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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가 배우는 경로에도 책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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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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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인 교수가 2일 AI 시대 저작권의 핵심을 통제가능성으로 제시했다
  • 지식증류 등으로 창작물 이용 경로가 불투명해져 권리행사가 어려워졌다
  • 학습데이터 출처와 가공·전달 과정을 기록하는 투명성 제도가 필요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박정인 덕성여대 AI DynaInfo 연구소 연구교수

내가 쓴 책을 인공지능이 배웠다. 그런데 그 인공지능의 답변을 또 다른 인공지능이 배우고, 다시 그 결과를 새로운 인공지능이 학습한다. 몇 단계를 거친 뒤 기업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작가의 책을 직접 복제하지 않았습니다."

이때 작가는 누구에게 무엇을 물을 수 있을까. 자신의 문장이 어디에서 사용되었는지, 어떤 경로로 다른 서비스에 전달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면 저작권은 어떻게 행사할 수 있을까. AI 시대 저작권의 문제는 침해 여부를 넘어, 권리자가 자신의 창작물 이용을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가라는 '통제가능성'의 문제로 넓어지고 있다.

AI 기술의 개발이나 사용이 곧 저작권 침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은 지식과 사실, 아이디어 자체를 독점하게 하는 권리도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 창작한 표현이 어떤 경로로 이용되는지 확인하고, 허락이 필요한 이용에 조건을 정하며, 침해에 대응하도록 하는 핵심적인 법적 수단이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이 기능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박정인 교수

문제는 기술의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권리행사에 필요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기업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고 학습시키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원문을 직접 이용하는 대신 다른 모델의 출력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가 모두 법을 피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그 결과로 창작물의 이용 경로가 불투명해지고, 권리자가 침해를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살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식증류'다. 쉽게 말하면 교사 역할을 하는 AI의 답변이나 예측 결과를 이용하여 학생 역할의 AI를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더 작고 효율적인 모델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저작권 문제에서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가령 A기업이 수많은 도서를 이용해 AI를 개발하고, B기업이 그 AI의 답변을 수집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고 하자. B기업이 원본 도서에 직접 접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A기업 AI의 답변에 원저작물의 창작적인 문장이나 구체적인 표현이 재현되어 있고, B기업이 이를 다시 이용했다면 그 과정의 복제나 표현 이용을 따져야 한다.

반대로 전달된 내용이 일반적인 지식이나 사실, 아이디어에 그친다면 원저작권자가 후속 모델까지 당연히 통제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최초 모델의 학습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후속 모델이 자동으로 침해물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몇 단계를 거쳤는지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보호되는 표현이 실제로 어떻게 이용되었는가에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사실을 확인할 자료가 기업 내부에 있다. 작가는 자신의 표현이 이전되었다고 의심하더라도, 어느 모델의 어떤 출력을 거쳐 다음 학습에 들어갔는지 알기 어렵다. 법률상 권리가 존재해도 이를 행사할 정보가 없다면, 권리는 현실에서 힘을 잃는다.

앤스로픽 로고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여기서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있다. AI가 만든 결과물에 새로운 저작권이 생기는지와, 그 결과물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AI가 저작자가 될 수 없다고 해서 기존 작품의 표현을 자유롭게 복제하거나 변형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는다. "기계가 만들었다"는 사정은 기업이나 이용자의 행위에 대한 법적 검토를 대신할 수 없다.

책을 구입했다는 사실 역시 모든 후속 이용을 포괄적으로 허락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의 앤트로픽 관련 소송에서 2025년 6월 연방지방법원은 해당 사건의 AI 학습 이용과 구입한 종이책의 디지털 전환을 공정이용으로 판단하면서도, 해적판을 내려받아 중앙 자료실에 보관한 행위는 별도로 다루었다.

자료의 취득, 보관, 학습이라는 단계에 따라 판단을 구별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특정 사건에 관한 판단이며, 모든 AI 학습의 적법성을 일괄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 사례를 특정 기업이 합성 데이터나 모델 병합을 이용해 저작권을 회피했다는 주장으로 확대할 근거는 없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확인되지 않은 기술적 추측이 아니라, 책을 확보한 뒤 어떤 이용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제도다.

검색증강생성, 이른바 RAG도 마찬가지다. RAG는 답변을 만들 때 외부 자료를 검색해 활용하는 방식이고, 지식증류는 다른 모델의 결과를 학습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반드시 대체하는 관계는 아니다. 기술의 이름이 달라져도 자료를 복제하거나 보호되는 표현을 재현하는 과정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미국 저작권청도 2025년 AI 학습 보고서에서 자료 수집, 학습, RAG, 출력 단계의 저작권 쟁점을 구분해 검토했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따라서 필요한 것은 기술 방식이 바뀌어도 작동하는 투명성 제도다. 원본을 직접 학습했는지, 다른 모델의 출력을 이용했는지, 합성데이터를 활용했는지에 따라 모든 기록이 끊겨서는 안 된다. 기업이 합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데이터의 출처와 취득 근거, 주요 가공 과정, 후속 학습으로 전달된 경로를 남기도록 해야 한다.

캘리포니아는 이미 이 방향으로 나아갔다. AB 2013에 따라 마련된 민법 제3111조는 적용 대상 생성형 AI 개발자에게 학습데이터에 관한 요약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며, 2026년 1월 1일부터 의무가 적용된다. 데이터의 출처와 유형, 저작권 보호 자료의 포함 여부, 합성데이터 이용 여부 등을 알리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이러한 요약 공개가 개별 작가에게 자신의 모든 작품 이용 내역을 확인해 주거나, 학습 허락과 보상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는 이러한 공개를 출발점으로 삼되, 실제 권리행사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일반 대중에게는 학습데이터의 구성과 이용 방식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침해 의혹이 있는 권리자에게는 관련 이용 여부를 확인할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분쟁이 발생하면 법원 등이 필요한 범위에서 기록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후속 모델 개발자의 책임도 구체적으로 나누어야 한다. 원저작물을 직접 수집한 기업, 다른 모델의 출력을 모은 기업, 이를 학습한 기업, 서비스를 운영한 기업이 각각 무엇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알 수 없었던 사실까지 무한정 책임지게 할 수는 없지만, 직접 원본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원산지와 출처를 확인하지 않은채 자신이 수행한 표현의 재이용까지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구조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AI 이미지 = 배상희 기자]

저작권자의 통제가능성이란 AI가 얻은 모든 지식을 소유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창작적 표현이 어디에서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확인하고, 허락이 필요한 이용에는 조건을 정하며, 침해가 발생하면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인공지능기본법도 투명성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제31조는 AI 기반 서비스라는 사실의 고지와 생성형 AI 결과물의 표시를 규정하고, 제34조는 고영향 AI에 대하여 학습용데이터의 개요 등에 관한 설명 방안을 수립·시행하도록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무만으로 저작권자가 자신의 작품이 학습에 사용되었는지, 어떤 경로를 거쳐 후속 모델에 이용되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저작권 문제는 고영향 AI에 해당하지 않는 생성형 AI에서도 발생한다. 따라서 현행법의 설명 의무를 바탕으로, 저작물의 이용 여부와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정보제공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AI의 판단을 이해하기 위한 투명성과 창작자의 권리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투명성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기술이 여러 단계를 거친다고 해서 인간의 권리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경쟁만큼,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전달했는지 설명할 책임도 중요하다. AI 시대 저작권 제도의 과제는 이 책임이 기술의 변화 속에서도 작동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인터넷주소분과위원회, 웹콘텐츠 활성화위원회 자문위원, 강동구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 위원을 역임했다. 공공기관 대상 법령입안강의를 하며, 대학에서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정보보안법, 디지털증거법, ICT트러스트공학, 일반 산업안전, 중대재해법 등을 강의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해인예술법연구소, 숙명여대 초빙교수, 단국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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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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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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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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