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카데르 아티아가 28일 서울 첫 개인전을 열었다.
- 전시는 상처와 수리, 파편과 집결을 다뤘다.
- 거울·유리 작품으로 왜곡과 회복을 보여줬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프랑스 파리와 독일 베를린을 오가며 활동 중인 알제리계 프랑스 아티스트 카데르 아티아(Kader Attia, b.1970)의 서울 첫 개인전이 개막했다.

리만머핀 갤러리 서울(파트너 손엠마)은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11월22일까지)에 참가 중인 카데르 아티아의 한국 첫 작품전을 지난 8월 28일 막을 올렸다. 《Irreparable Repairs:되돌리지 않는 수리》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아티아의 서울 전시에는 '거울' 캔버스 신작 등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작가로 데뷔한 이래 아티아는 20여 년간 사진,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상처와 수리(injuryand repair)'라는 개념을 탐구해왔다. 그의 작업은 개인과 사회가 역사적 트라우마의 흔적을 어떻게 몸에 새기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상처들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채 어떻게 '수리'되는지 살펴본다. 이는 아티아의 작품세계 전반을 관통하며 식민주의 역사, 개인적 트라우마, 집단적 기억을 은유하는 핵심테마로 작동한다.
아티아는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에서도 이같은 작업 근간에 기반하되 이를 좀더 확장해 '파편과 집결'이란 개념을 천착하고 있다. 작가는 샤머니즘, 신비주의, 기억의 흔적이 개인및 집단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파고들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In Minor Keys(단조로)》, 뉴욕현대미술관의 《Architects of Liberation: Modernism inWestern Africa》, 브루클린 미술관의 《Breaking theMold: Brooklyn Museum at 200》참여와 더불어, 오는 2027년 코치-무지리스 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서의 활동을 앞두고 열려 의미가 더 깊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아티아의 대표연작 중 하나이자 '수리'라는 주제를 예리하게 보여주는 '거울' 캔버스 신작이다. '수리'라는 주제를 매우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연작에서 작가는 캔버스 표면을 칼로 절개한 뒤, 이를 손으로 다시 꿰매 봉합한다. 절개 부위에는 촘촘한 실로 이어붙인 흔적이 그대로 남아 하나의 '흉터'를 형성한다.
아티아는 무척 정교한 바느질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복원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드러낸다. 손상이 없었던 것처럼 가장하거나 수리를 통해 상처가 사라졌다고 하기보다, 모든 수리가 치유하고자 하는 상처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따라 작업에서 드러난 수리는 상실을 인정하는 동시에 '회복'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행위가 된다.

전시에는 선명한 색채의 유리로 주조한 비닐봉지 조각도 나왔다. 얼핏 보면 비닐봉지인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유리로 제작한 입체작품이다. 이는 2025년부터 이어온 연작의 일부로, 작가가 20년 가까이 탐구해온 '비어 있음의 신화와 시(Myths and Poetry of Emptiness)'와 '일시적이고 덧없는 사물(ephemeral objects)'에 대한 관심을 확장한 작업이다.
상점, 약국, 시장 등에서 너무도 흔히 쓰이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유리'라는 영속적인 재료로 구현함으로써 작가는 지극히 일시적인 사물을 시간 속에 고정시키고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경쟁적 소비사회에서 비닐봉지는 과잉소비를 상징하는 대표적 물건이자, 취하고 난 뒤 곧바로 버려지는 역설적 대상이다. 하지만 이 연작은 단순한 소비사회의 은유를 넘어 공허함과 덧없음, 붙잡히지 않는 찰나를 붙잡고자 하는 인간 욕망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작가는 올해 루브르미술관 레지던시 기간 동안 자신의 시그니처 연작인 거울작업을 더 깊이 연구할 수 있었다. 그는 볼록거울의 매끄럽고 온전한 표면을 절단하고 훼손함으로써 인위적인 상처를 새겨넣었다. 고전 서양회화에서 '마녀 거울'이 세계의 왜곡된 모습을 비추는 역할 했던 맥락을 이어받아, 그에게 거울은 더 이상 은도금된 표면이 아니라 검은 유리 특유의 반사성을 통해 우리의 존재에 각인된 상처를 조용히 비추어낸다.
관람객은 작품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둥근 형태로 인해 왜곡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며, 거울 표면에 인위적으로 새겨진 상처를 통해 그 반영은 다시한번 굴절된다. 아티아는 이 작업을 통해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정신세계에 남아 있는 상처의 의미를 곱씹게 만든다. 거울의 표면에는 우리 자신과 세계가 함께 비치며, 그 안에는 가시적이거나 비가시적인 모든 왜곡과 역사적 상흔이 어김없이 공존한다.
작가인 아티아는 최근 '2027 인도 코치-무지리스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작가이면서 큐레이터로도 왕성한 행보를 보이게 됐다. 이번 서울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와 함께, 예술감독으로도 보폭을 넓힐 그의 작품을 한국 미술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전시는 10월 17일까지.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