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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 등장한 암 치료제가 '3억6천만원'...제약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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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사업부 산도즈 분사 승부수
노바티스 '킴리아' 가격 3억6천만원?
매출 1위 '엔트레스토' 특허만료로 위기
차세대 신약개발 올인 노바티스 승부수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백혈병은 암일까 아닐까? 병 이름에는 암이 빠져 있으니 의학지식이 부족하다면 헷갈릴 수 있는 문제다. 백혈병은 혈액암의 일종이다. 의학적으로 종양(혹)을 형성하는 암을 '고형암', 그렇지 않은 암을 '비고형암'이라 한다. 백혈병이나 혈액암은 종양(혹)을 형성하지 않을 뿐 '비고형암'으로 지정돼 있다.

◆ '눈물의 여왕' 드라마에도 등장한 CAR-T 세포 치료제

'암'이란 이상 세포가 이상 증식하는 것을 총칭한다. 백혈병은 골수가 만들어 낸 정상 혈액세포(적혈구, 백혈구, 혈소판)가 '특정 원인'으로 인해 암세포로 전환,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과거의 암 치료 방식은 주로 화학항암제였다. 하지만 화학항암제는 독성이 강해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화학항암제보다 발전된 약물이 바로 면역항암제다. 사람 몸에 원래부터 있던 면역세포가 가장 강력한 암 치료제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사람 몸 속 면역세포(주로 T세포)는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기면 공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4년 4월에 종영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도 차세대 항암요법으로 주목 받는 CAR-T 세포 치료제가 등장한다.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홍해인(배우 김지원)은 머리에 치명적인 종양(혹)이 발견되며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드라마 설정상 여주인공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었다.

이때 남주인공인 백현우(김수현)가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 중인 암 치료제를 다 검색해 가능성 있는 치료제를 발견한다. 결국 여주인공은 독일로 가서 치료를 받는 데 이때 등장하는 게 바로 CAR-T 세포 치료제다. 하지만 드라마와 달리 CAR-T 세포 치료제는 '비고형암'인 혈액암에만 효과가 있다. 아직 '고형암' 치료사례는 없다.

키메라항원수용체(CAR)-T세포는 환자의 면역 능력을 증강시키는 면역 치료제의 일종이다. '키메라'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머리는 사자, 몸통은 양, 꼬리는 용 모양인 기이한 짐승을 말한다.

CAR-T 세포 치료제 역시 신화에 나오는 키메라처럼 2개 이상의 물질을 합성한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면역세포)에 특정 암세포를 인식하는 항원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합성한 치료제다. 쉽게 말해 T세포(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게 '특별한 안경'과 '무기'를 동시에 주는 것과 같다.

그런데 'CAR-T 세포 치료제' 가격은 어마어마하다. 약 만드는 과정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의약품과 다르게 철저한 환자 개인 맞춤형이다.

CAR-T 세포 치료제를 만드는 과정은 먼저 환자 몸에서 직접 T세포(면역세포)를 추출하는 게 1단계다. 이후 암세포와 결합시킬 수 있게 유전자 변형과 배양과정을 거쳐 다시 환자 몸에 주입하는 2단계 방식을 거친다.

이렇게 주입된 CAR-T 세포 치료제는 혈류를 따라 환자의 몸 속을 돌아다니면서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백혈병 등의 혈액암에는 치료효과가 좋지만 종양(혹)을 형성하는 '고형암' 치료는 어려운 이유다. 

[사진 = 셔터스톡]

◆ 노바티스 '킴리아' 가격이 무려 3억6000만원?

전 세계 최초의 CAR-T 세포 치료제는 2017년에 FDA의 승인을 받은 '노바티스'사의 '킴리아'다.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ALL)' 등의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의학용어라 병명부터 상당히 어렵다.

병명을 쪼개서 설명하면 '불응성'은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B세포'는 면역 체계의 일부로 항체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급성'은 암세포가 빠르게 증식한다는 의미다. '림프성'은 면역체계에 중요한 구성요소인 림프계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임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백혈병'은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생성돼 혈액과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암을 말한다.

기존 치료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이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에 '킴리아'를 투여할 경우 약 83%가 치료 효과를 보였다. 그 외에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의 경우 약 50%의 환자에게서 효과가 있었다.

'킴리아'는 FDA 승인 이후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승인돼 판매되고 있다. '킴리아' 이후로도 5개 회사의 CAR-T 세포 치료제가 추가로 승인됐지만 한국에서 급여 되는 치료제는 '킴리아'가 유일하다.

한국에서 '킴리아'의 가격은 무려 3억6000만원이다. 다행히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부담금은 약 600만원으로 줄어든다. 워낙 고가라서 보험급여를 적용 받는 킴리아 투약 환자는 3차 치료를 실패한 중증환자로 제한된다. 거의 마지막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면역항암제가 그렇듯이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이에 대비해 건강보험공단은 환자별 치료성과를 추적해 치료 실패 시 일정 금액을 제약사가 환급하는 '위험분담 계약'으로 진행한다.

한국에서 '킴리아'를 투약하려면 환자의 T세포(면역세포)를 추출한 뒤 미국 현지로 보내 다시 치료제로 개발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혁신적인 신약이지만 치료과정 자체가 만만치 않다.

효과가 상당히 좋은 약이지만 부작용도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킴리아 치료 후 환자의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 꼽힌다.

◆ '노바티스'의 역사는

노바티스(Novartis)는 1996년에 스위스의 제약회사인 '산도즈'와 '시바-가이기'의 합병으로 설립된 글로벌 제약 회사다.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혁신적인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2023년 10월에 제네릭(복제약) 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산도즈와 다시 분할했다는 점이다. 제네릭 사업은 매출이 높은 데 반해 마진이 낮아 재무제표상 수익성 지표가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산도즈는 제네릭 외에 첨단 기술이 필요한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 점유율도 높은 편이다. 노바티스는 산도즈를 분사한 후 순수 제약기업으로 변신해 앞으로는 혁신 신약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 '노바티스' 매출 1위 '엔트레스토' 특허만료로 위기

노바티스의 의약품 매출액 원투펀치는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와 건선 치료제 '코센티스'다. 매출액 1위인 '엔트레스토(Entresto)'는 만성 심부전 환자의 심장 질환 위험을 줄여준다. 이 약은 2023년 전 세계 의약품 매출 'TOP 20' 순위에서 마지막인 20위를 차지했다. 

'엔트레스토'는 2023년에 8조1000억원(6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0% 급증한 양호한 수치다. 안타까운 사실은 2025년에 '엔트레스토'의 특허가 만료된다는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공공보험 메디케어에 적용할 1차 약가 인하 의약품 10개 중에도 '엔트레스토'가 포함됐다. 이래저래 앞으로 마진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매출액 2위는 건선 치료제 '코센티스'다. 2023년 매출액은 6조7000억원(50억달러)로 전년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쟁사 약물로는 얀센의 '스텔라라'와 애브비의 '스카이리치' 등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매출액 3위인 만성혈소판감소증 치료제 '프로막타'의 2023년 매출액은 3조1000억원(23억달러)로 9% 성장에 그쳤다.

◆ 노바티스 미래 성장동력은 놀라운 신약 파아프라인

노바티스는 다양한 신약 개발로 주목 받는 글로벌 제약사다. 매출 1-3위 의약품들의 성장은 한계에 다다랐지만 그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을 만큼 위력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이 상당 수 존재한다.

노바티스 매출액 4위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케심타'다. 케심타는 2020년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2023년 매출액은 2조9000억원(22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무려 99% 폭증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5위는 '키스칼리'다.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표적치료제로 2017년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2023년 매출액은 2조8000억원(21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69% 급성장했다. 현재 다양한 환자군에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노바티스 매출액 상위 10개의 의약품 중 2023년에 가장 성장률이 높았던 건 매출액 9위인 '플리빅토'다. 플리빅토는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2022년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일명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다. 쉽게 설명하면 전립선암 세포에 치료 방사선을 전달해 암 세포를 사멸하는 기전이다.

2023년 매출액은 1조3000억원(10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무려 262% 급증했다.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는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미래 의학의 첨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 차세대 신약개발 올인 노바티스 승부수 통한다

아직 신약이라 매출액 상위 10위 안에는 못 들었지만 순위 밖에도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즐비하다. 전 세계 최초의 CAR-T 세포 치료제인 '킴리아'도 미래에 상당한 성장이 예상된다. 고지혈증 치료제 '렉비오'도 기대되는 신약이다.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를 위한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로 2023년에 FDA 승인을 받은 '파발타'도 유망 약품이다. 또 RNA 방식의 심혈관질환 치료제 '펠라카르센'도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역시 상당히 기대되는 약품 중 하나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치료제인 '셈블릭스'는 2024년 1분기의 노바티스 IR 행사 때 집중적으로 언급될 만큼 유망한 약품이다. PD-1/PD-L1 면역 관문 치료제 방식이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밖에도 수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이 존재하는 게 '노바티스'만의 강점이다.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노바티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계속 증가 중이다. 노바티스의 2023년 매출액은 61조3000억원(454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조2000억원(98억달러)으로 23% 급증했다.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다.

노바티스는 작년에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주력인 '산도즈'와 분사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를 통해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글로벌 제약회사의 길을 택했다. 미래에 노바티스의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거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노바티스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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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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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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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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