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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다시 못 본다' 지구촌 금리 발작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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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저축 2008년 정점
더 오래 더 높은 금리 시대
2050년 미국 10년물 8%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물건 값을 돈으로 책정하듯이 돈의 값은 금리로 매긴다. 물건 가격이 수급을 근간으로 결정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로 돈의 값도 수급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미국과 영국, 일본까지 '돈 값' 즉 금리가 치솟자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트럼프 2기의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대규모 관세와 세금 인하, 반이민, 여기에 국경 강화까지 주요 정책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기고,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조기 종료될 상황이라는 얘기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준이 2024년 9월 이른바 '빅 컷(big cut, 50bp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10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사이 미국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100bp 이상 뛰었다는 점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좌)과 연준 기준금리 결정(우) [자료=블룸버그]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와 국채시장의 기간 프리미엄을 포함한 이유가 제시되지만 근본적인 해답이라고 보기에는 만족스럽지 않다.

사실 월가와 경제 석학들 사이에 저금리 시대의 종료를 알리는 경고가 나온 것은 1~2년 전부터다. 이들이 제시한 근거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출범도 연준의 통화정책도 아니다. 전세계 돈의 수급이 금리 상승을 예고한다는 논리였다. 최근 추세적인 금리 상승과 이에 앞서 수 십년간 저금리 기조의 배경에는 과잉 저축(savings glut)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 지구촌 과잉 저축의 소멸 = 지금부터 20년 전인 2005년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준 의장은 지구촌의 과잉 저축을 둘러싼 논쟁에 불을 당겼다.

중국을 필두로 신흥국들이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외환보유액을 대규모로 축적하고 나섰고, 산유국들은 유가 상승을 틈타 대규모 유동성을 쌓아두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버냉키 전 의장의 주장은 별도의 데이터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하노버 프로바이던트의 로버트 더거 대표와 로버트 바스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를 중심으로 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순저축액이 1990년 1조4000억달러에서 2000년 3조달러로 두 배 뛰었고, 2011년 9조2000억달러로 치솟았다.

순저축액은 2012년 7조1000억달러로 떨어졌고, 이후 2019년 8조8000억달러 선으로 늘어났다가 2020년 다시 7조3000억달러로 감소했지만 이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지구촌 순저축액 추이 [자료=세계은행, 하노버 프로바이던트, 블룸버그]

2007~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제로 금리 정책을 강행했고,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침체에 맞서기 위해 주요국들이 재정 및 통화완화에 뛰어들었기 때문.

이와 별도로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터에 따르면 2008년 전세계 GDP 대비 과잉 저축의 규모가 7.1%에 달했다가 2012년 5.3%로 줄었고, 2023년에는 3.1%까지 떨어졌다.

2000년대 중반 지구촌의 과잉 저축이 급증한 데 대해 석학들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신흥국들이 외환보유액을 확대한 데다 경상수지 흑자국들의 순저축이 1조2000억달러로 늘어난 데서 이유를 찾는다.

GDP 대비 과잉 저축이 정점을 찍었던 2008년 경상수지 흑자국의 순저축 규모는 1조900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수출을 앞세워 두 자릿수의 성장을 지속했던 중국과 산유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뛰었다.

다수의 데이터와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지구촌의 과잉 저축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전후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추세적인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GDP 대비 과잉 저축 규모는 2005년에 비해 반토막으로 꺾였고, 경상수지 흑자국의 순저축도 1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는 중국의 경제 구조 전환과 지구촌의 교역 증가폭 둔화 및 탈세계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돈의 값으로 통하는 금리가 상승한 데는 트럼프 2기의 정책 리스크와 재정적자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돈의 수급 논리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 값싼 유동성의 시대 종료 = 그렇다면 지구촌의 과잉 저축이 다시 늘어나 장기 저금리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은 없을까.

경제 석학들과 투자가들은 회의적인 목소리를 낸다. 인구 고령화와 탈세계화, 중국 경제의 위기 상황까지 구조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값싼 유동성이 넘쳐났던 20년 전 상황이 되풀이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2024년 2월 한 연설에서 저금리 시대의 종료를 예고했다.

미국 실질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

지정학적 리스크가 날로 고조되고, 미국을 필두로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무역 장벽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어 글로벌 과잉 저축을 축소시킨다는 주장이었다.

때문에 세계화를 근간으로 했던 주요국 전반의 저금리 기조가 다시 전개되기는 어렵고, 고금리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무엇보다 중국의 과잉 저축 공급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교역과 IT 패권을 중심으로 미국의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 과거와 같은 경상수지 흑자 달성이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인해 중국의 GDP 대비 저축액이 2022년 45.7%에서 2028년 44%로 떨어지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이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를 떠안고도 국가 부도 위기를 맞지 않은 데는 달러화가 기축통화라는 사실 이외에 과잉 저축과 이에 따른 저금리 기조가 안전판을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각국 중앙은행이 채권시장 개입에서 발을 빼는 가운데 과잉 저축의 축소에 따른 파장은 이미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수 년간 이른바 '서브 제로' 영역에 머물렀던 미국 실질 금리가 2021년 하반기 0% 선을 뚫고 올랐고, 2023년에는 2.5%까지 치솟았다.

매크로 인텔리전스 2 파트너스의 줄리안 브리젠 공동 창업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실질금리와 미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 상승은 글로벌 과잉 저축이 가파르게 떨어진 데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2023년 경험했던 것처럼 기간 프리미엄 상승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이는 주식을 포함한 자산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가할 수 있어 월가가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울러 미국의 국채 이자 부담을 높여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다.

◆ 미국 10년물 2050년에는 8% = 금리 상승이 자산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더 오래 더 높은(higher for longer)' 금리를 예고한다. 시장금리가 2007년 미국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수순이라는 진단이다.

월가 [사진=블룸버그]

T. 로우 프라이스가 2025년 1분기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5% 돌파와 6%까지 추가 상승을 전망했고, 비안코 리서치 역시 10년물 수익률이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다 장기적인 금리 상승에 무게를 둔 의견도 나왔다. 브리젠 매크로 인텔리전스 2 파트너스 창업자는 2050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는 고금리에 익숙해져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시장 금리 상승이 중앙은행의 매파 정책보다 거대한 구조적 변혁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얘기다.

로버트 더거 하노버 프로바이던트 창업자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 없이 미국 기준금리를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말 그대로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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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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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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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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