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7일 아테네에서 서구 문명 재건을 촉구했다.
- 그는 유럽이 쇠퇴 대신 문명적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국과 유럽의 동맹 강화와 이민 통제 협력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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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각) 고대 민주주의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에서 "유럽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수천 년 전 이곳에서 타올랐던 불꽃을 다시 지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서구 문명의 재건을 촉구했다.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중동 분쟁, 인공지능(AI) 경쟁 등으로 국제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이 다시 문명적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파르테논 신전이 내려다보이는 프닉스 언덕(Pnyx Hill)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오늘 갈림길에 서 있다"며 "향후 10년이 다음 세기의 역사를 쓰게 될 것이며, 우리가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서방이 세계 선두 자리를 유지할지, 아니면 쇠퇴와 예속, 몰락의 미래를 받아들일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현재 아이슬란드, 그리스, 포르투갈을 잇는 유럽 3개국 순방 중이다. 이번 연설은 지난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문명의 소멸'을 경고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서구 문명을 정면에 내세운 연설이다. 다만 이번에는 당시 논란이 됐던 '문명의 소멸'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연설에서 고대 그리스를 서구 문명의 출발점으로 규정하며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했던 영웅들의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고대 그리스인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이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며 무엇보다 국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의 업적으로 불멸을 얻는 '위대한 인간(great man)'의 이상을 굳게 믿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마케도니아의 정복군주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카를 대제),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를 차례로 언급하며 이들을 역사를 바꾼 인물로 평가했다. 또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군에 맞서 싸운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와 테르모필레 전투를 거론하며 자유를 지키기 위한 희생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이 같은 역사적 사례는 오늘날 서방이 직면한 안보 환경과도 연결됐다. 루비오 장관은 "신중함과 외교가 실패할 경우 국가에는 무력을 행사할 능력이 필요하다"며 군사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설 후반부에서는 이란의 성직자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고대 페르시아와 현대 중동 정세를 연결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최근 그린란드 문제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군사비, 무역 등을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유럽 각국의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도 의식한 듯 대서양 동맹의 결속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남북전쟁 직전인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첫 취임연설을 인용하며 "때로는 격앙된 감정이 미국과 유럽 사이의 우애의 유대를 긴장시키기도 했지만 그것이 유대를 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우리 시대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미국·덴마크·그린란드가 체결한 합의를 거론하며 "이 합의는 북극의 미래를 새롭게 바꾸고 나토 전체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루비오 장관은 그리스를 "국경 안보와 대규모 불법 이주 대응에서 미국의 핵심 전략적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수십 년 동안 국경을 지나치게 개방해왔다고 비판하면서 이민 통제를 미국과 유럽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요르고스 게라페트리티스 그리스 외무장관도 "그리스는 대규모 이주라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날 연설은 내용뿐 아니라 연출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노을이 지는 아테네 하늘 아래 파르테논 신전을 배경으로 진행된 연설은 서구 문명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 국무부는 현장에 카메라 4대를 설치해 다양한 각도에서 연설 장면을 촬영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마코의 훌륭한 연설이 있었다"며 "유럽의 친구들은 쇠퇴와 재생 사이의 선택에 직면해 있으며 그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최고의 연설이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