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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후폭풍…감독 아닌 집행부 교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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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 진통 끝에 나온 감독 선임, 축구협회의 독단인가
홍 감독보다 전임 클린스만 선임에 대한 책임부터 물어야
무엇보다 팬들의 외면 받는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이 우선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감독만 5000만 명이란 말이 있다. 축구 커뮤니티와 SNS는 대표팀에 무슨 일만 생기면 난리가 난다. 수많은 팬들이 FC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물론 프로축구 K리그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다. 사실 여기에 벌써 답이 나와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5개월의 장고 끝에 선택한 홍명보 카드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돌이켜 보면 감독 해고가 아닌 선임 과정에서 이렇게 시끄러웠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방송 인터뷰 화면을 보니 홍 감독은 며칠 새 10년은 늙어 보였다.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입고, 절제된 신사의 느낌을 풍기던 인상은 사라지고 번뇌만 남았다.

[영종도=뉴스핌] 최지환 기자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코칭스태프 선임을 위한 유럽 출장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7.15 choipix16@newspim.com

대표팀을 맡을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급하게 입장을 바꾼 그에 대해 온라인에선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인신공격이 넘쳐난다. 정작 축구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개인사에 관한 의혹 제기가 대부분이다.

국내 축구 커뮤니티에서 인기 유튜버들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요즘 같으면 이들이 콘텐츠를 올리면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는데 며칠이면 충분하다. 문제는 이들 중 대다수가 조회수 장사에 치중한 나머지 사실에 입각한 합리적 비판보다는 근거 없는 맹목적 비난에 열중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의문도 든다는 점이다.

◆진심은 느껴지지만…국대 출신 스타들의 커밍아웃 러시

최근 들어선 대표팀 출신 스타들이 예전과는 달리 목소리를 높이는 게 트렌드가 됐다. 축구계의 영원한 이단아로 불리는 이천수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이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들의 한 마디는 일반 유튜버들보다 파급력이 훨씬 강하다. 팬들은 그들의 이름이 신뢰를 담보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언론도 현 시점에서 그들의 주장만큼은 실시간 중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유튜버 방송을 하고 있는 이천수. [사진=이천수]

하지만 과연 이들의 말은 항상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팬들의 질책과 의혹 제기야 그렇다 치고, 이들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보자.

먼저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쉬운 말로 잘 나가는 지도자였다. 3년간 축구협회 전무로 행정 경험을 쌓은 그는 2020년 말 울산 지휘봉을 잡은 뒤 첫 해 리그 준우승에 이어 최근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홍명보 시대'를 활짝 열었다. 올 시즌도 울산은 17일 현재 1위 김천 상무와 승점 1점차로 선두를 다투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의 졸전 끝에 16강행이 좌절된 뒤 홍 감독에게 내려졌던 그 혹독하고도, 불편한 평가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결과물이 나온 덕분에 홍 감독은 많은 이들이 신주 모시듯 하는 외국인 감독들과 함께 대표팀 사령탑 최종 5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많은 팬들이 '홍명보' 이름 석 자가 호명되기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수락하자마자 그동안의 칭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입장을 번복한 것이 소속팀인 울산과 팬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감독 결격 사유는 아닐 텐데 하루아침에 무능력하고 나쁜 거짓말쟁이가 됐다. 시계가 눈 깜짝할 새에 2014년으로 돌아간 것 같다.

◆감독 선임의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비판

그런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은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으면서도, 내용을 압축해보면 홍 감독에 대해서만큼은 드러내놓고 비판을 하지는 않고 있다.

축구협회의 홍 감독 선임 발표 직전에 발언했던 이천수는 "홍명보 신태용 선배면 콜이다"라면서도 "외국 감독이 안 되면 국내 감독을 빨리 선임했어야 한다"며 선임 과정을 지적했다. 이어 "능력이 안 되면 나가야 한다"고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외국인 감독을 우선순위로 정한 축구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가 전달한 100여명의 리스트를 놓고 고심한 과정에 대한 '정상 참작'은 전혀 해주지 않았다.

국가대표 시절 박주호. [사진=KFA]

전 국가대표 수비수 박주호는 현직 전력강화위원 신분으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폭로 영상'이라며 콘텐츠를 올렸다. 그는 "전력강화위원회가 독단적으로 홍 감독의 선임을 밀어붙였다"며 "일부 전력강화위원은 외국 지도자보다 국내 축구인을 선임하도록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독단적인 결정을 한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정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도 있지만, 일부에선 전력강화위원들이 감독 후보군을 추린 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 선임을 위임했다는 말도 나온다. 위임 자체가 문제였다면 박주호는 폭로에 앞서 위원회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어야 한다. 그게 절차적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내부 고발자'가 되는 정상적인 절차가 아닐까.

축구협회의 공식 입장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박주호가 비밀유지 서약을 어겠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론은 벌집을 쑤신 듯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동국 이영표 박지성 조원희 김영광이 릴레이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동국은 "박주호에 대한 법적 대응은 안 된다. 축구협회는 모든 의견을 포용해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정 회장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체계가 무너졌다.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박주호로선)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컸을 것"이라며 평소 스타일 대로 에둘러 표현했다.

조원희는 한 마디로 줄이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김영광은 "도덕적으로 어긋난 행동을 하신 분들은 다 나가라. 다수결로 정했다는데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아니고"라며 "개인적으로 홍명보 선배를 좋아하지만 감독 수락은 아쉽다. 모든 팬이 납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의 운영에 도덕이 왜 나오는지는 의문이다.

축구협회 부회장이기도 했던 이영표는 "축구협회의 행정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 이제 축구인들이 행정을 하면 안 된다"며 뜬금없는 자아비판을 하기도 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축구협회가 쌓은 불신 때문

기자는 이들의 주장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들의 말엔 진심이 느껴진다. 축구협회가 원죄를 지었다는 주장에 백번 동의한다. 다만 상대가 무조건 문제라는 일방통행 주장보다는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맞춤형 지적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축구지도자협회의 주장은 귀 기울일 만하다. 지도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중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정몽규 회장은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인선부터 그동안의 과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임생 대학축구협회 기술이사가 8일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감독 내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7.08 choipix16@newspim.com

그러면서 전력강화위원회가 일부 위원이 사퇴한 상태에서 감독 선임을 강행했다며 위원장을 새로 선임하고 위원 역시 추가해 하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 기술위원회에 결정을 이관하려 했다면 남은 위원의 동의를 얻는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임생 이사가 밤에 홍 감독을 찾아간 것도 면접 등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법적인 절차를 어긴 것은 없다는 축구협회로선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도 있겠지만 귀 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고위 당국자의 입을 통해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축구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조치를 하겠다"는 보도도 나왔다.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도 "관련 신고가 접수돼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 시민단체는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축구협회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축구협회가 정부의 보조를 받는 기관이지만 감독 선임 재량권까지 위임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은 산하 단체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무엇보다 자유와 시장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현 정부가 할 일은 아니다.

◆이제 축구협회가 스스로 결단을 해야 할 때

난장판이 된 한국 축구. 문제인 쪽도, 문제를 제기하는 쪽도 문제로 느껴진다면 더 큰 문제이다. 괜한 말장난이 아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왔으면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몽규 회장의 사퇴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KFA]

축구협회는 홍 감독 선임보다 클린스만 전 감독 영입과 관리 부실, 황선홍 올림픽팀 감독의 대표팀 겸임에 대한 책임을 먼저 져야 한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지만. 2026 중남미 월드컵은 3차 예선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감독 발표 전 인터뷰에서 "알렉스 퍼거슨이 와도 국민들의 절반은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만큼 축구협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새 회장이 누가 와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하겠지만, 이제 정 회장은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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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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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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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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