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의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中投 CIC)가 최근들어 해외 투자 실적이 부진했던 가운데 중국 외환관리국(SAFE)이 미국 전문 투자 부처를 설립해 학계에선 CIC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중국의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국가 외환관리국이 미국 국채 외에 사모투자펀드나 부동산 등 투자 대상 다양화를 위해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새 사무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칭화(清華)대와 중앙재경(中央財經)대를 비롯한 중국 학계에서는 외환관리국이 설립한 새 사무소와 CIC의 해외 투자 종목이 겹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양측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투자 효율 제고를 위해서라도 경쟁 상대의 등장은 하등 나쁠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외환관리국은 리스크가 적은 투자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경쟁체제는 좋은 자극제
CIC의 2011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CIC는 영국과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 호주 등 국가에 투자하고 있다. 이 중 북미지역 투자 비중이 43.8%로 가장 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9.6%, 유럽이 20.6%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분야 별로는 금융과 자원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각각 19%와 14%로 가장 높다.
근래 CIC의 해외 투자를 살펴보면 2011년 프랑스의 천연가스 개발업체인 GDF수에즈(GDF Suez)에 31억5000만 달러를 투자,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천연가스 업체인 애틀란타 액화천연가스(Atlanta LNG)에 8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앞서 2010년에는 미국 에너지 업체인 AES 코퍼레이션에 16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2009년에는 캐나다 광산업체 텍(Teck)에 15억 달러를, 2007년엔 미국 모건스탠리에 56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같이 최근들어 CIC가 대규모 해외 투자에 나서면서 2011년 실적보고서에서 CIC의 총 자산은 4820억 달러로 불어났으나 수익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2007년 설립 이래 6년간 CIC의 해외투자 평균 수익률은 3.8%였다.
하지만 2011년 영업 비용이 전년보다 2배 가량 늘어났고 해외 투자 수익률도 4년만에 가장 낮은 -4.3%를 나타내면서 2007~2011년 CIC의 모건스탠리 투자와 블랙스톤 그룹 투자는 모두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시 CIC 회장을 맡고 있었던 러우지웨이(樓繼偉·현 중국 재정부장)는 투자 구조 최적화와 유연성 확대에 나서면서 다양한 업종에 대한 직접투자, 사모펀드, 에너지 자원, 부동산, 인프라 등 장기 자산 투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CIC는 2012년 10.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극적인 실적반등을 이뤘다.
CIC에 이어 외환관리국도 이런 부동산 사모펀드 분야 투자를 전담하는 미국 사무소를 개설함으로써 한편에서는 CIC와 외환관리국간의 업무 분담이 모호해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시난(西南)증권 수석금융 연구원 푸리춘(付立春)은 외환관리국과 CIC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CIC와 외환관리국이 실적 경쟁을 벌이는 속에서 CIC가 더 적극적인 태도로 해외 투자에 임할 것이고 투자 효과와 실적을 서로 대조해 볼 수 있다는 것.
푸리춘은 "실적이 두 기관의 명예와 명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적 달성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CIC와 외환관리국의 투자 업무가 겹칠 가능성도 있지만 해외 시장은 매우 넓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은 적다며 오히려 서로 협력해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실탄' 마련이 새 과제, 외환국과의 연할분담도
글로벌 최대 투자기관중 하나인 CIC는 외환관리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못한 상황이다. CIC의 해외투자 금액은 2011년 이후 2000억 달러에 근접하면서 CIC 설립 당시 해외투자에 배분한 자금을 거의 소진했다.
2011년 국가외환관리국이 CIC에 300억 달러를 긴급수혈하기는 했지만, 투자자금 조달 체제 구축은 CIC가 해결해야 할 중대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들어 국가외환관리국이 독자적으로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CIC와 경쟁구도가 점점 확연해지고 있는 것이 주목을 끌고 있다.
가오시칭 현 사장은 이에대해 "싱가포르, 스웨덴, 네덜란드 등 다수의 선진국가는 2개 이상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CIC와 외환관리국 모두 국가의 자산 가치 확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활동하기 때문에 두 기구 사이의 경쟁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일부 경제 전문가는 중국이 해외투자에 있어서 CIC와 외환관리국의 역할에 경계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금융연구센터 장밍(張明) 부주임은 "외환관리 시스템을 통합관리 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환관리국은 안전 자산에, CIC는 수익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교통 정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빠지는 인사이동
CIC의 최근 공고문에 따르면 국무원이 5월 17일 CIC의 감독이사회 의장에 리샤오펑(李曉鵬·54) 공상은행(ICBC) 부회장을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리췬(金立群) 감독이사회 의장 임기가 끝남에 따라 리샤오펑 ICBC 부회장이 새 의장으로 영입된 것.
앞서 CIC의 중요 인사이동을 살펴보면 지난 2011년 7월에는 장훙리(張弘力)가 CIC 집행이사직과 부총경리 직에서 물러났고 가오시칭(高西慶) CIC 총경리도 최고투자책임자(CIO)직을 더 이상 겸직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CIC는 리커핑(李克平)을 CIC의 최고 투자책임자로 임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CIC의 잇따른 인사변동이 CIC 내부 구조 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조정 방향을 예상하긴 어렵다며, 국유 체제에서 관리되는 CIC의 특성상 아무리 잘해도 비판과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구조 조정이 쉽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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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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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