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산업부가 6일 서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예산 1.5조원을 편성했다
- 용수·전력·폐수·부지 등 1조원이 타 부처와 중복 편성됐다
- R&D·인력·정주지원도 재탕·특혜 논란으로 전액 삭감 요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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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 지원 2000억…대기업 지원 논란
최수진 "산출근거 없이 백지수표 편성"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산업통상부가 편성한 '서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통합재정지원' 예산 1.5조원을 분석한 결과 타 부처 예산과의 중복 편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반시설 조성을 위한 1조원은 근거로 든 5개 요소 중 4개(용수·폐수·전력·부지)를 이미 타 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또 기업·입주기관 지원(2000억원)은 대기업에 대한 특혜성 주거 지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은 산업통상부 2027년도 예산안 사업설명자료와 관계부처 예산안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6일 밝혔다.
서남권 반도체 관련 사업은 총 11조원 규모로(반도체 생태계 조성 6조원, 용수 공급 3조 6000억원, 전력망 구축 1조 4000억원 등), 이 가운데 산업부 소관 통합재정지원(6조원)의 첫해분으로 산업부는 내년도 예산 1.5조원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산업부는 1.5조원을 5개 분야로 나누어 제출했으나, 사업설명서에 스스로 "1차 수요조사 기초안"이자 "활용 예시로 개별사업의 지원 여부 및 규모를 확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예산 산출 세부 내역 칸 역시 분야 명칭과 금액만 기재되어 있을 뿐, 세부 단가와 물량은 완전히 비어있는 부실 예산안이었다.

◆ 용수·전력·폐수·부지 타부처 별도 예산 편성…1조원 중복 편성
산업부는 1.5조원의 3분의 2인 1조원을 통째로 기반시설 조성 명목으로 배정했다. 하지만 핵심 인프라는 이미 다른 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예산안에는 동복댐 증고 등 '호남권 반도체 산단 용수공급' 1196억원과 '공공폐수처리시설' 85억원이 이미 별도 반영되어 있다.
전력 역시 한전이 송전선로·변전소를 짓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비용을 분담하는 협약(8.12)에 따라 별도 추진 중이다. 산단 부지 조성은 국토부 국가산업단지 사업으로 LH가 사업시행자를 맡아 추진(분양으로 회수)하고, 부지를 비우기 위한 공군 제1전투비행단 임시 분산배치 비용 3169억원도 국방부 예산에 별도 반영돼 있다. 1조원에 '부지'가 포함되면 LH가 분양으로 회수할 조성비를 국비가 대신 부담해, 입주 대기업의 분양가를 낮춰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용수·폐수 주무 부처인 기후부조차 내년도를 설계·착공 단계로 보고 용수·폐수에 1281억원을 반영했는데, 세부 계획도 없는 산업부가 1조원을 뭉뚱그려 편성한 것은 국비 이중지원과 낭비 우려가 크다.
특히, 정부의 '반도체 특화단지 기반시설 국비 지원 기준'에 따르면, 용수·전력 등 인프라는 국가와 지자체, 민간이 총사업비를 분담(국비 30~50% 범위 등)하도록 국무회의 및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인 반도체특화단지 용수공급시설은 총사업비의 40% 이내(보조비율 기준 30~50%), 용인·평택의 전력공급은 민간부담금의 70%를 적용했다. 하지만 서남권 기반시설은 산식 없이 전액 국비 100%로 지원해 형평성 논란도 지적된다.
◆ 정주 지원 2000억, R&D·인력 2700억 '재탕'
기업·입주기관 지원(2000억원)은 삼성·SK하이닉스 등 대기업 근로자의 '주거·정주 여건 개선'에 쓰이도록 열려있어, 대기업 근로자 주거를 반도체특별회계로 지원한다는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기술개발·생태계(2000억원)와 인력양성(700억원) 사업 역시 같은 회계 내 '반도체 첨단패키징 실증센터 구축(광주 등 59.8억원), 기존 반도체 R&D(11개 사업), 남부권 인력양성(59.1억원), 반도체아카데미(광주 Arm School 운영) 사업과 용도 및 대상이 중복된다.
특히 산업부는 예산설명서에 "(2027) 핵심 기반시설 및 정주여건을 우선 지원하되, 기술개발·산업생태계 사업을 병행 준비한다"고 밝히면서도, 준비 단계라던 기술개발·생태계에 2000억원을, 인력양성 700억원까지 합쳐 2700억원을 통으로 편성했다.
◆ 정부 감액 기준마저 뒤집은 '이중 잣대' 편성
정부가 설정한 예산 감액 기준마저 스스로 뒤집은 '이중 잣대' 편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2026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통해 '반도체아카데미' 사업의 ▲대규모 인프라·장비 투자 비중, ▲기존 사업과의 유사성, ▲장기 수요예측 의존을 이유로 예산의 20%인 17.24억원을 감액했다. 나아가 예산 집행의 통제력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해당 사업을 '보조사업'으로 전환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번 서남권 1.5조원 사업은 반도체아카데미 사업이 지적받은 3가지 감액 사유(대규모 인프라 비중·기존 사업과의 유사성·수요예측 의존)를 동일하게, 그것도 훨씬 큰 규모로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획예산처 조정 과정에서 요구액 1.5조원 전액이 단 1원도 삭감되지 않은 채 정부안에 그대로 편성됐다.
수십억 원대 사업에는 엄격한 정산과 관리가 따르는 '보조 방식'을 적용하며 깐깐한 잣대를 대던 정부가, 반도체아카데미의 170배가 넘는 1.5조원 규모의 서남권 사업에는 지자체에 예산만 교부하면 사실상 관리가 끝나는 '포괄 출연금' 방식을 고수했다.
이는 정부 스스로 세운 재정 성과평가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명백한 이중 잣대이자,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특혜성 예산 편성이다. 특히 포괄 출연금 방식은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자금을 교부하는 순간 실질적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집행률이 100%로 잡히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사후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
세부 사업 내용과 구체적인 예산 배분권마저 지자체로 넘어가면서, 막대한 국비가 정교한 사업 계획 없이 낭비되더라도 중앙정부가 시정권고 외에는 환수·교부중단 등 실효적으로 제재할 수단이 없는 '깜깜이 예산'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최수진 의원은 "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1.5조원 예산안은 5개 분야 어디에도 확정된 세부 사업이 없다"며, "근로자 정주 여건 2,000억원을 비롯해 기반시설 1조원, R&D·인력 2,700억원 등 1.5조원 전 분야가 타 부처 중복, 기존 사업 재탕, 대기업 특혜 논란 중 하나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의원은 "정부가 광주 반도체아카데미는 중복과 인프라 과다를 이유로 깎으면서, 정작 1.5조원 사업에는 스스로 세운 잣대조차 적용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예산심사에서 1.5조원을 분야별로 쪼개어 송곳 심사하고, 구체적 산출 근거와 중복 검증 결과가 제출될 때까지 엄격히 삭감·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