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 크루그먼, 경제학자와 선동가 사이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울트라 케인지언(Keynesian)`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최근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역시나 케인지언답게 부양론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전 세계 정부가 유례없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마당에 지금 미국과 전 세계 경제를 구할 수 있는 건 정부 곳간을 푸는 것밖에 없다고 외친다.

지난 6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에서 폐막된 미국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서도 크루그먼의 목소리가 꽤 컸던 것 같다. AEA는 매년 1월 초 열리는 경제학계 최대 행사.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최근 몇 년간은 석학들이 솔루션이나 혜안을 제시할 수 있을 지 특히 더 주목을 끌고 있다.

직접 취재를 가보지 못해 아쉽지만 내외신을 통해 전해진 소식을 추려보면 크루그먼 교수의 부양론이 단연 눈에 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정부 지출을 줄이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얘긴 아니다. 지난 2008년에는 오히려 그의 이 일관된 부양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속된 말로 먹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대적인 공공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살리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신(新) 뉴딜 정책으로 경제 정책의 첫 발을 내딛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 해 노벨 경제학상까지 수상하며 상한가를 쳤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출처=가디언)
크루그먼 교수의 부양론은 멈춘 적이 없다. 지난해엔 <지금 이 디플레이션을 끝내라(End This Depression Now)>란 책을 펴냈고 뉴욕타임스(NYT)에 싣는 칼럼을 통해서 계속해서 정부의 펌프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재정절벽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 경제, 재정난 때문에 전 세계를 뒤흔든 유럽, 그리고 금융위기에서 헤어 나오느라 최대의 재정정책을 펼쳐 더 이상 여력이 없는 각국 정부들을 생각할 때 지금 이것이 유효한 주장인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게 사실이다. 특히 미국은 재정절벽 협상 1라운드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다음 달 15일까지 부채한도(16조4000억달러)를 늘리지 못하면 부도를 맞을 수밖에 없는 긴박한 상황.

이에 비해 AEA 총회에서 201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는 재정적자를 줄이기는 것이 중요하며 그건 증세를 통해 가능하다는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다. 재정적 물가결정 이론(fiscal theory of the price level determination), 즉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다시 말해 과도한 재정적자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이론의 대가 다운 말이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가 더 이상 지속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잖아도 지난달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양적완화 중단 논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쩌면 한계를 넘어서까지 계속되고 있는 지도 모르는 통화정책의 중단까지도 얘기되는 지금이다.

물론 4년 전 구제금융과 재정, 통화정책이란 모든 카드를 동원했던, 결과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었던 미국 등 각국 정부와 통화당국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그 땐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지지 않았는가.

그래도 크루그먼은 6일자 NYT에 게재한 <큰 실패(The Big Fail)>란 칼럼에서 그리스 사태로 인해 재정지출을 줄이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각국 정부와 이를 종용하는 경제학자들을 어리석은 자들로 몰았다. AEA에서도 그런 주장들이 판을 쳤다면서 "설익은 긴축은 심각한 실수를 불러올 것"이라고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최근엔 일부의 주장이긴 하지만 크루그먼을 오바마 2기 재무장관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마크 웨이스브롯 미 경제 및 정책 연구센터(Center for Economic and Policy Research) 이사는 지난 5일 영국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크루그먼은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경제학자일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의 긴축 요구에 맞설 수 있는 지적 능력과 통합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재무장관으로 임명되어야 한다"고 했다.

크루그먼 재무장관 기용 주장엔 유명 배우 대니 글로버까지 합세했다. 글로버는 오바마 대통령이 크루그먼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하길 바란다는 청원을 올렸다. 크루그먼은 이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천만의 말씀. 정말 나쁜 아이디어입니다(I’m flattered, but it really is a bad idea)"라면서 소신있는 발언을 하기 위해선 미스터 아웃사이드(Mr. Outside)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행이다. 적어도 이 답변으로 그가 경제학자로서 존재 이유를 찾는다는 걸 알게 되어서. 그가 하도 자신의 전공분야인 무역과 국제경제학보다는 너무 정책 선동적인(?) 발언들에 충실해 오다보니 그가 입각에 관심이 있는건 아닌가 의심스러운 차였기 때문이다.

또 7일자 칼럼에서 최근 백악관에 재정절벽을 넘기 위해 1조달러짜리 백금 주화를 발행하자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잇는 것에 대해 경제학자다운 일침을 가한 것도 반갑다. 백금 주화는 연준이 아니라 재무부가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걸 발행한 뒤 연준에 맡기고, 이걸 정부가 다시 사용하도록 하면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관심을 끌 만한 술책(gimmick)이겠지만 바라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크루그먼의 칼럼니스트로서의 칼날은 무뎌지지 않길 바란다. 다만 마냥 공격적인 부양론만 펴기엔 지금의 상황도 감안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삼성전자, 車 메모리 첫 '세계 1위'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31일 시장 조사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차량용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40%로 전년(35%) 대비 5%포인트(P) 올라 1위를 차지했다. 기존 1위였던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점유율이 40%에서 36%로 하락하며 2위로 밀려났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전경 [사진=뉴스핌DB] 차량용 메모리 시장은 자동차의 전장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확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과 고사양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가 늘면서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높은 안정성을 갖춘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저전력 D램(LPDDR)과 유니버설 플래시스토리지(UFS)를 앞세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차량용 SSD와 그래픽 D램(GDDR)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차량용 메모리 사업에서 연평균 4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900억달러(약 136조원)에서 2031년 1390억달러(약 209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nylee54@newspim.com 2026-05-31 12:46
사진
외환 거래 '24시간'으로 확대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오는 7월 6일부터 서울 외환시장의 외환 거래시간이 평일 24시간 무중단 방식으로 연장된다. 이에 따라 주말과 새해 첫날을 제외하면 국내 공휴일에도 거래가 가능해진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는 29일 총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서울 외환시장 행동규범'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으로 중개회사를 통한 원·달러 외환거래 시간은 기존 '오전 9시~익일 오전 2시'에서 주중 내내 24시간 문을 여는 방식으로 바뀐다. 뉴욕 서머타임(DST) 기간에는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그 외 기간에는 월요일 오전 7시부터 토요일 오전 7시까지 시장이 상시 가동된다. 다만 원화와 이종통화 간 거래시간은 현행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유지된다. 한국은행 현판. [사진=뉴스핌DB] 외환시장 개방 확대로 시차가 다른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미국 주식 등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와 수출입 기업들의 환전 편의가 높아지고 거래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첫 영업일은 오전 9시에 개장하며 마지막 영업일은 24시에 폐장한다. 공휴일이나 야간 거래는 허용되지만 실제 거래 대금이 오가는 결제 업무는 기존처럼 은행 영업일에 처리된다. 글로벌 시장 관행에 따라 은행 비영업일에는 자금 이체가 불가능해 가장 가까운 다음 은행 영업일로 결제가 순연된다. 24시간 개장에 맞춰 환율 공시 체계도 일부 조정된다. 현물환중개회사는 오전 6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매시 정각마다 시간가중평균환율(TWAP)을 산출해 시장에 제공할 예정이다. ▲시가 ▲고가 ▲저가 ▲환율 역시 같은 기준에 따라 공표된다. 다만 시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재무제표나 세무 기준 등에 활용되는 '서울 오후 3시 30분 종가 환율'과 매매기준율(MAR)은 당분간 현행 기준을 따르기로 했다. 외환당국도 공식 통계와 보도자료 작성 시 기존 종가 환율을 계속 활용할 방침이다. 외시협은 향후 매매기준율 산정 방식도 글로벌 관행에 맞춰 거래량 가중평균 방식(MAR)에서 시간가중평균환율(TWAP)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적응 기간을 고려해 외국환거래규정 개정 이후 1년의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도 검토됐다. 외환당국은 이번 총회에서 수렴된 시장 참가자 의견을 바탕으로 오는 6월 중 매매기준율 변경 등을 포함한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eoyn2@newspim.com 2026-05-31 12: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