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올해 상반기 코스피 변동성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이 지수 변동성을 키웠다
- 자본연은 지수 집중도 관리와 VI 개편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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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쏠림 낮추고, VI 발동기준 손질해야"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가파른 상승과 함께 주요국에서 보기 어려운 수준의 변동성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피의 상반기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고, 일부 시기에는 코로나19 충격 당시 수준마저 넘어섰다.
시장 변동성을 키운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시가총액 쏠림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간 수급 충돌까지 겹치면서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올해 상반기 코스피 변동성 세계 최고…'삼전닉스' 쏠림 탓
22일 자본시장연구원의 '주식시장 변동성 상승의 배경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3.6%로 지난해 1.4%의 두 배를 웃돌았다.
특히 지난 3월과 6월 변동성은 각각 4.8%, 4.7%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0년 3월의 4.2%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외 주요 증시와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더욱 두드러진다. 36개 주요국 증시의 변동성은 지난해 평균 1.1%에서 올해 1.2%로 소폭 높아지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본 토픽스(TOPIX)는 1.3%에서 1.5%, 대만 가권지수는 1.5%에서 1.8%로 상승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오히려 1.2%에서 0.9%로 낮아졌다.
변동성 확대의 핵심에는 국내 산업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정보기술(IT), 에너지, 의료, 산업재 등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2000년 초 35%에서 올해 6월 84%까지 상승했다. 특히 IT 업종의 비중은 같은 기간 27%에서 67%로 확대됐다.
반대로 통신서비스와 필수소비재 등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업종의 비중은 31%에서 2%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 같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 23%에서 올해 초 34%로 높아진 뒤 지난 6월 말 55%까지 치솟았다. 코스피200에서는 두 종목 비중이 59%에 달했다.
두 회사가 같은 반도체 산업에 속해 주가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률 상관계수는 0.82에 달했다.
두 종목 자체의 변동성도 커졌다. 삼성전자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지난해 2.2%에서 올해 4.9%로 높아졌고 SK하이닉스는 3.4%에서 5.6%로 상승했다.
그 결과 코스피200의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3.8%로 2.3%p 증가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200의 변동성 증가폭은 1.5%p에 그쳤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200 변동성 증가분의 약 3분의 1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주가지수는 다수 종목으로 구성돼 개별 기업의 고유 위험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두 종목이 지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코스피가 사실상 반도체 산업 고유의 위험에 직접 노출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 "지수 집중도 낮추고 획일적인 VI도 손질해야"
문제는 최근의 높은 변동성을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기업가치와 관련한 새로운 정보가 가격에 반영되면서 나타나는 변동성 자체를 억제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대신 특정 종목으로의 쏠림과 군집적 매매, 시장구조 문제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단기 변동성을 줄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장 먼저 제시한 대책은 '주가지수 집중도 관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특정 종목의 지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주가지수의 분산 효과가 약해진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와 ETF 자금까지 해당 종목으로 집중되면서 가격 변동을 다시 확대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지난 4월 기준 국내 전체 인덱스펀드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편입 비중은 41%로 당시 두 종목의 국내 증시 시가총액 비중인 36%보다 높았다.

다만 기존 코스피나 코스피200에 곧바로 종목별 비중 제한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자본연의 판단이다. 지수의 연속성이 훼손되고 이를 추종하는 상품에서 대규모 리밸런싱이 발생해 또 다른 가격 충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대안으로는 개별 종목이나 업종의 비중에 상한을 둔 지수의 활용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중 제한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패시브 상품과 ETF, 파생상품을 확대해 특정 종목·섹터에 대한 집중도를 완화하고 고유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개별 종목에 적용하는 변동성 완화 장치(VI)의 개편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동적 VI는 코스피200 종목에 직전 체결가 대비 ±3%, 나머지 종목에 ±6%를 적용한다. 정적 VI는 모든 종목에 전일 종가 대비 ±10%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하지만 종목마다 거래량과 유동성, 변동성이 크게 다른 만큼 획일적인 기준으로는 시장 충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독일의 대표 증권거래소 운영사인 도이체뵈르제는 개별 종목 단위로 VI 기준을 설정한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도 유동성에 따라 종목군별 기준을 달리 적용한다.
김준석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변동성 완화 장치의 실효성을 평가하고 개별 종목의 유동성과 변동성 수준에 따라 차등화·최적화된 발동 기준을 도입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개별 종목의 유동성과 변동성 수준 변화에 따라 발동 기준을 주기적으로 조정하는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