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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 기회다] 리옹 도시재생의 원천 '협동조합'…"로컬상생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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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리옹 7구 지역 '르 쿠흐 시르뀌' 협동조합 카페 방문
'자율 운영·노동자 행복' 강조…사장 없는 평등 관계 유지
지역 생산품·주민 네트워크로 지속 가능 로컬 생태계 구축

◼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프랑스 리옹②>

현재 대한민국에서 지방 소멸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지역 균형 발전, 지방 소멸 대응 기금, 지방 시대 등 소멸 위기 대응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지방 소멸은 오히려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뉴스핌은 지역의 특성에 가치를 더해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에 주목한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전국 곳곳에서 경제적 활성화와 새로운 생활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청년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로컬 전문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함께하고 있는 뉴스핌의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시리즈는 한 사람에서 마을 공동체, 지역 공동체로 확산되면서 지역의 활력을 이끌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의 도전과 성장기를 담아낸다. 바로 지역의 가치와 사람, 혁신과 창조의 이야기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따져본다. 현장과 학계, 로컬 전문가 등의 제언을 들어 로컬 상생의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또한 미국 포틀랜드, 프랑스 리옹 등 해외 로컬크리에이터 선진지의 현실과 전략, 미래 비전을 조명해 지속 가능한 로컬 생태계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은 고대 로마 제국이 세운 갈리아의 수도로, 중세 이후 프랑스 왕국이 들어서며 수도가 파리로 자리잡은 이후에도 상업 도시로 발전해 왔다. 현재 리옹은 프랑스의 '미식의 수도'로 불릴 만큼 풍성한 음식 문화를 자랑하는 도시이자, 여러 문화 유산을 갖춘 역사·예술의 장으로 손꼽힌다. 지리적으로도 손강과 론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어디로 향하든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다.

리옹이 이러한 고유의 정체성을 갖기까지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과거 리옹은 구도심 공동화와 산업 쇠퇴 등을 겪으며 활력을 잃었지만, 청년 창업자와 예술가 등 지역 주민들이 발휘한 '로컬의 힘'이 침체된 도시를 되살려냈다. 지역 특색과 연계한 협동조합과 시장 등은 리옹만의 독창적 도시 문화를 형성했고, 오늘날 들어서는 유럽의 대표적 도시 재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뉴스핌>은 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로컬 전문가인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리옹 내 청년들이 운영하는 협동조합 카페인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를 찾아 지역을 다시 일으켜 세운 주역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이들의 공간은 리옹이 어떻게 로컬의 힘으로 다시 살아났는지를 생생히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 전경. 2025.08.20 rang@newspim.com

◆ 청년들이 만든 '사장 없는 직장'…"모두의 가치 섞인 독창적 모습으로"

르 쿠흐 시르뀌는 리옹 7구 내 론강 동쪽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리옹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구시가지인 '비유 리옹(Vieux Lyon)'이 손강 서쪽에서 과거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르 쿠흐 시르뀌는 강을 건너 현재의 일상을 담아내는 공간이다. 지역 주민과 청년들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활 로컬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골목길 사이에 서 있는 오래된 건물로 가까이 다가서면 벽 한쪽 면에 가득 채워진 알록달록한 벽화를 볼 수 있다. 이 벽면 앞에는 철제 의자와 식탁들이, 이들 위로 넓은 그늘을 드리우는 커다란 나무와 천막들이 놓여있다. 가게의 입구는 이런 그림 같은 풍경 속에 마치 벽화의 일부처럼 그려져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것이 분명한 아기자기하고도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구경할 수 있다. 한눈에도 젊은 개성이 느껴지는 배치는 분명 '청년'들의 손길이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 전경. 2025.08.20 rang@newspim.com

이날 가게에서 만난 줄리엣은 협동조합의 운영자 중 한 명으로, 서빙을 하다가 흔쾌히 취재진을 맞이했다. 가게 안에는 줄리엣을 비롯해 여러 명의 청년들이 같은 '동업자'로서 평등한 호칭과 태도로, 친구를 대하듯 가벼운 웃음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이런 수평적인 관계가 가게 전체의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줄리엣도 르 쿠흐 시르뀌의 시작점은 이렇듯 '위계 없는 공간'을 향한 희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15년 전의 창립자들은 위계 없는, 집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했다. 기존의 직장 문화가 너무 강압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이기도 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던 것"이라며 "이에 대안적 일터로 '사장이 없는 직장'을 실험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사장이 없이 모두가 평등한 권리와 책임을 나눠지고 운영되는 형태다. 구성원들은 새 식탁과 의자를 살지 말지, 산다면 어떤 디자인을 택할지 등 아주 사소한 문제들도 함께 결정한다. 이런 방식은 효율성 면에서 보다 부족하고 때로는 갈등을 낳기도 하지만, 이 과정 자체가 곧 르 쿠흐 시르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이곳의 청년들은 사소한 논의부터 큰 방향성까지 모든 것들을 함께 결정하면서 주체적 일터를 만들어낸다.

줄리엣은 "르 쿠흐 시르뀌는 우리 모두의 공간이라 애착이 크다. 의사결정이 집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장소 자체가 우리 각자의 성격과 가치가 섞인 독창적인 모습이 된다"며 "구성원들은 급여와 근무 시간, 휴가 등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운영 방식 일면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줄리엣은 "의사결정이 굉장히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합의가 안 되면 회의가 길어지고,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며 "사장이 없어서 책임과 정신적 부담 등을 모든 직원들이 나눠지게 된다. 집에 가서도 '내 가게'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 내부 전경. 2025.08.20 rang@newspim.com

의사결정은 회의를 통해 이뤄진다. 르 쿠흐 시르뀌의 구성원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정기 회의를 열어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매달 한 번씩 주제 토론을 열어 특정 사안에 대한 심화 논의를 이어간다. 연 1회 열리는 총회에서는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비전 등 큰 틀에서의 방향성을 점검한다.

이에 관해 줄리엣은 "결정은 항상 만장일치여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거부하면 통과되지 않고, 합의를 이룰 때까지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며 "이를 위해 포스트잇 작성과 익명 투표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역할 분담에도 수평적인 방식을 적용한다. 서빙·조리 등 기본적인 업무는 모두가 같이 하는 한편, 가게 운영은 분야별로 팀을 나누되 1년마다 순환 근무를 하는 방식이다. 구성원들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 사람이 특정 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는 구조를 탈피하려는 취지다.

줄리엣은 "가게 운영은 인사팀과 공급팀, 공간 운영팀 등 세 팀으로 나눠 운영하되 1년마다 순환 근무를 한다"며 "이밖에 서빙과 조리 등 기본적인 업무는 모두가 같이 하고 있다. 우리는 셰프와 서버의 구분 없이 모두 다방면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 지역 생산품으로 전부 조달…공동체 지탱하는 '사랑방'으로 자리매김

르 쿠흐 시르뀌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는 '로컬'이다. 이곳은 카페 운영에 필요한 식재료를 가능한 한 모두 인근에서 조달한다. 채소는 리옹 인근의 소규모 농가에서, 맥주는 드롬과 생테티엔의 지역 브루어리에서 들여온다. 커피처럼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 하는 품목도 현지 로스터리에서 직접 볶아내 지역과의 연결 고리를 이어간다.

이런 원칙은 단순히 '가까운 곳에서 들여온다'는 차원을 넘어선다는 평가다. 협동조합은 지역 농가·양조장 등과 꾸준히 거래하면서 서로의 생계를 지탱하는 파트너가 된다. 또한 손님에게는 '이 커피는 리옹에서 볶은 원두로 내렸고, 이 맥주도 옆 동네에서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곧 상품의 가치가 된다. 소비가 곧 지역과 연결되는 경험이 만들어지면서, 르 쿠흐 시르뀌는 카페를 넘어 지역 공동체를 묶어내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줄리엣은 "우리 가게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지역 생산품이다. 커피처럼 프랑스에서 재배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수입하지만, 이 경우에도 원두는 리옹의 로스터리에서 직접 볶는다"며 "야채와 곡물, 육류, 맥주 등도 모두 지역에서 공급받는다. 최대한 근거리 생산자와 협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에서 주문한 음식들. 메뉴들은 모두 로컬 생산품들로 요리됐다. 2025.08.20 rang@newspim.com 2025.08.24 rang@newspim.com

실제로 이날 가게에서 맛본 음식들에는 이들의 로컬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총 세 가지로 이뤄진 코스 요리를 주문하자 테이블 위에는 토마토 수프와 병아리콩으로 만든 바삭한 스틱이 먼저 올랐다. 이어 메인 요리로는 채식 라구와 신선한 계란, 가지 등에 밥이 곁들여졌다. 마지막으로는 고소한 견과류 케이크와 수박 주스가 디저트로 제공됐다. 모든 재료가 지역에서 조달된 신선한 농산물이었고, 채식 메뉴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지역과 연결된 이야기가 담겨있는 특별한 식탁이었다.

르 쿠흐 시르뀌는 이런 특색을 바탕으로 지역과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단골 손님들뿐만 아니라 이웃 가게·구청 등과도 꾸준히 교류하며 동네의 일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일반적인 카페가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 행정과 주민이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면서 로컬 생태계 속에서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해냈다.

줄리엣은 "리옹 7구는 전통적으로 이민자와 학생, 지식인 등이 섞인 다채로운 동네다. 협동조합은 오래 전부터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다른 상점이나 호스텔 등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왔다"며 "구청 등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 행사를 할 때면 늘 허가를 받아왔고, 거의 거절 당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르 쿠흐 시르뀌의 존재감은 7구에도 좋은 영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곳에서의 작은 소비와 만남이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줄리엣은 "지역 가게들과 거래를 하며 경제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고, 학생층 손님들을 불러모아 동네 분위기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단골 손님들도 많아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의 운영자 중 한 명인 줄리엣과 로컬 전문가인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가게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5.08.20 rang@newspim.com

이들은 가게 운영에 있어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적정한 마진을 남기되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정직한 가격'을 원칙으로 삼는다. 이를 바탕으로 한 고객 충성도를 핵심 자산으로 키워가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구성원의 개인 사정까지 존중하는 배려도 중요한 가치로 두는데, 육아로 근무 조정이 필요한 직원에게 유연성을 보장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강조하는 철학은 '노동자의 행복'이다. 줄리엣은 "우리는 가게이므로 수익을 내야 하지만, 이익을 직원들의 희생 위에 둘 수는 없다"며 "돈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런 철학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충돌이 불가피하지만, 가능한 한 절충점을 찾고 다수가 함께 책임을 나누면서 때로는 불편한 타협도 받아들이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르 쿠흐 시르뀌의 최우선 목표는 확장이 아닌 '존속'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식업 환경이 급격히 흔들린 상황에서, 이들은 충성 고객과의 관계를 지켜내면서도 '사장이 없는 직장'과 '노동자의 행복을 우선하는 일터'라는 본래 취지를 유지하고자 한다. 지역 주민과 더 긴밀히 연결되고, 친절한 이웃으로 남아 있는 것 역시 앞으로도 변치 않을 비전이다.

줄리엣은 "우리의 목표는 무엇보다 존속이다. 코로나 이후 외식업 환경이 불안정해 살아남는 것 자체가 과제가 됐다"며 "손님들과 충성도 높은 관계를 만드는 동시에, 우리의 원칙인 '자율 경영'과 '노동자의 행복'을 지켜낼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이 지역의 일부이며, 지역 주민들에게 한결 같은 이웃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 전경. 2025.08.20 rang@newspim.com

rang@newspim.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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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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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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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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