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환·회생·채무조정 원스톱 지원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위기를 조기에 감지하고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재도약 체계를 구축한다. 기업이 직접 신청해야 지원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25만개 중소기업의 위기 징후를 실시간 분석해 먼저 경보를 보내고, 재무구조 개선부터 회생까지 기업 상황에 맞는 지원을 연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재도약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경기 둔화와 산업구조 변화로 증가하는 위기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회복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대책이다.

◆ AI가 먼저 위기 감지…25만개 기업 선제 지원
중기부는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 이용기업 약 6만개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조기경보시스템(EWS)을 전체 중소기업 25만개로 확대한다. AI가 재무정보뿐 아니라 뉴스와 산업보고서, 공공데이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종합 분석해 기업별 위기징후지수를 산출한다. 위험도가 높아지면 알림톡이나 문자메시지(SMS) 등을 통해 기업에 경보를 발송한다.
AI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재도약지원센터가 기업을 심층 진단하고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성장위기 기업에는 사업전환을, 재무위기 기업에는 구조개선과 회생 지원을 집중 제공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업력 7년 이상 법인 중소기업 가운데 위기징후 기업은 약 5만5000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성장위기 기업이 24.5%, 재무위기 기업이 10.7%, 성장과 재무 문제가 동시에 나타난 복합위기 기업이 14.8%였다.

특히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기업 가운데 45%는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까지 획일적으로 구조조정하기보다 회복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조기에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정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무위기 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금융권 상생금융지수 평가에 '중소기업 채무조정 실적'을 반영해 은행의 채무조정을 유도하고, 법원과 협력해 회생절차 이전 단계인 회생 전 자율구조조정(Pre-ARS)을 활성화한다. 회생인가를 받은 기업도 구조개선자금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재창업자금과 긴급경영안정자금도 연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전환센터와 재도전지원센터도 하나의 '재도약지원센터'로 통합해 경영진단부터 사업전환, 금융, 회생까지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 분사·M&A도 사업전환 인정…공급망 단위 혁신 지원
사업전환 제도도 대폭 손질한다. 그동안 사업전환은 업종 변경이나 신사업 추가 중심으로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분사와 조인트벤처(JV), 인수합병(M&A)도 사업전환 유형으로 포함한다.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 공급망 재편 등 사업전환 준비 과정에서 이뤄지는 혁신활동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한다.
사업전환 대상 산업도 확대한다. 기존 6대 신산업에 더해 정부의 '5극 3특 성장엔진'과 지역 주력산업을 포함해 지역 전략산업으로의 전환도 적극 지원한다. 사업전환 승인 비율도 지난해 59%에서 70%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사업전환 기업에는 연구개발(R&D)과 AI 교육, 스마트공장 구축, 로봇 활용 제조혁신, 정책자금·보증, 수출지원 등을 묶은 '5종 패키지 지원'을 제공한다. 총 1조원 규모 재도전펀드를 활용한 투자도 병행한다.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함께 미래 산업으로 전환하는 '공동 사업전환'도 새롭게 추진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될 경우 완성차 기업뿐 아니라 협력사까지 공급망 단위로 함께 사업을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공동전환 계획 수립부터 기술검증, 연구개발, 사업화, 정책금융까지 연계 지원하고, 공동 사업전환에 참여한 대기업에는 동반성장지수 실적도 인정한다.
규제 개선도 병행한다. 사업전환 기업의 전문 외국인력(E-7) 체류기간을 최대 5년으로 확대하고, 지방사업장 신·증설 시 지방투자보조금 지원 요건을 완화한다. 사업전환형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매각 후 재임대(Sale & Lease Back) 제도도 활용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위기기업을 사후적으로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기반 조기경보와 맞춤형 지원을 결합한 새로운 재도약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