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패러디와 유머'의 팝아티스트 샘바이펜(33),이번엔 작정하고 개인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길거리 아티스트에서 대형 화랑 전속작가로
MZ세대의 솔직발랄한 감성 담은 신작 눈길
PKM갤러리서 'LAZY'라는 타이틀로 개인전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나이키, 포르쉐, 월트디즈니, 설화수, 신세계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또는 기업)와의 콜라보레이션과 상품제작 등을 10년째 이어온 팝 아티스트 샘바이펜(SAMBYPEN, 본명 김세동)이 이번에는 작정하고 국내 메이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샘바이펜은 서울 종로구 PKM갤러리(대표 박경미)에서 'LAZY'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개막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샘바이펜 SAMBYPEN, 'LAZY', 2025.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대표작에, 자신이 만든 캐릭터 '시한폭탄맨'을 유머러스하게 대입시긴 작품이다. [이미지제공=PKM갤러리] 2025.04.25 art29@newspim.com

PKM갤러리 하면 윤형근, 유영국, 권진규 등 한국의 작고작가들과 정현, 이정진, 구정아, 백현진, 올라퍼 엘리아슨, 토마스 루프, 대런 아몬드 등 국내외 유명작가가 소속된 메이저 화랑이다. 작가 선별을 꽤나 까다롭게 해온 이 화랑이 30대 초반의 팝아티스트에게 손을 내민 것은 의외이자 파격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샘바이펜은 나이는 젊지만 어느새 작가 데뷔 10주년이다. 개인전도 거의 매년 해왔고, 수많은 국내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과 상품 제작, 공공미술, 벽화작업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히 달려온 스타 작가다.

박경미 대표는 "지난 3년간 샘바이펜의 작업을 지켜봤다. 작가가 10년 동안 무수히 많은 브랜드와 협업하고, 캐릭터도 만들고 하면서 꽤 내공이 쌓였더라. 상업적인 작업과 함께 자신만의 단단한 세계도 갖고 있어 그 양가적인 측면이 흥미로왔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보여 전속을 제안했다. 화랑으로서도 '요즘 작가'와 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샘바이펜은 "언젠가는 큰 화랑과 일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 부담도 되지만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PKM갤러리 입구에 내걸린 샘바이펜의 입체 작품. 시계를 망치로 내리쳐 박살이 난 설정이 'LAZY'라는 전시 주제를 압축해 보여준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4.27 art29@newspim.com

데뷔 1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에 샘바이펜은 '게으름'의 심리를 주제로 한 신작 회화 18점을 출품했다. 모두 최근 제작한 신작이다.

샘바이펜 개인전이 한창인 PKM갤러리에 들어서면 깨진 벽시계가 한켠에 매달려있다. 벽시계 중앙은 망치가 '꽝'하고 내려쳐 박살이 났다. "아침에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시계를 망치로 부숴버리고 싶은 상상, 누구나 하셨을 걸요? 모두들 너무나 바쁘게 사는데 게으르고 싶은 마음이 한 구석에 있을 것같아 '게으름'을 주제로 삼았죠."

이번 전시 'LAZY'에서 샘바이펜은 쏟아지는 정보 홍수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빨리감기와 숏폼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역설적으로 필요한 게으름에 주목한다. 숨막히는 일상 때문에 수시로 방향감각을 잃고, 때맞춰 마무리해야 할 일들에 귀찮음을 느끼는 도시인들의 아이콘으로 작가는 '시한폭탄맨'을 만들어냈다. 그가 만든 캐릭터 '시한폭탄맨'은 마쳐야 할 일을 뒤로 미룰 때 생기는 심리적 동요, 두려움, 무기력함을 상징한다.     

[서울=뉴스핌] 작가 샘바이펜이 마티스의 그림을 패러디한 자신의 신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4.27 art29@newspim.com

소위 '뚜껑이 열렸다'로 표현되는 상황처럼 머리서 김이 뿜어져 나오거나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의 '시한폭탄맨'은 에드워드 호퍼, 에두아르 마네의 저 유명한 작품 속에 심슨가족, 포켓몬스터, 꼬마유령 캐스퍼 등의 만화 캐릭터들과 함께 천연덕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할 일은 태산이고, 폭발 직전의 심정일 텐데 뚱딴지같은 화면설정이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키며 입가에 미소가 감돌게 한다.

뉴욕 파슨스스쿨을 중퇴한 샘바이펜은 '그림을 그려 돈을 좀 벌자'는 심사로 2015년 타이어기업 미셸린의 마스코트를 패러디한 그림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명인 샘바이펜은 그의 인스타그램 아이디였다. 첫 개인전 후 내로라 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대중들과 친숙한 캐릭터와 문화적 대상을 재치있게 차용하면서 그 속에 자기만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대입한 그의 작업은 MZ세대들을 열광시키며 많은 팬을 만들어냈다. 어렵고 근엄한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이란 점이 팬덤을 형성한 요체다. 이번 'LAZY' 전시를 위해 창안한 '시한폭탄맨' 또한 현대인의 무기력과 불안을 톡톡 튀듯 유쾌하게 풀어내 묘하게 빨려들어간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Portrait of SAMBYPEN, 2025 Photo by Khan Jae Hun. Courtesy of artist & Khan Jae Hun 2025.04.25 art29@newspim.com

샘바이펜은 "데뷔하자마자 정신차릴 틈도 없이 달려왔는데 어느순간 내 작업이 창피하게 느껴질 만큼 부끄러웠다. 슬럼프와 우울감이 찾아온 것이다. 그래서 협업을 중단하고, 지난 2년간 나만의 작업에 몰두해온 결과물이 이번에 나온 그림들"이라고 덧붙였다.

초창기부터 일관되게 해오던 그래피티 작업에 밀도를 높인 신작 '벽(Wall)' 시리즈도 이번 전시에 나왔다. 캔버스에 미디엄을 쌓아올린 뒤 스프레이와 물감으로 도색했다가 다시 거친 터치로 갈아내기를 반복한 다음 세필로 그리는 방법을 더해 마치 거리의 외벽을 연상케 하는 회화를 만들어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샘바이펜 SAMBYPEN, 'Soldier Wall', 2025. [이미지제공=PKM갤러리] 2025.04.25 art29@newspim.com

작품 속에는 풍화된 글자와 그림, 다이너마이트와 탱크, 귀여운 동식물 캐릭터가 공존한다. 풍선껌의 판박이 스티커처럼 화면 여기저기에 도드라지게 그려넣은 'FAKE'라는 단어는 '순수예술이 진짜 순수한가'라고 되묻는 작가의 삐딱한 질문에서 비롯됐다. 누구보다 솔직한 직설어법으로 샘바이펜은 진짜와 가짜, 순수예술과 상업문화 사이을 넘나들며 새로운 실험과 모색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장 2층에는 화면 속 도상을 활용한 다양한 아트 상품과 굿즈가 전시되고 있다. 또 전시 주제에서 영감을 받은 젊은 뮤지션들의 음원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샘바이펜 SAMBYPEN, 'Crowd', 2025.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그림 'Nighthawks'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머러스하게 패러디한 작품이다. [이미지제공=PKM갤러리] 2025.04.25 art29@newspim.com

기업의 마스코트, 인터넷 밈, 만화 캐릭터, 명화, 영화 등 오늘날 대중소비사회의 낯익은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뒤섞거나 기발한 관점으로 비틀어온 샘바이펜은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을 꿈꾼다. 높은 권좌에서 내려다보는 방식이 아닌, 쉽고 재기발랄한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여, 복잡한 현실에서 누구나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기꺼이 촉매제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전시는 5월17일까지.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