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최태원 SK 회장이 24일 노소영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 지급 판결을 받았다.
- 법원은 SK㈜ 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고 2024년 4월16일 주가를 기준으로 노소영 몫을 약 3분의 1로 산정했다.
- 최 회장은 SK㈜ 주식담보대출·SK실트론 지분 활용·계열사 배당 확대를 섞은 복합 조달로 지배구조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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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몸값 뛴 실트론, 매각 시점이 변수
SK실트론 몸값 7조 육박...매각 협상은 안갯속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세기의 이혼'으로 불려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24일 파기환송심에서 결론이 났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이날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원과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소송이 시작된지 9년 만이다.
이로써 최 회장이 이번 소송으로 최종 부담하는 금액은 재산분할금 9440억원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앞서 확정된 위자료 20억원까지 더하면 총액은 9460억원이지만, 위자료는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2024년 8월 김 이사장이 개인 자금으로 이미 지급해 해소된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온전히 재산분할금 9440억원의 조달 방식에 쏠린다.
재판부는 최 회장 보유의 SK㈜ 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해 분할 대상에 포함시키면서도, 재산분할 결과로 노 관장 몫을 약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인정했다. 앞서 2심이 노 관장 몫으로 인정한 35%보다는 다소 낮아진 수치다.

◆ 관건은 '기준 시점'…최 회장에 유리하게 작용
이번 파기환송심의 최대 쟁점은 SK㈜ 주식 가치를 언제 기준으로 산정하느냐였다.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16일 SK 주가는 16만원대였던 반면,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인 지난 6월 26일에는 81만5000원까지 뛰어올라 시점에 따라 분할 대상 재산 가액이 5배 넘게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최 회장 측 주장대로 2024년 4월 16일을 기준 시점으로 채택했다. 당시 최 회장의 SK㈜ 지분 가치는 약 2조7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최근 SK㈜ 주가가 60만~80만원대를 오간 점을 감안하면, 만약 노 관장 측 주장대로 파기환송심 종결일 주가가 적용됐다면 재산분할금은 조 단위로 대폭 불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이날 판결은 시가 상승분을 최 회장의 경영 기여로 돌린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가 그대로 관철된 것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최 회장이 혼인 파탄 전 친인척에게 넘긴 증여 주식 역시 종전 대법원 판단대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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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회장의 실탄 마련 시나리오는?
9440억원 규모는 2024년 항소심이 인정했던 1조3808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최 회장 개인 자산 대부분이 SK㈜ 주식에 묶여 있어 현금화 방안이 관전 포인트다. 액수가 9000억원대로 정리되든, 1조3000억원대로 남든 일반인 시각으로선 천문학적인 숫자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 개인적인 일이어서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재산 분할 계획에 대해 다양하고 복합적일 것이란 원론적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계열사 한 관계자는 "그룹 내 매우 무거운 분위기"라고 말을 아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카드는 SK㈜ 주식담보대출이다. 최 회장은 현재 보유한 SK㈜ 지분 1297만5472주 가운데 약 45%(588만주)를 담보로 약 49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SK㈜ 주가 상승으로 담보가치는 커졌지만, 추가 대출 여력이 무한정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을 담보대출만으로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번째는 최 회장이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통해 간접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지분의 처분 또는 TRS 계약 정산을 통해 상당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 TRS는 금융회사가 명목상 지분을 보유하고 총수익을 투자자가 가져가는 파생계약이다. 최 회장은 이를 통해 SK실트론 지분을 사실상 보유하고 있다.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당초 5조원대 전후로 평가됐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항 덕에 최근 7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때문에 매각 시 확보할 수 있는 현금 규모도 예전보다 훨씬 커진 상태다. 다만, SK그룹이 두산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 진행해 온 실트론 매각 협상 자체가 업황 반전으로 재검토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이 카드가 실제로 얼마나 신속하게 현금화로 이어질지는 변수가 많다.
세 번째는 SK텔레콤 등 계열사 배당을 확대해 지주사 SK㈜로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키우는 방안이다. 다만 배당을 늘리면 그만큼 신규 투자에 쓸 재원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지적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분 매각이나 담보 대출 확대에는 각각 경영권 희석, 추가 대출 여력 한계라는 걸림돌이 있는 만큼, 실제로는 담보대출·배당·실트론 지분 처분을 섞어 쓰는 '복합 조달'이 유력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 SK 지배구조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
시장이 가장 예민하게 지켜보는 대목은 지배구조 영향이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9%(1297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6.66%) 등 특수관계인을 합치면 지분율은 25%대에 이른다. 국민연금이 7.75%, 자사주가 24.8%를 쥐고 있다.
23일 종가(65만5000원) 기준 최 회장 지분 가치는 약 8조5000억원 규모로, 이번에 확정된 9440억원은 그 11% 안팎에 해당한다. 2조원대 지분 가치를 기준으로 1조원 넘는 금액을 마련해야 했던 2024년 항소심 국면과 비교하면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진 셈이다.
이 때문에 재계와 증권가 등에서는 최 회장이 SK㈜ 지분을 직접 처분하지 않고도 담보대출과 배당, 실트론 지분 매각만으로 재원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1조3808억원 재산분할을 파기환송하며 조 단위 부담을 덜어낸 직후에도, 시장에서는 SK㈜ 지분 매각에 따른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최 회장 측은 이날 선고 직후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며 재상고 의사를 밝혔다. 반면 노 관장 측은 선고 직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분할 비율이나 기준 시점에 이견이 있다면 재상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재산 조달 방식이 SK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실트론 매각, 주주환원 정책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최 회장의 선택으로 옮겨가고 있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