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동유가 8월 26일 이화익갤러리서 개인전을 열었다.
- 전시는 나비와 드리핑으로 이미지와 기억을 탐구했다.
- 이중초상에서 확장한 신작은 9월 15일까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작은 사각 속에 마릴린 몬로의 초상을 반복해 그린 뒤 존 F. 케네디의 거대한 초상화를 만드는 식의 이른바 '이중초상' 연작으로 엄청난 명성을 누리던 작가 김동유. 역으로 마릴린의 거대 초상화에는 작은 케네디 초상 수천개가 숨어 있어 '아하!'하고 무릎을 치게 하던 작업이었다.

이처럼 서로 연결됐거나 대척점에 속한 인물을 교차시키며 흥미로운 인물초상 연작을 선보인 김동유는 한 시대를 뜨겁게 풍미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수백, 수천개의 작은 나비로 동서양의 인물화 내지는 한국의 전통불상, 고전명화 패러디 작업을 펼쳐 화제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의 이화익갤러리(대표 이화익)는 17년 만에 김동유 작가를 초대해 신작전을 연다.
'나비와 드리핑'이란 타이틀로 8월 26일 개막한 전시에는 'Butterfly(나비)'와 'dripping(드리핑)'이라는 두가지 모티브에 기반한 작품들이 한데 모였다. 이 두가지 개념을 통해 김동유는 이미지와 기억, 우연과 아름다움에 대한 또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회화에서의《Dripping》기법은 미국의 추상화가 잭슨 폴락이 차용하며 유명해졌지만 김동유에게도 남다른 기억이 있다. 작가는 대학원생이던 1988년 3월, 첫 수업을 위해 회화 실기실을 찾은 노(老) 교수가 시멘트 바닥에 무질서하게 남겨진 물감자국을 지긋이 바라본 뒤 '이게 더 낫다'라고 일갈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 교수는 실기실 바닥에 흩뿌려진 물감자국을 구둣발로 '탁' 내려친 뒤 홀연히 강의실을 떠나버렸다.
당시에는 의미 없이 흩어진 흔적이었던 물감자국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김동유의 캔버스에 등장했다. 우연히 남겨진 흔적이 하나의 이미지가 되고, 그 이미지가 다시 회화의 구조를 만들며 작가의 새로운 작업으로 탄생한 것이다. 'Dripping' 연작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와 우연히 발생한 흔적이 한 화폭 안에서 유기적으로 만나면서 무엇이 회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오래 전부터 김동유 작품에서 간간이 볼 수 있었던《Butterfly》역시 작가의 오랜 기억에서 비롯됐다. 1990년대 초 작가는 길가에 버려진 이발소그림(지극히 키치적인 장식용 그림) 위에, 어린 시절 나비 채집을 떠올리며 아홉 마리의 나비를 그려넣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아름다움과 가뿐함, 생성과 소멸을 떠올리게 하는 나비는 이후 작가의 작업에서 기억과 변화, 이미지의 허구성을 상징하는 또하나의 모티프가 됐다. 김동유는 나비 수백, 수천마리를 그려넣으며 반 고흐, 세익스피어의 초상과 반가사유상 등을 그만의 조형어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비들이 날개를 퍼뜩이며 날아가고 나면 부질없는 허상만 남는 것처럼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 허상이자 꿈'이라 하는 작가는 인간의 감정이나 기억 속 이미지 또한 고정된 상태로 머물지 않는다고 했다. 서로 다른 감정과 의미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다시 돌아오며 또다르게 변주된다는 것.
때문에 '나비'라는 모티프 또한 김동유 작가가 회화를 통해 탐구해온 '이미지의 변환'과 절묘하게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번 '나비와 드리핑'전은 김동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이중초상'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이미지의 변환'을 확장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다. 그의 회화세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주되고, 어떻게 퍼져나갈지 궁금해진다. 이화익갤러리에서의 김동유 개인전은 오는 9월 15일까지 계속된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