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쿠팡플레이가 고창 시골 마을에 프랑스 디저트 빵집을 여는 예능 '봉주르빵집'을 선보였다.
- 박근형 PD와 김란주 작가는 빵집을 통해 어르신들이 새로운 공간·경험을 누리고 관계가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 작은 빵집이 지역 정서와 경제, 관광까지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로컬 커뮤니티와 시니어 공간 확장 가능성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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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오래 살고 보니 이런 경험도 다 해보네."
쿠팡플레이 예능 '봉주르빵집'을 연출한 박근형 PD와 김란주 작가는 92세 할아버지의 이 한마디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시골 마을의 오래된 슈퍼마켓에 프랑스식 디저트 빵집이 들어서고, 마을 어르신들은 빵을 먹기 위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단순한 '힐링 예능'을 넘어 작은 빵집 하나가 사람들의 일상과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담아낸 '봉주르빵집'은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예상 밖의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봉주르빵집' 박근형 PD와 김란주 작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들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10위권 반응이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며 "이 감성이 해외에서도 통할까 싶었는데 보편적인 정서에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형 PD 역시 "기획안을 처음 받았을 때 그림이 바로 그려졌다"며 "시골 어르신들이 새로운 공간을 경험했을 때 얼마나 좋아하실까 하는 생각에 끌렸다"고 회상했다.
'봉주르빵집'은 고창의 한 마을에 프랑스 디저트 빵집을 열고 배우 차승원, 김희애, 김선호, 이기택이 직접 빵과 커피를 만들고 손님을 맞이하는 과정을 담는다. 화려한 미션이나 경쟁 대신, 빵을 매개로 어르신들과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심이 된다.
출연진 캐스팅 역시 프로그램의 정서에 맞춰 이뤄졌다. 김 작가는 "차승원은 셰프 역할을 집요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김희애는 어르신들에게 가장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라고 봤다"며 "김선호는 주변에서 워낙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기택 역시 많은 추천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프랑스 디저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프랑스 디저트가 종류도 많고 시각적으로도 아름답다"며 "먹는 것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제작진은 제과·제빵이라는 분야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김 작가는 "처음에는 구현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요리가 아니라 거의 과학 같았다"며 "계량부터 재료 수급까지 모든 과정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박 PD 역시 "요리는 눈대중으로 가능하지만 제과·제빵은 미세한 차이의 영역이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차승원의 집요함은 제작진도 놀라게 했다. 김 작가는 "차승원이 긴장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며 "촬영이 끝난 뒤에도 계속 회의를 하고 방향성을 물어봤다. 어르신들이 처음 드시는 디저트인 만큼 정말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현장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빵'보다도 '사람'이었다. 박근형 PD는 "어르신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며 "문턱 없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인테리어에도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빵집 안보다 오히려 빵집 밖의 이야기를 더 따라가고 싶었다. 빵을 먹고 난 뒤 어르신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을 어르신들은 촬영이 끝난 뒤에도 제작진에게 아쉬움을 전했다고 한다. 김 작가는 "한 번 오신 분들이 계속 다시 오셨다"며 "김희애 선배가 이름도 기억해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시니까 더 신나 하셨다"고 떠올렸다.
특히 기억에 남는 손님으로는 92세 노부부를 꼽았다. 김 작가는 "할아버지가 '평생 맨땅 일구며 살았는데 오래 살고 보니 이런 경험도 해본다'고 말씀하셨다"며 "보약 먹은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이 프로그램을 왜 했는지 알 것 같았다"고 말했다.
'봉주르빵집'은 단순한 예능을 넘어 지역성과 로컬 콘텐츠 가능성에 대한 화두도 던졌다. 제작진은 실제로 촬영지였던 고창의 오래된 슈퍼마켓에 다시 불을 켜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약 10년 전 예능 촬영 때 들렀던 슈퍼였는데 갈 때마다 마을 분들이 그 이야기를 하셨다"며 "다시 한 번 추억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와 관광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최근 일부 지역이 '빵지순례' 명소로 떠오르며 지역 관광과 연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 역시 '봉주르빵집'이 고창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경남 김해의 한 유명 빵집을 중심으로 주변 상권에 빵집이 우후죽순 생겨났던 사례처럼, '봉주르빵집' 역시 고창을 새로운 '빵의 고장'으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박근형 PD는 "작은 빵집 하나가 어르신들의 삶을 정말 크게 바꾸더라"며 "시니어 카페나 로컬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게 됐다. 어느 정도 정착된다면 지자체와도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후반부에는 출연진들의 케미도 더욱 살아난다고 귀띔했다. 김 작가는 "초반에는 힐링과 콘셉트 설명에 집중했다면 뒤로 갈수록 배우들끼리 친해지면서 예능적인 재미도 커진다"며 "먹는 것을 매개로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