레 전시장소 네 곳과 창원중앙역을 순환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재)창원문화재단 조영파 대표이사는 "올해 비엔날레는 예술감독과 큐레이터를 포함한 전문인력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창원에서 개최되는 조각비엔날레를 탐구했다"며 "이같은 시도를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새로운 문화가치를 창출하는 비엔날레 모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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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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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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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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