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전재수 부산시장은 28일 북극항로 선점으로 해양수도 부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관광객 유치를 체류·소비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 해양·금융·법률 기능을 집적해 청년 일자리와 새로운 성장 거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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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숫자보다 체류·소비"…부캉이 열풍을 지역경제 활력으로 연결
해수부·해운기업·금융·사법 기능 집적…"부산이 글로벌 표준 되도록"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부산은 전재수에게 전부입니다. 북극항로를 선점해 해양수도 부산을 만들고, 서울·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 거점을 구축하겠습니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제시한 부산의 미래는 분명하다. 북극항로 시대에 맞춰 해양·물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행정·사법·기업·금융 기능을 부산에 집적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관광객이 찾아오는 도시를 넘어 기업이 성장하고 청년이 일자리를 얻으며, 지역 상권까지 활력을 되찾는 도시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전 시장은 뉴스핌 기획 '로컬이 뜬다'에서 채지민 성신여대 융합산업학과 로컬디자인정책학 전공 교수와 만나 부산의 성장 전략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밝혔다. 부산의 관광자원과 골목상권부터 청년 일자리, 북극항로와 해양수도 비전까지 폭넓게 짚었다.
전 시장은 부산이 이미 뜬 도시가 아니라 다시 도약해야 할 도시라고 진단했다. 부산 인구는 1995년 388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그는 "이제 바닥을 찍고 다시 뛰는 부산을 만들어야 한다"며 "찾아온 기회를 잡는 데 그치지 않고 100배, 1000배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최근 관심을 모은 캐릭터 '부캉이'를 꼽았다. 전 시장은 한 달 만에 160만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끈 현상에 주목하면서도, 일시적인 화제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캐릭터를 통해 높아진 도시의 인지도를 실제 방문과 소비로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8월 말까지 부산을 찾은 관광객이 342만명으로, 연간 목표인 400만명의 85.5%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관광객이 500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다만 관광정책의 평가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시장은 "관광객이 특정 지역이나 장소에 집중되고 소비도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문제가 있다"며 "내년부터는 관광객 유치 숫자보다 얼마나 오래 체류하는지, 얼마나 다양한 지역에서 소비하는지를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관광객의 방문을 지역 상인의 매출과 시민의 소득으로 연결하는 '경제가 되는 관광'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부산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전 시장은 대만·미국·일본·중국 등에서 부산을 그리워하는 현상을 뜻하는 '부산병'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인이 부산병을 앓도록 하고, 부산을 다시 방문하는 것 외에는 치료제가 없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관광 관련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부산의 매력은 개방성·포용성"…골목마다 고유한 이야기 살린다
전 시장이 부산의 대표 장소로 꼽은 곳은 해운대나 광안리가 아닌 낙동강변 산책길이다. 평소 걷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낙동강변을 자주 찾는다며 "걷다 보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몸도 따뜻해진다.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광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낙동강변을 주목하는 이유는 부산의 동서 격차와도 관련이 있다. 해운대와 광안리가 대표 관광지로 성장했지만, 도시 전체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다른 지역의 경쟁력도 함께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전 시장은 "동서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해운대와 광안리도 계속 성장하기 어렵다"며 낙동강과 주변 풍광을 시민과 관광객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영도 흰여울문화마을과 감천문화마을, 원도심 일대도 부산의 차별화된 자산으로 꼽았다. 전 시장은 이들 지역에 부산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이 축적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전국 각지에서 내려온 피란민을 받아들인 부산의 역사는 도시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그는 "영도와 원도심에는 부산의 개방성, 포용성, 따뜻함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많다"며 "이러한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쇠퇴하는 골목과 지역에는 빈집 활용, 산복도로 관광자원화 등으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뜨는 지역은 더 성장시키고, 정체된 지역은 고유한 이야기와 자원을 발굴해 사람들이 찾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전 시장은 부산이 서울과 똑같은 도시가 되거나 무조건 1등 도시를 지향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각 지역이 가진 강점을 살려 고유한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산의 로컬 브랜드로 삼진어묵과 고래사어묵, 이재모피자, 모모스커피 등을 언급했다. 돼지국밥을 활용한 미식 콘텐츠 등 부산의 음식과 문화도 도시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자산으로 봤다.
전 시장은 "부산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대한민국의 표준이 되고, 나아가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브랜드를 부산 안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전국과 세계 시장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새로운 브랜드가 지속해서 탄생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 "북극항로가 열리면 삶 전체가 바뀐다"…산업·금융·일자리 연결
전 시장의 부산 발전 구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북극항로다. 그는 북극항로가 새로운 물류 경로를 넘어 부산의 산업구조와 일자리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전 시장은 부산 선사 팬스타의 북극항로 시범운항 사례를 언급하며, 유럽항로와 미주항로에 더해 북극항로가 새로운 글로벌 물류축으로 자리 잡으면 부산에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북극항로가 열리면 부산 시민의 월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북극항로의 경제적 효과를 부산에 집중시키려면 선제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 시장의 판단이다. 해양수산 관련 기업과 금융기관, 선박 투자·보험회사 등을 부산에 모으고 행정·사법·기업·금융 기능을 연계해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전 시장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해운기업 본사 이전, 해사전문법원 설치, 동남투자공사 설립 등을 부산의 성장 기반을 구축할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인터뷰에서는 2028년 3월 해사전문법원 개청과 2028년 상반기 동남투자공사 설립 추진 계획도 설명했다. 동남투자공사는 50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바탕으로 전통 제조업부터 첨단 인공지능(AI) 산업까지 투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과 금융, 사법 기능이 모이면 해운·물류뿐 아니라 관련 지식서비스 산업의 성장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전 시장은 부산을 단순한 항만도시가 아니라 해양산업과 금융, 법률 서비스가 결합한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청년 일자리 문제도 이 같은 산업 전략과 연결했다. 전 시장은 부산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청년이 지역에 남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 이전 이후 한국해양대가 17년 만에 최고 입시 경쟁률을 기록하고 부경대도 개교 이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동의대 스마트항만물류학과 경쟁률도 26대 1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이 부산에서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면 굳이 주거비 부담이 큰 서울에서 치열한 경쟁을 감당할 필요가 없다"며 "부산에서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과 고령층을 위한 민생정책도 빼놓지 않았다. 전 시장은 고금리와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저금리 대환대출과 대출이자 일부를 보전하는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를 위한 에너지 바우처 사업도 체감도가 높은 정책으로 꼽았다.
부산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7%에 이르는 상황에서 노인 일자리 확충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관련 예산이 추가경정예산 심의 과정에서 삭감됐지만, 내년에는 시의회를 설득해 일자리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 "10년 뒤 부산은 해양수도로"…지역의 기회를 시민의 성과로
전 시장은 정치에 입문하지 않았다면 자동차 정비공이나 항공기 정비공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노동과 노력이 눈으로 확인되고 손으로 만져지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시장 업무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나 장관보다 훨씬 강도가 높다며 보육·교육부터 교통·환경·산업·복지까지 도시의 모든 분야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강도는 세지만 힘들지는 않다"며 "시민의 선택을 받아 원해서 하는 일인 만큼 신나고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 1조원을 투자할 수 있다면 어느 분야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해양수도와 북극항로를 꼽았다. 그는 "여덟 가지 분야가 모두 중요하지만 매듭 하나를 풀면 나머지가 함께 풀린다"며 "해양수도가 제대로 되면 다른 분야도 함께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시장이 그리는 부산의 미래는 관광객 숫자나 도시 순위 경쟁에 머물지 않는다. 부산의 매력을 산업과 일자리로 연결하고, 지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며, 청년과 소상공인이 성장의 기회를 누리는 도시다. 북극항로를 중심으로 구축한 산업 기반이 시민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10년 뒤 부산이 어떤 도시로 기억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전 시장은 "해양수도 부산으로 뜨고, 북극항로를 선도하고 선점한 도시로 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부산이 비수도권의 새로운 성장 거점이자 '큰집'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에 좋은 기운들이 몰려오고 있다"며 "시민의 에너지와 열정을 모아 해양수도 부산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wind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