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최태원 회장은 5일 서울대 특강에서 주식시장 급락을 진단했다
- 과잉 유동성과 AI 투자 쏠림이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고 분석했다
- AI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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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조원 투자계획에 "베팅 안 하면 못 쫓아가"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나타난 주식시장 급락과 관련해 과잉 유동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분야에 막대한 자금이 집중된 만큼 작은 충격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대규모 투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5일 최 회장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김종섭홀에서 열린 경제학부 '자유와 시장' 특강에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 계열사에 미칠 영향을 묻는 학생의 질문에 "중간선거 하나에도 시장이 와장창 반응하는 상황이 계속 생긴다"며 "롤러코스터가 계속된다는 걸 머릿속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가 어떻게 됐든 '우리와 무슨 관계냐'고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오늘 주가가 많이 떨어진 걸로 봐서는 중간선거 결과가 반도체에 별로 좋지 않았다고 시장이 평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아무리 이야기해 봐야 별 의미가 없다"며 "많은 사람이 불안을 이렇게 드러내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텍사스와 조지아 등의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데이터센터 개발에 반대하는 지역 여론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면서 향후 신규 시설 건설이 지연될 가능성도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거론됐다.
이런 우려 속에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3.17%,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13% 각각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57% 내린 20만1500원에, SK하이닉스는 9.46% 하락한 126만4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은 주식시장이 작은 충격에도 크게 반응하는 배경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과잉 유동성을 지목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주요국의 양적완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된 대규모 자금이 AI와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미 돈은 너무 많이 풀렸다"며 "AI가 돈이 된다고 하니까 너무 많이 들어갔고 우리나라에서도 반도체가 오른다고 하니까 한꺼번에 몰려가서 사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정이 들어오면 혼란이 생기고 너무 많이 올라간 만큼 너무 많이 빠지기도 한다"며 "이런 롤러코스터 장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AI 투자 경쟁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투자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SK그룹의 2100조원 규모 중장기 투자계획을 언급했다. 당시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원,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 1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그때 저도 '이거 이렇게 발표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투자 발표를 하겠다고 한 게 2100조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더 큰 숫자를 이야기했고, 두 기업이 거의 50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하다 보니 이게 정상적인 계획이냐는 생각도 들었다"며 "과거에는 200조원만 투자한다고 해도 엄청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10배가 넘어갔다.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고, 돈의 크기와 개념도 너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이 글로벌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인프라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 세계가 이 게임에 들어와 있다"며 "우리도 이렇게 베팅하지 않고서는 쫓아갈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AI 투자의 성과가 아직 불확실하지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경쟁을 언급하며 "내가 먼저 죽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살아 있어야 이 게임에 계속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중 패권 경쟁으로 한국의 기존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도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돼 있었지만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이 분리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어느 한쪽을 선택하도록 요구받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할 한국 경제의 미래 전략으로 ▲'뉴 캐피탈리즘'(신자본주의) ▲'AI 네이티브 국가' ▲한일 경제연대를 통한 '확장 옵션'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날 '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는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 등 수백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이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들과 만난 것은 2022년 4월 강연 이후 약 4년 반 만이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