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퀄컴이 7월 2일 메모리·서버 CPU·소프트웨어 결합으로 엔비디아 생태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 모듈러 인수로 하드웨어 중립 AI 플랫폼을 구축해 CUDA 종속을 약화시키고, 메타와 C1000 다세대 계약으로 데이터센터 사업 기반을 다졌다.
-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구간에 있고 2027년 이후 AI 전환 성과와 추가 하이퍼스케일러 확보가 투자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모듈러 39억달러 인수의 진짜 의미
역량 분산인가, 균형 잡힌 성장인가
월가의 시선...밸류에이션과 투자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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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의 AI 대도박 ① 스마트폰 왕좌 버리고 엔비디아에 도전장>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 두 가지 기술적 승부수
퀄컴(QCOM)이 순수 AI 성능에서 엔비디아를 단번에 앞지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두 가지 기술적 차별화 요소가 있다.

첫 번째는 메모리 아키텍처다. 퀄컴의 고대역폭 컴퓨팅(HBC) 제품은 기존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방식에 정면 도전한다. 현재 대부분의 주요 AI 가속기는 인터포저를 통해 메모리를 프로세서 옆에 배치하는 방식에 의존한다. 퀄컴은 이와 달리 3D 설계를 통해 컴퓨팅 칩 위에 메모리를 직접 적층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데이터 이동 경로가 짧아지면서 에너지 소비가 줄고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이 퀄컴의 설명이다.
이 접근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성능 문제가 아니다. AI 추론 작업에서 메모리는 비용과 전력 소비 모두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됐으며, HBM은 비쌀 뿐 아니라 공급도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근거리 메모리 컴퓨팅이라는 개념 자체는 퀄컴만의 것이 아니지만, 퀄컴은 이 분야에서 상당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경쟁사의 모방을 어렵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서버 CPU다. 퀄컴이 발표한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드래곤플라이 C1000'은 경쟁 서버 칩 대비 와트당 성능이 두 배 이상이라는 주장을 앞세운다. 하지만 사양 경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칩을 둘러싼 고객 계약이다. 세계 최대 하이퍼스케일러 중 하나인 메타 플랫폼스가 C1000이 양산에 들어가는 2028년부터 자사 서버 전체에 이를 적용하는 다세대 계약을 체결했다.
대형 하이퍼스케일러가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의 서버 CPU를 선택했다는 것은 반도체 업계에서 결코 가벼운 사건이 아니다. 인텔(INTC), AMD, ARM이 각축을 벌이는 서버 CPU 시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 중 하나를 첫 번째 레퍼런스로 확보한 것은 퀄컴의 기술력이 단순한 발표 수준을 넘어섰음을 시사한다.
◆ 소프트웨어 해자...모듈러 인수의 진짜 의미
하드웨어의 우위만으로는 엔비디아의 해자를 무너뜨릴 수 없다. 엔비디아의 진정한 경쟁력은 H100이나 B200 같은 GPU 칩이 아니다. 그것은 쿠다(CUDA)다. 개발자들이 AI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엔비디아의 GPU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이 플랫폼은 수년에 걸쳐 수백만 명의 개발자를 엔비디아 생태계에 묶어두는 가장 강력한 자물쇠 역할을 해왔다.
새로운 AI 모델을 개발하든, 서비스를 배포하든, 개발자들은 쿠다 기반의 코드와 툴체인에 의존한다. 이것이 엔비디아가 하드웨어 성능 경쟁을 넘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진짜 이유다. 퀄컴은 이 자물쇠를 겨냥해 지난 6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듈러(Modular)를 약 39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모듈러는 AI 개발에 특화된 파이썬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 '모조(Mojo)'를 개발한 회사다. 모조를 기반으로 구축된 AI 개발자 플랫폼 '맥스(MAX)'는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개발자들은 엔비디아의 CUDA나 AMD의 ROCm에 맞춰 코드를 별도로 작성할 필요 없이, 어떤 제조사의 하드웨어에서도 효율적으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특정 하드웨어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쿠다 의존성을 허무는 직접적인 공략이다. 아몬 CEO는 "모듈러 인수가 수직 계열화된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개방성을 지향하는 흐름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퀄컴이 이번 인수로 그려가는 그림은 명확하다. 자사의 전력 효율적인 하드웨어와 하드웨어 중립적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결합해, 엔비디아 생태계 밖에서 AI를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대안적 스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CUDA의 해자를 직접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자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려는 전략이다.
◆ 동시다발적 확장...역량 분산인가, 균형 잡힌 성장인가
이번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퀄컴 임원들의 발표는 숨가쁠 정도로 많은 전선을 동시에 다루고 있음을 보여줬다. 데이터센터, 자동차, PC 칩, IoT를 동시에 공략하는 이 전략은 역량 분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아몬은 이 비판에 손을 젓는다. "우리는 매우 강한 엔지니어링 문화를 갖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회사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1년에도 같은 비판을 받았고, 당시의 결단이 지금의 자동차 부문 성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한다.

퀄컴의 입장에서 이 전략은 사실 분산이 아닌 통합이다. 엣지 디바이스에서 클라우드까지, 자동차에서 데이터센터까지, 퀄컴이 쌓아온 칩 설계 역량은 모든 도메인에서 공통 자산으로 활용된다. 특히 AI 추론 워크로드의 무게중심이 클라우드에서 엣지로, 다시 클라우드와 엣지의 혼합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양쪽 모두에 발을 걸쳐놓은 퀄컴의 포지션은 구조적 강점이 될 수 있다.
퀄컴이 그리는 그림은 단일 사업에 집중하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고성장 분야에 걸쳐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총 유효 시장 규모가 1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랜드 뷰 리서치는 AI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2033년까지 30.6%로 전망한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는 한 분야가 예상을 밑돌더라도 다른 분야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
◆ 밸류에이션과 투자 논리
지난 5년간 퀄컴 주식의 총수익률은 51%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920%, 브로드컴(AVGO)은 720%를 기록했다. AI 칩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대가다.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도 주가 상승률은 12.88%로 같은 기간 S&P 500 지수(20.17%)에 소폭 못 미친다.
퀄컴의 현재 주가(7월 1일 종가 181.92달러)는 52주 최고가인 259.92달러 대비 약 30% 낮은 수준이다. 주가수익비율(PER) 21배는 엔비디아나 브로드컴에 비해 현저히 저렴하다. 주가수익성장비율(PEG)은 1 미만으로 통상 저평가 신호로 해석된다.

물론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리스크도 있다. 투자자의 날에 공개된 제품의 대부분은 2027~2028년 출시 예정이다. 현 시점에서 데이터센터 매출은 결과가 아닌 전망이다.
고대역폭 컴퓨팅이 HBM 대비 실제로 우월한지는 현재 업체 측 주장에 의존하며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메타라는 든든한 닻을 확보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메타를 넘어 추가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지, 2027 회계연도 매출 성장이 예정대로 실현되는지가 향후 2년간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환도 과제다. 엔비디아의 CUDA는 수년간 쌓인 개발자 관성이 있다. 모듈러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기술이 실제로 개발자들의 선택을 바꿀 수 있는지는 시간이 증명해야 한다. 39억 달러짜리 인수가 가져올 소프트웨어 전쟁의 결과는 아직 열려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2026 회계연도 매출이 3.56% 감소한 뒤 2027 회계연도에는 2.3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의 속도는 더딜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퀄컴은 스스로도 이미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진짜 변곡점은 2027년 이후에 찾아온다.
◆ 스마트폰을 넘어선 퀄컴의 진짜 가능성
퀄컴이 맞닥뜨린 과제는 분명 만만치 않다. 엔비디아는 막강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고, 데이터센터 시장의 기존 강자들(인텔, AMD, ARM)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퀄컴의 목표는 아직 대부분 실행 이전 단계에 있다.

그러나 퀄컴이 제시한 전략의 논리는 명확하다.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3%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것,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 종속을 깨는 것, 전력 효율을 무기로 추론 시장에서 포지션을 잡는 것. 이 목표들은 엔비디아를 이기는 것보다 훨씬 낮은 허들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할 시점은 2027년이다. 그때까지 퀄컴의 주가에는 AI 전환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현재 시장의 판단이다. 그 시차가 바로 투자 기회의 핵심이다.
메타라는 세계적 하이퍼스케일러의 공개적인 선택, 빅테크 CEO들의 지지 선언, CUDA 대항마가 될 소프트웨어 플랫폼 확보, 에너지 효율이라는 시대적 흐름과의 정렬. 이 모든 요소들이 맞물릴 때, 퀄컴의 청사진은 허황된 꿈이 아닌 실현 가능한 도전으로 읽힌다.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