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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①아마존, 월마트에 완패…2023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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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1년 새 1000조원 허공으로
월마트 전세계 매장 1만개 상회...인프라 막강
아마존 이커머스 강자? 인도선 월마트에 쫓겨
아마존은 소매시장에서 월마트를 이길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때 미국 아마존닷컴 주식은 한국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불과 2년 전인 2020년 말에 한국인의 해외주식 보유 순위 3위가 아마존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2022년 말 아마존의 순위는 9위까지 내려앉았다. 보유금액 기준으로도 2조5000억원(21억달러)에서 약 1조1000억원(9억달러)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어찌 된 일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실망스러운 주가 탓이다. 2022년은 미국 나스닥 지수의 폭락으로 빅테크 종목들도 크게 조정받았지만 그중에서도 아마존의 대폭락은 눈에 띈다. -50%로 딱 반토막이다. 문제는 증시가 활황이었던 2021년에도 다른 빅테크 주식들이 폭등할 때 아마존의 수익률은 고작 2%에 불과했다. 아마존에 2년간 장기 투자한 사람들은 지금 분노하며 아마존의 장기 성장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2022년 1년간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아마존 주가는 -50%로 반토막이지만 월마트는 어려운 증시 환경 속에서도 보합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특히 아마존이 충격적인 3분기 실적을 발표한 2022년 10월을 기점으로 아마존과 월마트의 주가는 크게 엇갈렸다. 수익률로 보자면 아마존의 완패다.


아마존 주가 부진의 원인은 뭘까? 온라인 사업은 오프라인 사업보다 우월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의 선입견은 사실일까? 만약 아마존의 이커머스 경쟁력이 정말로 우월하다면 오프라인 매장의 대표 격인 월마트 주가가 더 좋았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돈은 냉정하다. 2022년에 투자자들은 아마존보다 월마트의 우세에 베팅했다.


2021년 말에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2000조원이 넘었으나 1년 만인 2022년 말에는 간신히 1000조원을 지켜냈다. 반면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변함없이 460조원을 유지했다. 한국 정부 1년 예산의 2배에 가까운 1000조원이 1년 만에 허공으로 사라진 아마존에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를 분석하기에 앞서 먼저 월마트의 변함없는 기업 경쟁력을 살펴보는 게 순서일 듯하다.

◆ 월마트는 아마존에게 만만한 회사일까?

한국은 오프라인 유통공룡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대신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의 기세가 엄청나다. 미국은 아마존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상황에서 유추해 본다면 당연히 미국 오프라인 유통공룡인 월마트의 매출액도 정체돼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 그럴까?


아마존의 명성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유명세는 덜하지만 월마트 역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소매판매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월마트가 전략적으로 아마존의 명성에 숨어 실속을 챙기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미국에서 월마트는 한국의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를 합쳐 놓은 느낌이다. 그만큼 미국인들에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미국에서 월마트를 따라갈 오프라인 소매판매기업은 없다.

 

월마트의 매장 수는 5342개로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심지어 이 매장 수는 전 세계가 아니라 단지 미국만이다. 월마트의 매장은 총 4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첫 번째로 '월마트 할인점(Discount Stores)'은 신선 식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과 생활필수품, 화장품, 의류, 전자제품, 장난감 등을 갖추고 있다. 두 번째로 '월마트 네이버후드 마켓(Neighborhood Market)'은 할인점에는 없는 야채, 과일, 육류 등 신선식품 코너가 구비된 것이 특징이다. 대신 전자제품은 없다.

세 번째로 '월마트 슈퍼센터(Supercenter)'는 '할인점'과 '네이버후드 마켓'에 있는 모든 제품을 취급하는 대형 매장이라 크기가 할인점의 2배 이상이다. 무려 3573개로 미국에서 가장 흔한 매장 형태다. 마지막으로 '샘스클럽(Sam's Club)'은 창고형 할인마트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코스트코'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월마트는 미국 외에도 글로벌 각지에 5251개의 매장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매장 5342개와 합치면 총 1만593개의 압도적인 매장 수를 자랑한다. 직원 수는 미국에서 170만명, 글로벌 각 지역에서 60만명을 고용해 총 230만명이다. 미국 외에 멕시코, 캐나다, 중국, 인도, 칠레, 중앙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총 24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의 주요 할인마트 3개사의 합계 매장 수는 405개로 월마트의 캐나다 매장 수 408개와 비슷한 규모다. 미국의 월마트 매장 수 5342개와는 비교도 안 되게 적다. 미국의 인구 수는 한국의 6배인 3억4000만명이다. 그런데 월마트의 미국 매장 수만 계산해도 한국 할인마트 3개사 매장 수의 13배에 달하니 월마트의 미국 인프라가 막강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반대로 보면 한국의 인구밀집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인구밀집도가 현저하게 낮은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한국 쿠팡보다 온라인 배송 인프라 구축에 더 불리한 환경이다. 물류비용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아마존보다 훨씬 먼저 미국 전역에 촘촘히 오프라인 매장망을 구축한 월마트의 인프라 경쟁력을 아마존이 쉽게 뛰어넘기 어렵다는 점도 체크 포인트다.

월마트의 매출액은 얼마나 될까? 2019년 624조원(5199억달러), 2020년 666조원(5552억달러) 2021년 681조원(5678억달러)으로 큰 변화는 없다. 절대금액은 크지만 성장률은 정체 중이다. 2019년 2%, 2020년 7%, 2021년 2%의 소소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의 눈부신 매출 성장률에 비하면 인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미국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월마트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단순한 분석이 실제 현실세계에서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급성장해 온 아마존의 매출액은 얼마나 될까? AWS 부문을 제외한 이커머스 중심의 2021년 아마존 매출액은 489조원(4076억달러)으로 월마트의 2021년(2022 회계연도) 매출액 681조원(5678억달러)보다 고작 192조원 부족할 뿐이다. 이런 속도라면 몇 년 안에 충분히 매출액 역전이 가능해 보인다. 그런데 신기한 건 아마존의 매출액은 급성장하고 있는 데 비해 영업이익은 상당히 부진하다는 점이다. 먼저 월마트의 영업이익을 살펴보자.

월마트의 영업이익은 2019년 25조원(206억달러), 2020년 27조원(225억달러), 2021년 31조원(259억달러)으로 매년 큰 폭 증가해 왔다. 2019년에는 연간 성장률이 -6%로 부진했지만 2020년에는 9%, 2021년에는 무려 15% 급증하며 알차게 영업을 잘해 왔다. 2021년의 매출액 증가율이 고작 2%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 성장률 15%는 기대 이상이다.


월마트는 2021년(2022 회계연도)에 31조원(259억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같은 기간 아마존은 30조원(249억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수치로만 보면 아마존의 영업이익도 양호해 보인다. 하지만 아마존 영업이익 중 전체 비중의 74%인 22조원(185억달러)이 AWS(아마존웹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했고 이를 제외한 이커머스 중심의 나머지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체 비중의 26%인 8조원(63억달러)에 불과하다. 수익구조가 심하게 불균형하다는 게 문제점이다.

월마트의 2022년(2023 회계연도) 분기별 매출액은 1, 2, 3분기에 연속으로 6~9%대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 2, 3분기에 연속으로 6조원, 8조원, 3조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월마트의 영업이익 성장률은 1분기 -23%, 2분기 -7%, 3분기 -54%로 심각하게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2022년에 미국 소매판매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월마트의 이 부진한 수치는 아마존에 비하면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아마존의 AWS 부문 실적을 제외한 이커머스 중심의 2022년 분기별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도보다 크게 낮다. 1분기와 2분기에는 3%, 3분기에는 13% 증가율에 그쳤다. 더 충격적인 건 영업이익이다. 3분기 연속 -3조원씩의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가 무려 -9조원(81억달러)이다. 회사 이름을 감추고 재무제표만 보면 아마존이 아니라 우버나 에어비앤비같이 아직 손익분기점을 달성 못하고 성장을 목표로 계속 달리고 있는 회사의 재무제표가 아닌지 착각할 정도다.


이 엄중한 결과가 바로 2022년의 현격한 주가차이다. 월마트 주식은 어려운 증시 상황에서 보합을 유지했지만 아마존 주식은 무려 -50% 폭락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월마트는 지금의 주가 강세에 만족하고 아마존 뒤에 숨어서 현재의 상황을 즐기고 있을까? 아니면 뒤에서 칼을 갈며 아마존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을까? 월마트가 아마존과 싸우려면 이커머스 시장을 포기해선 안 된다. 월마트의 이커머스 핵심 전략을 살펴보자.

◆ 월마트 이커머스 핵심 전략은 옴니채널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 추정치에 따르면 2022년 6월 말 기준 미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이 37.8%로 1위, 월마트가 6.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어마어마하다. 월마트 입장에서 고무적인 건 3위인 애플의 점유율이 3.9%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월마트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월마트플러스' 멤버십이다. 이는 '아마존프라임'과 유사한 멤버십 서비스다. 당연히 무료배송은 기본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처럼 '파라마운트 플러스'도 이용 가능하다. '월마트플러스'의 연간 요금은 98달러로 '아마존프라임'의 139달러보다 30%(41달러) 저렴하다. 가격이 저렴한 것 외에 월마트플러스 멤버십이 아마존프라임보다 우수한 부분은 뭘까?


바로 '옴니채널(Omni-Channel)'이다. 옴니채널이란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어떤 채널이든 자유롭게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쇼핑 환경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시작한 'CJ올리브영'이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 시 인근 매장에서 당일 배송해 주는 '오늘드림'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주문 후 당일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이 직접 픽업하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드라이브 스루(자동차에 탄 채로 픽업)의 인기가 높다. 미국 전역에 촘촘하게 53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건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최대 강점이다. 온라인으로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이 직접 픽업하는 이 황당한 시스템은 쿠팡의 당일배송이 버티고 있는 한국에서는 크게 욕 먹을 시스템이다.


하지만 국토가 한국보다 99배 큰 미국에서는 일부 지역만 당일배송이 가능하고 2일 배송이 일반적이라 의외로 이 전략이 통하고 있다. 월마트는 특히 신선식품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월마트를 추격하기 위해 '홀푸드마켓'을 16조원(137억달러)에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여전히 신선식품 시장 점유율 격차는 상당하다. 또 월마트의 상품들도 아마존처럼 온라인으로 주문 후 당일이나 2일 이내에 배송받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에서 월마트의 인기를 보여주는 또 다른 의외의 결과가 있다. 2022년 11월의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에서 온라인 검색횟수 1위는 아마존이 아니라 월마트였다는 점이다. 의외로 미국 내에서 월마트의 브랜드 경쟁력은 생각보다 탄탄하다. 월마트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추가로 52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세계 최대 소매판매 회사다.


월마트가 이커머스 분야에서 이 정도라도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었던 원천은 2016년에 아마존킬러로 불렸던 제트닷컴을 약 4조원(33억달러)이라는 비싼 가격에 과감히 인수한 영향이 컸다. 인수 초기에는 실패한 전략이라는 전문가들의 혹평이 많았다. 현재 제트닷컴 사이트는 없어졌지만 제트닷컴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월마트는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에 강점이 있는 월마트는 온라인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고, 온라인에 강점이 있는 아마존은 신선식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으로 진출 중이다.


2014년부터 월마트 CEO를 맡고 있는 더그 맥밀런은 현격한 격차에도 불구하고 아마존과의 이커머스 전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마존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최첨단 대규모 풀필먼트 센터를 인디애나, 텍사스, 펜실베이니아에 추가로 신축할 계획이다. 월마트는 2023 회계연도 3분기(2022년 8~10월) 실적 발표 때 "월마트의 이커머스 침투율이 총 매출액의 13%까지 늘어났다"고 자랑하며 "이커머스 침투율이 이미 20%에 달하는 월마트 인터내셔널이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인도에서 아마존 괴롭히는 월마트? 글로벌도 강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아마존이지만 월마트에 밀려 크게 고전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어느 나라일까? 곧 기존의 인구대국인 중국을 제치고 새로운 세계 1위를 예약한 14억 인구대국 인도다. 월마트가 미국 시장과 다르게 인도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과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바로 치열한 인수합병(M&A) 전쟁의 성공 덕분이다.


월마트는 인도에서 아마존과의 물밑 경쟁 끝에 2018년 5월에 인도의 대표적 이커머스 업체인 '플립카트'를 전격 인수했다. 19조2000억원(160억달러)에 플립카트 지분 77%를 가져오는 조건이었다. 그 당시에는 인수금액이 비싸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월마트 입장에서 이 M&A는 대성공이었다. 고작 20조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14억 인구대국 인도의 이커머스 시장에 주역으로 진입하게 됐으니 말이다.


이 인수 성공으로 최소한 인도에서만큼은 월마트가 아마존에 비해 이커머스 경쟁력이 낮다는 선입견은 완전히 사라졌다. 플립카트는 월마트에 인수된 뒤 인도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월마트는 플립카트 기업가치를 약 84조원(700억달러)으로 평가해 2023년에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나 최근의 증시 부진으로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


인도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현지 업계 추정치는 2021년 기준 약 68조원(570억달러)이다. 한국의 187조원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미래의 잠재력은 미국까지 뛰어넘을 기세다. 그렇다면 업계 1위인 '아마존 인디아'와 2위인 '플립카트'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업계 추정치는 '아마존 인디아' 점유율을 약 45%, 플립카트의 점유율을 약 40%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아마존 인디아'를 긴장시키는 발표가 있었다. 전략컨설팅 업체 '레드시어'가 인도 최대 쇼핑 시즌인 '2022년 디왈리 축제' 첫 주의 이커머스 총거래액(GMV) 추정 결과 '플립카트'가 67%, '아마존 인디아'가 26%의 점유율을 보였다고 발표한 것이다. 2022년 10월에 이 발표가 나오자마자 '아마존 인디아'는 불확실한 추측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어쨌든 일시적인 이벤트성 축제라 할지라도 '플립카트'의 점유율이 현격하게 높게 추정된 결과로 볼 때 인도에서의 '플립카트'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아마존은 인도에서 월마트가 인수한 '플립카트'와 치열한 경쟁 중이다. 인도에서 아마존을 괴롭히는 건 월마트뿐이 아니다. 또 다른 걸림돌은 바로 인도 정부다. 외국 기업인 아마존과 월마트가 인도에서 활개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인도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반독점 조사, 외국인투자법 준수 조사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 인디아'와 '플립카트'의 점유율이 워낙 높아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 '월마트 인터내셔널' 주력은 멕시코·중국서도 두각

중국은 글로벌 유통업체의 무덤으로 불리는 악명 높은 시장이다. 한국의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고전 끝에 진작에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월마트도 450여 개에 달했던 매장 중 약 100여 개를 철수했다. 하지만 월마트의 자회사인 창고형 할인매장 '샘스클럽'은 여전히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샘스클럽은 중국에서 현재 4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샘스클럽이 중국에서 통하는 이유는 회원제 창고형 매장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회원제 매장의 주요 소비층이 극소수의 엘리트와 상류층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창고형 할인매장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일반 대중의 회원 가입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일반 연회비는 260위안(4만7000원), 엘리트 연회비는 680위안(12만2000원)이다.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연회원 수가 이미 400만명을 돌파했다. 월마트는 2023 회계연도 3분기(2022년 8~10월) 실적 발표 때 "중국 사업의 이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63%였고, 매출액 대비 이커머스 침투율도 무려 41%에 달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중국 전체의 이커머스 침투율은 21% 수준으로 월마트 실적의 절반에 불과하다. 물론 아마존도 오래전인 2004년부터 중국에 진출해 계속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알리바바나 징둥닷컴이 장악하고 있다. 아마존의 중국 시장 존재감은 월마트와 달리 미미하다. 대신 또 다른 아시아 주요 시장인 일본에서는 아마존이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대로 월마트 인터내셔널은 최근 일본 시장에서 철수를 단행했다.


월마트 인터내셔널이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23개 국가 중 핵심 전략지는 어디일까? 바로 멕시코다. 멕시코에는 월마트 관련 매장 2589개와 샘스클럽 166개를 합쳐 모두 2755개로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매장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멕시코에서 월마트의 시장점유율은 약 21%로 압도적이다. 이커머스 시장만 떼놓고 보면 1위인 '메르카도리브레' 점유율이 14%, 2위인 아마존이 12%, 3위인 월마트가 9%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 2023년의 경기 침체가 월마트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경기 침체는 월마트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22년(2023 회계연도)의 월마트 3분기(8~10월) 실적을 살펴보면 월마트 매출액은 8.8% 증가했지만 또 다른 미국 오프라인 유통기업인 타겟의 3분기 매출액은 직전분기 대비 1.8% 증가에 그쳤다.


이 두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월마트는 식료품과 생필품 등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필수소비재 판매 비중이 50%를 훌쩍 넘는다. 반면 타겟은 의류, 전자제품, 완구 등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재들을 더 많이 판매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런 이유로 타겟보다는 월마트가 실적 방어에 훨씬 더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월마트가 새롭게 선보인 유료 멤버십 '월마트 플러스'도 고객 확장의 원동력이다. 월마트 고객은 연간 98달러의 플러스 구독료를 지불하면 당일배송과 무료배송, 헬스케어 처방전 제공, 주유비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현재 월마트 플러스 멤버십의 인기가 지속되며 고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월마트의 광고 사업과 풀필먼트 사업 강화도 긍정적이다.


월마트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이자 내수주다. 지금같이 빅테크주로 대표되는 고성장주들이 흔들릴 때는 방어적인 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방어주의 성격상 드라마틱한 큰 폭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작년에 낙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를 노리는 전략이 더 본인의 스타일에 맞을 수 있다.

◆ 아마존은 소매시장에서 월마트를 이길 수 있을까?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의 위대함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플라이휠'이다. 냅킨에 회전하는 바퀴그림인 플라이휠을 그려 설명했다는 전설적인 일화는 유통업 종사자들에게 여전히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는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 아마존은 도대체 점유율을 얼마만큼 더 늘려야 이커머스 분야에서 제대로 된 이익을 낼 수 있는 걸까? 40%나 되는 높은 이커머스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되니 점점 더 의심이 커진다. 특히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비교해 보면 유독 아마존의 영업이익이 시가총액 대비 크게 낮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22년에는 액면분할로 주가를 부양해 주주들을 위로해 보려 했지만 저조한 실적 탓에 별 효과가 없었다. 이제 주주들은 어떻게 위로받아야 할까? 가장 중요한 의문은 아마존은 궁극적으로 AWS(아마존웹서비스)를 제외하고 리테일 소매판매시장에서 월마트를 이길 수 있을까?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커머스 분야의 압도적 매출액 성장률을 근거로 아마존이 결국 미국 소매판매시장에서 승리할 거라고 믿어 왔다. 하지만 2022년의 아마존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매출액으로는 언젠가 월마트를 뛰어넘을지 몰라도 과연 영업이익률에서도 월마트를 추월하는 게 가능할까? 1994년에 창업한 아마존은 29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전통의 기업이다. 창업한 지 이제 10~15년 남짓한 에어비앤비, 우버가 이익을 못 내는 것과는 상황이 질적으로 다르다. 아마존의 계획된 적자라는 주장은 이제 유효기간이 지났다.


어쩌면 2019~2021년까지 아마존 이커머스 분야의 폭발적 매출액 성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례적인 성장이었는지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아마존에게는 아직 고난의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클라우드마저 받쳐주지 않는다면 아마존의 부진은 2023년에도 계속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는 바로 낙폭 과대다. 반토막이 난 아마존 주가가 가장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아마존 주식 투자자들은 지금 엄청난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2022년에 아마존과 월마트의 주식 수익률 대결은 월마트 투자자들의 대승으로 마감됐다. 이제 아마존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AWS 외에 이커머스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이익을 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아마존의 부진한 이커머스 수익성은 과연 언제까지 용서받을 수 있을까?

 

②편에서 계속… ②아마존, 이커머스 적자 대행진의 끝은?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양홍민 / 그래픽 : 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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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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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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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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