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법원이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 MBK와 메리츠가 2000억원 운영자금을 못 모았다.
- 20일까지 즉시항고와 실제 자금 확보가 남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법원, 수정 회생안 수행 가능성 없다고 보고 절차 폐지
2000억원 실제 조달 땐 재개 가능…실패하면 자산 매각 수순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회생절차를 밟아온 홈플러스가 사실상 청산 갈림길에 섰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최소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하자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홈플러스에는 즉시항고를 통해 결정을 되돌릴 수 있는 약 2주의 시간이 남아 있다.
홈플러스 위기는 2015년 MBK 인수 이후 누적된 차입 부담과 점포 매각, 대형마트 업황 악화가 겹친 결과다. 점포를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했지만 임차료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고 온라인 유통업체가 성장하면서 본업 경쟁력도 약해졌다. 결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단기 자금 조달이 막히자 지난해 3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 2000억 못 구해 회생안 표결조차 못 갔다
3일 서울회생법원 제4부는 홈플러스의 수정 회생계획안에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성사됐지만 남은 대형마트 사업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지지 않았고 영업을 지속하는 동안 매출은 줄어든 반면 급여와 납품대금, 세금 등 공익채권은 빠르게 늘었다는 이유다.
법원이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하다고 본 최소 운영자금은 2000억원이다. 법원은 영업양도와 긴급운영자금(DIP) 조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가결기한을 두 차례 연장해 이날까지 시간을 줬지만 끝내 자금이 확보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30일 점포를 126개에서 67개로 줄이고 인력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해 약 1조2000억원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수정안을 냈지만, 비용 절감보다 당장 회사를 운영할 현금이 없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했다.
법원은 수정안을 채권자들이 표결하는 관계인집회에 넘기지 않았다. "회생이 필요하다"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실행할 돈이 없는 계획은 회생안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법원은 조사 결과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본 바 있다.
2000억원 조달을 둘러싼 MBK와 메리츠의 입장 차도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메리츠에 2000억원 전액 대출을 요청했지만, 메리츠는 김병주 MBK 회장 등의 보증을 전제로 1000억원까지만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나머지 1000억원은 대주주인 MBK가 직접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메리츠는 긴급운영자금조차 자체적으로 마련하지 못할 만큼 경영이 악화된 기업에 추가 대출을 제공하려면 부실경영 책임이 있는 대주주 측의 보증과 자금 부담이 뒤따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폈다.
반면 MBK는 메리츠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워 사실상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MBK는 홈플러스 투자금 약 2조5000억원을 이미 전액 손실 처리했고,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약 4000억원을 추가 지원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담보권자인 메리츠가 약 5000억원의 이익을 얻는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며 메리츠가 회생보다 채권 회수에 유리한 조건을 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양측이 자금 부담 주체와 책임 소재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법원이 제시한 자금 조달 기한은 끝났다.

◆ 20일까지 '실제 자금' 마련해야…실패 땐 파산 가능성
다만 법원은 한 가지 변수를 마련해뒀다. 홈플러스는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마지막 날이 공휴일과 겹쳐 오는 20일까지 항고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법원이 홈플러스에 별도로 부여한 자금 조달 유예기간이 아니라 법이 정한 불복기간이다. 이 기간 안에 실제 2000억원을 확보한 뒤 즉시항고할 경우에만 법원이 폐지 결정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 단순한 지원 약속이나 협의가 아니라 법원이 인정할 수 있는 확정적 자금조달 계약이나 실제 자금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폐지 결정은 확정된다. 이후 법원이 지급불능 등 파산 요건을 인정하면 파산을 선고할 수 있다. 파산관재인이 점포와 토지, 물류센터, 재고, 상표권 등을 매각해 채권자에게 배분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일부 핵심 점포는 매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한동안 영업할 수 있지만, 회사 정상화보다 자산 처분과 채권 회수가 중심이 된다.
마트노조는 MBK와 메리츠의 책임 공방을 끝내기 위해 정부와 국회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회에서는 사모펀드의 과도한 차입과 인수기업 자산 매각을 제한하는 법안도 논의 중이다. 다만 이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일 뿐, 홈플러스에 필요한 2000억원을 대신 마련하거나 폐지 결정을 자동으로 되돌리는 장치는 아니다.
결국 홈플러스의 운명은 남은 기간 안에 누가 실제 돈을 넣느냐에 달렸다. MBK와 메리츠가 분담안을 찾거나 정부가 협상을 중재해 자금 조달을 성사시키면 회생절차가 되살아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파산과 자산별 매각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