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패션사진 지망생이라면 꼭 봐야할 '데보라 터브빌'의 사진,서울에 왔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피크닉은 23일 데보라 터브빌 국내 첫 사진전을 개막했다
  • 전시는 오리지널과 컨템포러리 프린트 200점을 선보인다
  • 터브빌은 패션사진 관습을 거부하고 독자적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전시공간 피크닉,사진가 데보라 터브빌의 주요작품 200점 국내서 첫 전시
-패션사진의 관습 깬 '배스하우스'부터 직접 쓴 소설 사진으로 구성한 포토콜라주까지 망라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당신이 만약 패션사진이라든가 패션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길 꿈꾼다면 꼭 봐야 할 사진전이 있다. 미국의 여성 사진가 데보라 터브빌(1932~2013)의 국내 첫 사진전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데보라 터브빌 '애서 레비 공중목욕탕 - 배스하우스 연작' 뉴욕, 1975. 보그를 위해 촬영한 사진.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 / Condé Nast 2026.10.25 art29@newspim.com

서울 남산 아래자락 회현동의 전시공간 피크닉(piknic)이 미국의 사진가 데보라 터브빌(Deborah Turbeville)의 전시 《데보라 터브빌: 분위기》를 지난 10월 23일 개막했다. 내년 2월 28일까지 피크닉의 전시실 전관에서 계속되는 이번 사진전은 터브빌의 아카이브를 소장한 미국의 무스컬렉션(MUUS Collection)과 협력해 기획됐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터브빌의 작품전에는 빈티지 프린트와 콜라주 원본을 포함해 오리지널 작품 102점과 뉴욕에서 새롭게 제작한 컨템포러리 프린트 88점 등 200점의 작품이 나왔다.

▲터브빌, 패션을 거부한 패션사진가

데보라 터브빌은 '패션을 거부한 패션사진가'로 불린다. 그만큼 기존 패션사진의 문법을 과감히 거부하고, 새롭고 전복적인 사진작업을 펼쳤기 때문이다. 터브빌은 헬무트 뉴튼(Helmut Newton), 기 부르댕(Guy Bourdin)과 함께 1970년대 세계 패션사진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보그 이탈리아, 밀라노.1978, 잉크젯 프린트,30.5x45cm.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그는 패션매거진인 ≪하퍼스 바자≫와 ≪마드모아젤≫의 패션 에디터로 일하다가 30대 중반에야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했다. 다소 늦은 나이의 데뷔였지만 대단히 과감하고, 무모하리만치 실험적이었다. 그는 옷과 모델을 선명하고 매혹적으로 묘사하던 당시 패션사진의 관습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터브빌이 사진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1975년 '배스하우스(Bathhouse)' 연작이다. 당시 미국 ≪보그≫에 실린 이 연작은 뉴욕의 오래된 애서 레비 공중목욕탕에서 촬영됐다. 수영복 차림의 다섯 명의 모델은 카메라의 시선을 별반 의식하지 않은 채 각자 상념에 빠겨 있다. 한쪽으로 물이 웅덩이처럼 고여 있는 낡은 샤워실 안에서 모델들은 뜬금없이 기계체조를 하는가 하면, 목욕가운을 걸친채 철퍼덕 바닥에 앉아 있기도 하다. 

벗겨진 타일, 낡고 습한 바닥, 침울한 분위기의 이 패션사진은 화려하고 완벽한 아름다움을 강조하던 기존 패션화보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뤄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콘데 나스트의 아트디렉터 알렉산더 리버만의 의뢰로 미국의 최고 매거진인 '보그'를 위해 촬영한 수영복 화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묘한 긴장감과 함께 수수께끼같은 궁금증을 던진다. 이 사진은 출간 즉시 독자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터브빌은 훗날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아우슈비츠와 레즈비언, 마약에 대해 수군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저 공간 안에서 다섯 인물을 배치하려 했을 뿐이다."라고. 패션사진을 상업적 용도 이상의 예술적 표현 매체로 다루고자 했던 터브빌의 올곧은 작가적 태도는 이때부터 드러났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보그 프랑스를 위한 웅가로 사진. 라레, 프랑스 1984. 잉크젯 프린트,40.7x31.2cm.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독립출판과 진(zine)의 선구자
터브빌의 실험은 의뢰받은 잡지나 광고지면을 넘어 독자적인 프로젝트로 활발하게 이어졌다. 1975년 시도한 '마키아주(Maquillage)'는 터브빌이 직접 이미지를 찢고, 오려 붙여 구성한 가상의 패션잡지다. 흐릿한 사진과 손글씨, 파편적인 텍스트를 자유자재로 배치한 이 작업은 오늘날 독립출판과 진(zine)의 제작방식을 반세기 전에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없이 혁신적이다.

1000부 한정으로 제작된 이 출판물은 뉴욕 리졸리 갤러리에서 열린 '환상으로서의 패션'에서 칼 라거펠트, 발렌티노, 이브 생 로랑의 패션 디자인과 함께 소개됐다.

▲파격의 이미지 만들기 'Becoming'
터브빌의 사진에서 숲과 정원, 오래된 건물과 텅 빈 실내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미지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요소였다. 촬영할 때 배경을 직접 구성한다고 작가 스스로 밝혔듯, 모델과 의상 역시 공간 안에 놓이는 '예술의 한 요소'로 다뤄졌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엘라 말레비치, 에콜 데 보자르 연작. 1977. 잉크젯 프린트,35.6x52.8cm.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뉴욕에서 20년을 보낸 터브빌은 1970년대 후반 파리로 이주한다. 이미 파리에서 첫 일감을 받아 작업을 하기도 했던 그는 거처를 옮기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리곤 파리의 오래된 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매료돼 많은 작업을 시도했다. 1648년 설립된 왕립회화조각학교에서 기원해 1863년 에콜 데 보자르라는 이름으로 개편된 이 학교의 19세기 건축물과 폐허처럼 방치된 공간은 터브빌에게 기절할 정도로 탐나는 촬영장소였다.

터브빌은 학교 곳곳에 새하얀 분을 바른 모델들을 배치해 조각상처럼 촬영했다. 이후 자신의 사진을 핀으로 이어붙여 콜라주로 만들고, 일부 이미지는 네거티브 상태로 반복해 사용했다. '에콜 보자르' 연작은 사진집 '월플라워'(1978)에 수록됐고, 이후 '불완전 과거'(2009)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촬영된 사진을 자르고 겹치거나, 표면을 긁고 훼손하는 '포토콜라주'를 통해 오히려 미완성인 듯한 이미지로 변형하길 즐겼다. 터브빌에게 사진은 촬영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잘라낼지, 어떤 이미지를 서로 만나게 할지 결정하는 과정까지가 '사진을 만드는 일'이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샤넬을 위한 작업, 파리, 프랑스. 1998. 잉크젯 프린트,30.5x38.2cm.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2026.10.25 art29@newspim.com

▲특정 사조 뛰어넘으며 독자적 스타일 구축

데보라 터브빌의 작업은 특정 사조 안에 가두어 설명하기 어렵다. 워낙 다양하고 전방위적인 실험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그는 선명하고 유혹적인 이미지가 추앙받던 1970년대 패션사진과는 다른 길을 택하며 초기부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갔다. 을씨년스럽고 낡은 공간이 반복해 등장하는 가운데 인물 또한 가라앉거나 미묘하기 일쑤다. 화면은 대체로 흑백이거나 세피아 톤이었다.

터브빌에게 '분위기'는 사진에서 느껴지는 막연한 인상이 아니라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방식이었다. 그는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과 이야기를 간직한 얼굴을 찾아 대상과 배경, 빛과 어둠을 한 장면 안에 배치했다. 흐릿한 초점과 빛바랜 색조, 의도적으로 긁어내거나 훼손한 흔적은 언제쩍 사진인지 가늠키 어렵다. 인물들 역시 각자의 시간 속에 머물며, 사진의 앞뒤에 놓여 있을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줄리아 로버츠, 뉴욕타임스 매거진 2004, 잉크젯 프린트,17.8x26.6cm.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패션은 터브빌에게 작업의 출발점이었지만, 그는 그 형식 안에서 자신만의 인물과 공간을 만들어갔다. 그가 촬영한 여성들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여성이라기보다, 터브빌 자신이 바라보고 경험한 '여성의 또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곤 했다. 8등신의 할리우드 스타 배우인 줄리아 로버츠를 찍으면서도 물 속에 텀벙 들어가게 해 마치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묘하게 연출한 게 좋은 예다. 

결국 남성 사진가들이 주도하던 패션 사진계에서 터브빌은 여성의 미묘한 내면과 심리를 입체적으로 담아내는 작가로 평가받기에 이른다.

[서울=뉴스핌] 꼼데 가르송을 위한 연작 사진. 파리 프랑스. 1980.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Deborah Turbeville,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영화와 문학, 건축이 '사진'이 되기까지
터브빌은 영화와 문학으로부터 지대한 영감을 받았다. 특히 예술영화에 매료되곤 했다. 알랭 레네, 잉마르 베리만,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한 장의 사진에도 그 전과 후의 이야기가 존재하는 듯한 장면을 구축해냈다.

문학 작품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러시아 문학에 대한 애정이 깊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여러 차례 찾았다. 그곳에서 작업한 사진집 '스튜디오 상트페테르부르크'(1997)에는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등 러시아 문학가들의 글을 직접 선별해 수록하기도 했다.

터브빌은 또한 오래된 건축과 지나간 시대의 흔적에 푹 빠져지냈다. 1981년 출판사 에디터였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의뢰로 베르사유 궁전을 촬영한 사진집 '보이지 않는 베르사유'를 펴냈다. 재클린의 도움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던 궁전 내부에 접근했던 그는 천으로 덮인 가구와 먼지 쌓인 방, 낡은 조각상들을 프레임 안에 신명나게 담아냈다. 한때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던 장소에서 작가는 역설적으로, 쇠락한 아름다움과 사라진 시간의 흔적을 퐆착해냈던 것.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마리아 루이사 에르난데스, 미네랄 데 포소스, 과나후아토, 멕시코. 1990-1991, 잉크젯 프린트, 46x37.5cm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멕시코와 러시아의 느린 도시를 사랑한 작가

유목민처럼 세계 곳곳을 오가며 머물렀던 터브빌에겐 러시아와 멕시코가 특히 각별한 장소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반복해서 찾으며 '느린 삶'의 속도에 빠져든 그는 현재와 과거가 중첩된 이 도시의 독특한 감각을 '러시아적 시간'이라 불렀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 산미겔 데 아옌데에는 아예 집을 마련해 매년 몇 달씩 머무르곤 했다. '보그 이탈리아' 편집장 프랑카 소짜니는 뉴욕과 멕시코에 있던 터브빌의 집을 '아름답게 낡은' 공간으로 기억하며, 그가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았다고 회고했다. 

생전에 터브빌은 "은밀하고 낯선 러시아적 시간은 나를 매혹하는 시간이다. 전쟁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러시아적 시간'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그늘에서 활동했던 비범한 소설가와 작곡가, 안무가, 시인들이 작품 속에 빚어온 하나의 물질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발렌시아가, 노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1999, 잉크젯 프린트,30.5x46.1cm.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기억과 상상의 중첩..'분위기' 속으로
"나에게 분위기란 장소를 뜻하지만, 어떤 존재를 뜻하기도 한다. 분위기는 손에 잡히지 않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무엇이다." 그의 고백처럼 '분위기'는 터브빌이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열쇠이자 방식이었다.

보스턴 근교의 상류층 가정에서 자란 터브빌은 메인주의 작은 해안마을에서 한 가족을 촬영했다. 이는 초기작업 '메인에서의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실제 인물들을 상상 속 이야기에 끌어들여, 일어난 적 없는 상황과 장면을 자유롭게 덧붙여갔다. 터브빌이 중요하게 여긴 '분위기'는 바로 이같은 열린 구조 속에서 만들어졌다. 

터브빌이 평생 천착한 것은 눈앞의 현실 너머에 존재하는 세계였다. 기억과 상상을 뒤섞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장면을 구성하곤 했던 그는 낡은 실내, 황폐한 정원, 흐릿하게 포착된 인물을 교차시켰다. 터브빌의 사진에 응축된 노스탤지어의 감각은 지나간 시간을 향한 향수를 넘어 한번도 존재한 적 없는 세계에 대한 그리움이다.

이번 전시는 터브빌의 초기 실험부터 패션화보를 위해 촬영한 사진, 건축과 장소를 탐구한 작업, 후기 포토콜라주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살펴본다. 나아가 터브빌이 평생 구축해온,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아스라한 '분위기'를 경험하도록 관객을 이끌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사진가 데보라 터브빌. ©Stephan Lupino / Courtesy of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데보라 터브빌은 어떤 작가?= 1970년대 패션사진의 새로운 흐름을 이끈 사진가이자, 사진의 경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확장해간 예술가다. 모델과 패션 에디터를 거쳐 뒤늦게 카메라를 잡은 그는 '보그'를 비롯해 주요 패션잡지와 꼼데 가르송, 발렌티노, 샤넬, 발렌시아가, 웅가로 등의 패션하우스와 작업했다. 그러나 의상과 모델을 매혹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오래된 공간과 생각에 잠긴 여성들, 흐릿하고 불완전한 이미지에 주목하며 기존 패션사진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터브빌의 작업은 한동안 논의의 중심에서 비켜나 있다가 2020년 MUUS Collection이 그의 아카이브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연구와 재평가가 시작됐다. 미공개 사진과 포토콜라주가 새롭게 공개되고 여러 미술관에서 전시가 이어지며, 패션사진의 통념을 뒤흔들고 예술로서의 사진의 표현영역으로 확장한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MUUS Collection은 20세기 미국 사진을 중심으로 한 컬렉션으로, 소장 아카이브를 체계적으로 정리 연구하고 해석하는 한편 출판, 전시 등을 통해 사진가들의 작업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보그 이탈리아를 위한 '피갈' 연작. 1982 파리, 프랑스. 잉크젯 프린트, 30.5x44.5cm. ©Deborah Turbeville / MUUS Collection 2026.10.25 art29@newspim.com

터브빌의 작품은 퐁피두센터, 에르미타주뮤지엄 등에서 전시됐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뉴욕 휘트니미술관,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등에 소장돼 있다. 

한편 피크닉 측은 포토 엘리제 관장이자 사진전문 미술사학자인 나탈리 허시도르퍼를 초청해 내년 1월 23일에 터브빌의 작품세계와 사진사적 의미를 살펴보는 강연을 진행한다. 전시관람료는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만원.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미래에셋운용 이어 대신증권도 해킹 사고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금융투자업계에서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에서 고객 3만849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도 일부 업무용 시스템을 통한 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에 사이버 공격 대응체계 강화와 정보보안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7일 비대면 투자일임 계좌 개설과 연계된 서버에서 외부인의 비정상적인 접근을 확인했다. 회사는 공격자 IP와 우회 접속 경로를 차단한 뒤 접속 기록을 분석했고, 이달 26일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28 kunjoo@newspim.com 유출된 정보는 고객명과 이메일, 주소, 통신사 식별정보, 은행명, 입출금 계좌번호, 대신증권 종합계좌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8개 항목이다. 이 가운데 계좌번호와 휴대전화번호 등 일부 정보는 암호화돼 있었다. 대신증권은 현재까지 2차 피해나 핵심 업무 시스템에 대한 불법 접근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도 일부 웹 시스템에 대한 외부 IP의 비정상적인 접근으로 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회사는 이상 접근을 확인한 뒤 관련 경로를 차단하고 긴급 대응에 나섰으며, 외부 보안 전문업체와 함께 침해 원인과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사고가 일반 고객이나 투자자 대상 시스템이 아닌 일부 업무용 시스템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등 고유식별정보나 민감정보,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금전 피해나 서버·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직접 침투 흔적도 없으며, 홈페이지 등 주요 서비스는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취약 기능을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하고 해외 접속과 공격 IP를 차단하는 등 보안 조치를 시행했다. 외부에서 생성된 계정을 비활성화하고, 피해 가능성이 있는 계정에 대해서도 비밀번호 변경 안내 등 보호 조치를 진행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법정 기한 내 정보주체에게 개별 통지할 계획이다. 다만 피해 인원과 구체적인 유출 정보 항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금융회사 16곳에서 침해사고가 발생했다. 공격 대상이 전자금융거래와 직접 관련이 없는 영업지원 시스템 등 비핵심 업무시설로 확대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금융투자업계를 포함한 주요 금융회사들의 해킹 사고를 언급하며 정보보안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사이버 공격의 방식이 나날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공격 대상이 비핵심시설로 확대되는 등 전방위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IT 보안을 부수적 업무로 간주하거나 IT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 인식해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행태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 이사회가 정보보안 역량 강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이 해킹 도구로 활용되면서 취약점 탐지가 쉬워지고 동시다발적인 공격이 일상화할 수 있는 만큼, 금융회사들이 자율적인 방어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rkgml925@newspim.com 2026-10-28 11:00
사진
SK하이닉스, 3Q 영업익 83조 '역대 최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분기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도 8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여기에 올해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의 성과를 주주들과 나누는 데도 속도를 낸다. 그동안 주주환원 방안으로 거론됐던 일본 키옥시아 투자 수익이 실제 특별배당으로 연결됐다. AI 인포그래픽. [사진=조민교 기자] ◆ AI 메모리 호황에 영업익 83조…이익률 80% 달성 SK하이닉스는 2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각각 32%, 38% 증가한 수치로 모두 역대 최대다. 순이익은 39조7756억원, 영업이익률은 80%에 달했다. 매출 100원당 80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실적 성장은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이 이끌었다. D램에서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가 본격화되고 서버용 DDR5 판매가 크게 늘었다. 낸드에서도 321단 T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되며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투자가 빅테크를 넘어 일반 기업과 국가 단위로 확산하는 반면,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청주 M15X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HBM4 공급을 확대한다. 4분기에는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3E를 넘어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 수요도 상당 부분 확보했다.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14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으며, 계약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계약 가격은 합의된 범위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용인 1기 팹 가동 등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크게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 HBM 개발 연혁 [사진=SK하이닉스] ◆ 키옥시아 투자 수익 특별배당 현실화…100조 주주환원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주주환원도 본격화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 및 소각 60조원 이상 등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기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키옥시아 투자 수익의 환원이다. 그동안 거론됐던 키옥시아 투자 성과의 주주환원이 실제 특별배당으로 구체화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키옥시아 투자로 실현한 수익의 대부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결의한 3분기 현금배당은 총 14조원으로 주당 2만원이다. 이 가운데 1만원은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이며, 나머지 1만원은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반영한 특별배당이다. 반도체 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뿐 아니라 투자로 확보한 수익까지 주주와 공유하는 구조다. 자사주 매입도 이어간다.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지난주 완료했으며 조만간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추가로 결의한 자사주 매입 20조원 중 10조원은 주주환원 목적으로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에 활용한다.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는 주주환원 규모에 포함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규모를 결정하되 대규모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특별배당으로 추가 환원하고, 자사주 매입도 매 분기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mkyo@newspim.com 2026-10-28 08:5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