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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재유행, 백신 민족주의의 역사적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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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인 교수(단국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다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그러한 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백신지원정책은 그 자리를 답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는 백신 민족주의를 똑똑이 목격했다. 이는 자국 국민에게 백신을 우선 공급하고 타국에는 제한적으로만 제공하려는 국가 중심적 태도를 말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뚜렷하게 드러난 현상이다.

백신 민족주의는 한 국가가 백신의 개발, 구매, 유통, 접종에 있어서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다른 나라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 또는 관행으로 선진국 중심의 사재기가 뚜렷이 나타났다.

박정인 교수.

백신이 개발되자 일부 부유한 국가는 자국민을 위해 과도하게 선구매했는데 예를 들어 미국, 영국, EU 등은 인구 수의 몇 배에 달하는 백신을 확보하였다. 개발 도상국과 저소득 국가는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접종률이 극히 낮아졌다. 이에 COVAX가 등장하였으나(공평한 백신 배분을 위한 국제 협력체) 한계도 명확했다.

백신민족주의의 문제점은 첫째, 세계적 집단면역이 심각하게 지연되었다. 특정 국가에만 백신이 집중되면 다른 지역의 확산이 지속되었던 것이다. 둘째,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증가하였다. 백신 미접종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변이가 발생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었다. 셋째, 국제적 불신이 증가하여 백신의 정치화로 국제 협력이 약화되고 외교적 갈등이 심화되었다.

또한 심각할 정도로 윤리적·정치적 논쟁이 가속화되었는데 백신을 공공재로 볼 것인가 민족 우선주의로 볼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존재하였다. 즉, 백신을 전 인류의 공공재(Global Public Good)로 볼 것인지, 아니면 국가가 자국민을 우선 보호해야 할 주권의 문제로 볼 것인지에 대한 갈등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국은 'Operation Warp Speed'를 내세워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제약사에 대규모 투자하여 백신 개발을 촉진하고, 자국민 우선 공급 원칙을 고수하였는데 화이자·모더나 등과 사전 구매 계약을 체결해 두어 수억 회분을 우선적으로 확보하였다. 유럽연합 (EU)은 각국이 개별적으로 백신을 구매하는 것을 막고 공동 구매 체계를 구축했지만, 공급 속도와 형평성 문제로 비판 받은 바 있다.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캐나다는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을 확보하는 능력을 보였는데 인구의 5~6배에 해당하는 분량을 계약하는 힘을 보여주었다. 결과적으로 저소득국가에 배분될 물량을 선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스라엘 역시 화이자와 데이터 공유 협약 체결하는 방식으로 보건 데이터 제공 대가로 조기 백신 공급을 받았다. 그러나 국경 내 팔레스타인 지역(서안지구, 가자지구)에는 충분히 공급하지 않아 국제적으로 비판을 가져오기도 했다.

국제보건법 및 인권법 관점에서 볼 때 WHO 헌장 제1조, 제2조 "모든 인간은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릴 권리가 있다." 로서 보편적 접근 보장이 필요하다. 국제인권법 (ICESCR)제12조는 건강권에 대한 접근은 차별 없이 보장되어야 하며. 백신은 이를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하였다.

TRIPS 협정 제31조와 도하선언은 지적재산권 보호와 공중보건의 균형으로서 강제실시 등 활용이 가능하다. COVAX의 국제적 지위 조약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WHO, GAVI, CEPI가 공동으로 추진한 자발적 협력 프로그램으로 구속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국가의 국민 보호 의무와 글로벌 형평성 사이의 균형 문제가 생겨나면서 백신을 글로벌 공공재로 간주하고, 국제법상 공정한 분배 메커니즘을 제도화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백신 민족주의는 단순히 이기심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정치·경제구조, 제도적 한계, 법적 공백의 결과이기도 한데 팬데믹은 국경을 넘는 연대 없이는 통제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냈고, 이에 따라 "백신 접근권"을 국제법상 보편적 권리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조코바 [사진=시오노기제약] 2025.04.04 sykim@newspim.com

그러나 COVAX(COVID-19 Vaccines Global Access)는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접근과 분배를 목표로 한 국제 이니셔티브에 불과, WHO (세계보건기구), GAVI (백신연합), CEPI (감염병예방혁신연합)이 전 세계 인구의 20%까지 백신 공급 보장 (1단계 목표) 고소득국과 저소득국 모두가 동시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목표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참여국을 고소득국(HIC)과 저소득국(LIC, LMIC)으로 구분하고 기여 방식을 고소득국은 자발적으로 기여하며, (선구매 방식) 저소득국은 GAVI를 통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WHO의 백신 배분 기준에 따라 각국 인구 대비 일정 비율을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노바백스 등과 계약하였다. 그러나 공급 부족과 지연으로 백신 생산 지연과 수출 규제로 목표는 미달하였고, 선진국의 이중참여 문제가 매우 심각했었다.

즉, COVAX에 참여하면서도 별도로 대량 계약 체결해 공급 불균형 심화되었고 Serum Institute가 인도 정부 요청으로 COVAX 수출 중단하면서 저소득국은 큰 타격을 받았다. WTO의 TRIPS("무역 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1995), 제약사 특허권 보호가 핵심이었으나 2020년 10월 남아공과 인도가 WTO에 TRIPS 협정 일시 유예 제안하여 팬데믹 기간 동안 백신, 치료제, 진단기술 등에 대한 특허 보호를 중단하면서 생산 확대를 꾀하였으나 양 당사자의 주요 쟁점은 뚜렷하였다.

인도, 남아공, WHO, 케냐 등 100개국 이상이 인류 생명을 위해 특허 유예는 정당하며 기술공유 필요를 주장하였으나 EU, 스위스, 일본, 영국은 특허 유예가 혁신에 해가 되며, 공급 문제는 생산·물류의 문제라고 반대하였다. 미국은 초기 반대 입장을 펼쳤으나 바이든 정부는 부분적 지지를 표명하였는데 2021년에는 백신에 한정된 특허 유예 제안을 검토하고자 하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사진=블룸버그]

2022 WTO 합의는 한계적 유예로서 백신에 대한 특허 유예에만 합의, 치료제·진단기술은 제외하였는데 기간을 5년간만 한시적으로 유예하였다. 또한 개도국 중심 (중진국 제외 우려 존재) 으로 사실상 정치적 합의였으나 실효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기술 이전에 대한 강제 장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백신을 "공공재"로 선언하며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펼쳤는데 시노팜(Sinopharm), 시노백(Sinovac), 캔시노(CanSino) 등의 백신을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80여개국에 무상 기증 + 유상 판매 + 현지 생산 협약을 체결하여 국제적 이미지 제고에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백신의 효능이 논란되었으며 이후 mRNA 백신과 경쟁력 격차가 드러나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 백신 조기 승인으로 과학기술 우위를 강조하였는데 동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70개국 이상에 기술이전 계약 + 직접 공급을 통해 백신외교를 펼쳤으나 생산 능력 부족, 서방국의 승인 지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뢰도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COVAX는 형평성과 연대의 상징이었지만, 구조적 한계로 완전한 목표 달성은 어려웠다.

TRIPS 유예 논의는 지식재산권과 인류 건강권 간의 갈등을 부각시켰고, 이후 감염병 대응 체계 개혁 논의로 이어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백신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 확대 도구로 활용했지만, 신뢰성과 투명성 부족이 장기적으로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초중등학교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코로나19의 새로운 유행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감염병 예방법에 근거하여 이와 관련한 백신의 기술이전계약과 직접 생산 능력을 빠르게 갖출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해인예술법연구소 소장, 숙명여대 문화행정학과 초빙교수, 단국대 IT 법학협동과정 연구교수에 이어 단국대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연구교수로 있다.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교육부 저작권검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위원을 역임했다.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등 지식재산과 산업 보안, 방위기술 전략 등의 이슈를 다뤄왔다. 그 밖에도 장애인연대, 청소년복지, 주거복지를 하는 사회복지사로 시민대상 역사문화해설과 문화재지킴이 등을 하는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스포츠법 책들을 차례로 저술했고, 발달장애인소프트볼협회 위원장을 맡아 장애인체육종목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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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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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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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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