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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가상자산] 각국 정부 가상자산 제도화 속도…팔 걷어붙인 美·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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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에 성큼 다가선 가상자산 주류 시장 진입
가상사잔 제도와 규칙 마련 착수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값이 2021년 초 이후 70% 상승하며 전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2조달러로 불어났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제도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비트코인 관련 채굴 활동을 전면 금지하며 불법화한 한편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등 시장의 특정 영역에 대한 규제는 있지만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일부 결제기업들이 암호화폐를 허용하는 등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뉴욕증시에 상장하고 골드만삭스 등 월가 대형 은행들이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를 체결했으며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이뤄지는 등 가상자산 산업이 주류 투자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규제 강화와 극심한 가격 변동이 비트코인의 전망을 위축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시장이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며 규제 혹은 제도권 편입 움직임 등 주요 당국의 정책이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22일 미 CNBC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부사장은 "2022년은 규제 전선에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 틀림없다"며 "2021년엔 특히 미국 등 암호화폐 영역을 규제하려는 여러 정부의 관심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 올해는 가능할까, 비트코인 현물 ETF 기대감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올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미국 내 첫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해 첫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레티지'(BITO)를 승인해 암호화폐가 제도권 편입에 더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상품은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익스포저를 제공하기보다는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추적해 현물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BITO가 비트코인 자체 대신 선물 가격을 따르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 차트 2022.01.10 jihyeonmin@newspim.com

아이야르 부사장은 "지난해 출시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선물 계약 만기연장 비용이 연간 5~10% 안팎이란 점을 감안할 때 개인 투자자들에게 친화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올해 승인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 이유로 암호화폐 시장이 현재 충분히 크고 성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EC는 지난 12월 17일 그레이스케일과 트와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2건에 대한 승인을 오는 2월로 연기했다. 지난해 10월 그레이스케일은 SEC에 현재 운용 중인 GBTC를 비트코인 현물 기반 ETF로 전환하기 위한 승인 서류를 제출했다.

지난해 2월 자산운용사 스톤리지홀딩스 그룹의 자회사 뉴욕디지털투자그룹(NYDIG)이 신청한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에 관한 결정은 1월 15일 예정이었으나 SEC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60일 연기했다. 

뉴욕증시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는 활발히 거래되고 있지만 현물 ETF는 계속해서 SEC에서 승인이 막히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고 일부 유럽 국가와 캐나다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가 거래되고 있다.  

◆ SEC 규제 강화 경고 오히려 호재…제도권 편입 기대로 읽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지난해 9월 중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임을 밝혔는데도 비트코인이 4% 이상 급등하는 일이 있었다.

규제 경고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오히려 치솟은 것은 규제 강화가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더 수월하게 녹아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SEC의 암호화폐 규제 경고가 나온 후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는 암호화폐가 미국 금융환경에 더 깊이 뿌리내리게 될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감독의 명확성은 은행들이 시장에 진입할 때 신용적 영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적었다.

전통적인 은행들이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예금이나 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등 암호화폐 산업에 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어 일부 리스크 위험이 존재하는데,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시장의 투명성이 향상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에 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그는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 10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최 청문회에서 "미국은 중국과 같은 암호화폐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하기 때문에 규제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 美 스테이블코인 규제, 업계의 뜨거운 감자

해외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규제 당국이 겨냥할 핵심 분야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말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가상자산의 미래를 형성할 수 있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의 토대를 마련하기 시작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겨냥하고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사진=블룸버그]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기존 자산 가격에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화폐로 법정화폐의 안전성과 암호화폐의 편리성을 결합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구매, 암호화폐 관련 파생상품 매매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는 미 달러화에 가격을 연동해 변동성을 줄인 것으로 달러 페그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유니온뱅크의 토드 로웬스테인 전략가는 "규제 당국이 기본 담보의 건전성과 레버리지의 양을 면밀히 살펴봄에 따라 의심의 여지 없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더 많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사람들은 주택 및 모기지 위기의 이면에 있는 담보가 의심스러워지고 위험 선호가 공격적으로 재평가된 때를 너무나 잘 기억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규제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국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는 우선적으로 의회의 법안 제정을 압박할 것이지만 의회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위원회가 나서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7일 FSOC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 자산의 급속한 성장은 중요하고도 잠재적인 새로운 취약점이라고 지적하며 높은 가격 변동성과 사기 가능성을 위험 요소로 제시했다.

FSOC는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 하에 거래된다면 투자자들이 해당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할 경우 광범위한 환매 및 청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디파이(탈중앙화금융) 규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달 초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인 국제결제은행(BIS)은 디파이의 규제를 촉구하면서 "탈중앙 금융이라는 환상에 관해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SEC가 증권이 아니라고 밝혀왔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이외의 암호화폐의 '그레이존'에 대한 보다 명확한 법적 설명이 제시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블록체인 기업 리플은 SEC와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다. SEC는 리플의 고유 코인인 XRP가 미등록 증권이며 임원 2명이 13억달러 상당의 불법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리플은 XRP가 증권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 EU, 2024년까지 유로존 일괄 적용 가상자산 규칙 도입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뿐 아니라 유럽도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와 규칙 마련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은 2024년까지 EU 27개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가상자산 규칙인 '가상자산 거래·발행 포괄적 규제(미카·MiCA)를 도입할 계획이다. 

MiCA가 입법화될 경우 ▲유로존 회원국 내 가상자산 보관과 관리▲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운영▲가상자산과 법정화폐의 교환 등의 서비스가 합법적으로 운영되게 된다.

미카가 암호화폐 유로존 국가들의 암호화폐 규제의 핵심이 되고 시장에 법적 안정성을 제공해 사용자와 소비자는 물론 개발자와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모든 회원국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법률을 통해 시장의 규제를 단순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인모션은 미카 도입이 규제 받는 모든 회사가 EU에서 완전한 자유를 얻어 운영될 수 있고 투자자들의 보호가 강화되는 두 가지 진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jihyeon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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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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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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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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