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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②애플, 비싸서 더 잘 팔리는 아이폰과 애플워치 덕에 주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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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고객 충성도? 안드로이드와 안드로메다 차이
애플과 삼성의 프리미엄폰 대결 결과는 충격적…
애플은' 폴더블 폰'을 안 만드나 못 만드나?
아웃소싱으로 이익급증에도 명품 이미지는 유지? 왜?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애플 기기는 비싸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비싸서 더 잘 팔린다. 애플은 명품의 성공 법칙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스타벅스에 들어갔을 때 누군가가 펼쳐 놓은 애플 맥북 뒷면의 반짝이는 사과 모양 로고는 선망의 대상이다.

애플의 IT 명품 이미지는 확실히 성공했다. 물론 노트북의 기술력만 따져보면 삼성이나 LG노트북도 훌륭하다. 하지만 맥북만큼의 명품 이미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스마트폰, 에어팟, 애플워치 모두 마찬가지다. 유독 애플에서만 볼 수 있는 이 명품 아우라의 비밀은 뭘까?

◆ 애플 고객 충성도? 안드로이드와 안드로메다 차이

애플의 운용체제인 iOS는 애플이 아닌 다른 기기들과는 연동되지 않는다. 특히 안드로이드와는 절대 호환되지 않는다. 이런 배타성 때문에 애플 제품간에는 강력한 애플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그래서 아이폰을 구매하고 나면 핵심운용체제인 'iOS'를 중심으로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 에어팟을 모두 구매하고 싶어진다. 이 기기들을 서로 연결해서 스스로 애플생태계와 애플 서비스에 빠져들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전 세계에 넘쳐난다.

완벽한 그 들만의 세계다.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면 웬만한 회사는 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애플은 다르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애플 기기가 무려 20억대이기 때문에 애플만의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애플은 다른 회사와의 협업없이 모든 걸 다 해 낼 수 있는 충분한 사용자수를 확보했다. 실제 평범한 회사들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비현실적인 생태계다. 그 밑바탕에는 애플 마니아층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다.

애플 마니아들의 충성도는 엄청나다. 이들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에어팟이 콩나물 디자인으로 조롱을 받아도, 아이폰의 후면 카메라 디자인이 인덕션이라는 놀림을 받아도, 일관되게 애플을 믿는다. 그래서 혹평 받던 신제품이라도 막상 출시되면 애플스토어 앞에는 길고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스티브잡스는 1998년에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들이 원하는 게 뭔 지도 정확히 모른다." 결국 애플의 신제품을 보고 나서도 일정 시간이 지나서야 소비자들은 스펀지처럼 애플의 스타일을 적극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애플 디자인이 유행을 선도한다. 처음에 받았던 혹평은 단지 새로운 디자인에 낯선 소비자들의 초기 저항일 뿐이다. 이런 강력한 소비자 충성도 때문에 구글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애플 'iOS' 사용자와의 충성도 차이가 '안드로메다'만큼이라는 말도 나온다. 애플 소비자들은 자신이 IT명품을 쓰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득 안고 있다. 

◆ 애플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폰 대결 결과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애플의 독주를 구경만 할 수는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삼성전자의 주력은 반도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웨어러블 부문은 삼성전자 전체에서 2번째로 중요한 시장이다. 절대 놓칠 수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자체개발은 실패를 거듭했다. 결국 구글의 운용체제인 '안드로이드'와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강점인 하드웨어 분야만큼은 삼성의 자존심 그 자체다.

이런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최고의 역작이 바로 '폴더블폰'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리즈 중 가장 최고급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에 폴더블폰을 처음으로 출시한 뒤 올해는 5번째 모델인 갤럭시 'Z폴드5'와 '플립5'를 선보였다. 이 제품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제품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엄청난 기술력을 느낄 수 있다.

당연히 삼성전자도 애플처럼 강력한 명품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한다. 그래서 갤럭시 'Z폴드5'의 가격은 무시무시하다. 전작보다 10만원 인상된 210만원(256GB)과 222만원(512GB)의 가격이 책정됐다. 또 삼성전자의 프리미엄폰인 갤럭시 시리즈도 '갤럭시S23'는 116만원(256GB), '갤럭시S23플러스'는 135만원, '갤럭시S23울트라'는 160만원이다.

반면 애플의 스마트폰 라인업 중 고가제품인 '아이폰14 프로'는 한국에서 150만원(256GB)과 180만원(512GB)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아이폰14 프로'의 글로벌 최저가격은 999달러, '아이폰14 프로맥스'의 글로벌 최저 가격은 1,099달러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도매가로 72만원(600달러)만 넘어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Z폴드5'와 '플립5'는 그야말로 슈퍼 프리미엄급 제품인 셈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을까? 안타깝게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600달러 이상) 시장은 2022년에 애플이 무려 75%라는 경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년 대비 4%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Z폴드와 플립을 연이어 출시하며 선전했지만 시장점유율은 17%에 그쳤다. 전년 대비 오히려 -1%포인트 감소한 부진한 수치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최고급 스마트폰인 갤럭시 Z폴드와 플립보다 압도적으로 잘 팔리는 라인업이 있다. 바로 저가의 '갤럭시 A 시리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의 약 70%를 책임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 출시된 '갤럭시 A24'의 출고가는 약 40만원에 불과하다. 중저가 스마트폰이지만 개선된 카메라 기능과 고화질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인도와 같이 인구수는 많지만 구매력이 낮은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의 치명적인 단점은 마진율이 낮다는 점이다. 명품 이미지 구축을 원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다. 중저가 시장을 포기하면 점유율이 훅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면 명품 이미지가 약해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최고급 품질을 갖춘 폴더블폰을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애플에게 밀리고 있다는 게 객관적인 현실이다. 

 

◆ 애플 폴더블 폰, 안 만드나 못 만드나?

그런데 수많은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실이 있다. 도대체 애플은 폴더블폰을 못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안 만드는 것일까? 2023년에도 애플의 플더블폰 출시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는다. 애플이 신제품을 새로 출시하는 기준은 타 회사를 능가하는 높은 기술력이다. 또 신제품의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다. 그런 측면에서 애플은 아직 폴더블폰 시장에 대해 확신이 없는 걸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을 1,420만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삼성전자의 출하대수는 1,100만대로 무려 77%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에 들어서면서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1등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에 전 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은 약 12억3,000만대로 추정된다. 따라서 폴더블폰의 점유율은 고작 1.2%에 불과하다. 하지만 향후 플더블폰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로 시장이 열리고 있다면 애플도 폴더블폰 전쟁에 참여할 때가 된 게 아닐까? 특히 애플이 명품 이미지 구축에 진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이 아직까지도 고급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는 건 의아하다.

애플은 폴더블폰을 만들어낼 기술력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애플도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이미 다수 출원한 상태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가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또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과 높은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애플 입장에서 폴더블폰의 약한 내구성은 고민이다. 애플의 철학과는 안 맞을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에 기선을 빼앗긴 상태에서 뒤 늦게 애플이 폴더블폰을 출시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래서 기기를 접었다 폈다 하는 '플더블폰' 대신 돌돌 마는 형태의 '롤러블폰'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애플 전문 매체인 애플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있는 전자 장치'라는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 애플은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2017년부터 계속 연구해 온 상태다.

'롤러블폰'은 '폴더블폰'처럼 '큰 화면'과 '휴대성'이라는 2개의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화면을 자주 접었다 폈다 하는 폴더블폰과 달리 롤러블폰은 화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작아 내구성이 더 우수하다. 따라서 폴더블폰보다 롤러블폰이 더 진화한 기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롤러블폰도 아직은 먼 훗날의 얘기로 보인다. 당분간 폴더블폰 시장은 최초로 기기를 발명해 낸 삼성전자의 독주가 예상된다. 애플이 결국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지 아니면 바로 롤러블폰으로 직행할지는 여전히 시장의 뜨거운 관심사다. 더 중요한 건 도대체 그 시기가 언제 일지다. 물론 정답은 애플만 알고 있다. 

◆ 애플 생태계의 원천은 아이폰

애플이 힘을 가지는 원천은 아이폰이다. 애플 생태계는 아이폰에서 시작됐다. 아이폰 시리즈는 '아이폰1'부터 시작해 현재는 '아이폰14'까지 출시된 상태다. 기본모델인 '아이폰14'외에도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프로 맥스', '아이폰14 플러스' 등 4종류로 구성돼 있다. 1년에 한 번씩 신제품을 발매하는 관례상 2023년 가을에는 '아이폰15'가 공개될 예정이다.

애플의 저가모델인 아이폰 'SE 시리즈'는 출시간격이 2년이다. SE 2세대는 2020년, SE 3세대는 2022년에 출시됐다. 하지만 애플은 삼성과 달리 저가모델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 저가모델은 인구수는 많고 구매력은 낮은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뿐이다. 따라서 SE 시리즈의 매출액 비중은 낮은 편이다. 애플은 소중한 명품 이미지가 훼손되는 걸 원치 않는다.

애플의 2022년 전체 매출액은 총 473조원(3,943억달러)다. 그렇다면 이 중 아이폰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2022년에 아이폰 매출액은 247조원(2,055억달러)다. 애플 전체 매출액 중 52%를 아이폰이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 비중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다른 제품들을 출시해 매출을 분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폰은 전체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는 1위 삼성전자 21%, 2위 애플 18%, 3위 샤오미 12%, 4위 오포 10%, 5위 비보 8%순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에 2억6,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인 애플도 2억2,500만대라는 만만치 않은 물량을 쏟아내며 확고부동하게 2위 자리를 지켰다.

문제는 해가 가면 갈수록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5년전인 2018년만 해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5억100만대였다. 하지만 2022년에는 출하량이 12억2,700만대로 뚝 떨어졌다. 감소율이 무려 -22%로 가파르다.

과거 한 때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전 세계를 휩쓸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유출과 보안 침해행위로 미국이 화웨이를 콕 집어 제재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중국 기업은 샤오미, 오포, 비보 간의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가 퇴출됐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큰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스마트폰을 2년마다 교체하려는 수요는 많지 않다. 내구성이 좋아지면서 교체주기가 3년~5년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단순히 많은 물량을 판매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1대를 팔더라도 비싸게 팔아 높은 마진을 남기는 게 중요해졌다.

애플의 2022년 아이폰 매출액 및 평균판매가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의 아이폰 판매대수 추정치는 2억3,800만에서 2022년에는 오히려 1,300만대 감소한 2억2,500만대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230조원(1,920억달러)에서 247조원(2,055억달러)으로 오히려 17조원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2022년의 아이폰 평균 판매가(추정치)다.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해 110만원(913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은 개별 제품별 마진율은 공개하지 않고 제품 전체 마진율만 공개한다. 어쨌든 아이폰 평균판매가의 증가추이로 볼 때 애플 제품의 마진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애플의 제품 마진율은 2020년의 31.5%, 2021년에는 35.3%, 2022년에는 36.3%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제품 마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큰 대조를 보인다. 또 원가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 서비스 마진율도 2020년 66.0%, 2021년 69.7%, 2022년은 71.7%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애플이 얼마나 폭리를 취하고 있는 지 이 지료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2022년에 43.3%라는 사상 최대의 총 마진율로 강력한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다.

◆ 애플에는 아이폰만 있는 게 아니다?

애플은 단일품목인 아이폰 집중도를 피하기 위해 과거 스티브잡스 시절부터 스마트폰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을 준비해 왔다. 그 덕에 기존 제품인 맥 외에도 아이패드, 에어팟, 애플워치가 새롭게 등장하며 제품종류가 좀 더 다양해졌다. 제품별로 보면 아이폰 52%, 맥 10%, 아이패드 7%, 웨어러블 액서서리가 11%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또 다른 강점은 세계 1위라는 압도적인 몸집을 가졌음에도 여전히 계속 성장해 나간다는 점이다. 2020년에 329조원(2,745억달러)였던 전체 매출액은 2021년에 439조원(3,658억달러)로 무려 33% 급증했다. 이런 초거대기업의 성장률이 이 정도라니 믿기지 않을 정도다. 2022년에는 473조원(3,943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8%의 성장률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성장은 유지되고 있다.

애플 전체 매출액에서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맥(MAC)의 경우 2018년4분기 이후 판매대수를 발표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의 추정치를 살펴보면 2018년부터 꾸준히 판매대수가 증가해 2022년에는 2,610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최고가 제품인 맥의 꾸준한 판매량 증가는 애플의 매출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이후 가장 먼저 선보인 신제품 아이패드는 불세출의 천재 '스티브잡스'의 심플한 디자인 철학이 반영됐다. 디자인의 대혁명이다. 2010년에 출시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고 10년전인 2013년에는 무려 9,700만대가 팔렸다. 하지만 2022년에는 판매량(추정치)이 6,180만대로 -36% 감소했다. 이미 오래전에 피크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아이패드 매출액으로 계산해 보면 역대 최고 판매대수를 기록했던 2013년의 매출액 38조원(319억달러)와 2022년과 매출액 35조원(292억달러)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부진한 판매대수를 높은 가격으로 커버했다는 뜻이다. '아이패드 프로' 출시를 통한 고급화 전략이 먹혀 들어간 대표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 웨어러블 시리즈로 애플 도약시킨 팀 쿡

'애플워치'는 잡스의 뒤를 이어 CEO를 맡은 팀 쿡의 첫번째 작품이자 애플의 첫 번째 '웨어러블 기기'다. 아이패드가 이미 오래전에 정점을 찍었다면 애플워치의 판매량은 2018년 2,250만대, 2019년 3,070만대, 2020년 4,310만대, 2021년 4,610만대, 2022년 5,290만대로 매년 계속해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애플워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은 시장규모가 막대한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 분야를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정했다. 그래서 '애플워치'의 여러 기능 중에서 특히 의료 빅데이터 수집은 중요하다. 이는 애플이 헬스케어 인공지능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애플워치'는 이미 수면 중 무호흡, 맥박산소, 호흡수, 혈압, 혈당, 심박세동, 심전도 측정기능 등에 대한 특허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 외에도 아이폰의 '애플 헬스 앱'을 통해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자들의 운동정보와 건강정보를 수집해왔다. 개인의 의료기록은 민감한 정보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개인정보보호에 관심이 높다. 애플은 자신들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강력하다는 걸 어필하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장기적으로 '의료정보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또 명품 이미지 구축을 위해 아예 명품회사인 에르메스와 협업해 고가의 한정판 애플워치 제품을 선보여 왔다. 2019년부터는 스위스 '명품시계'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애플워치의 2019년 판매량은 3,070만대 수준인데 비해 스위스 명품시계의 전체 판매량은 2,110만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격차가 2배 이상으로 더 벌어졌다.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건강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헬스케어 기능에 특화된 스마트워치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애플의 2022년도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은 30%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2위인 삼성전자가 빠른 추격자 전략을 펼쳐 시장점유율을 10.1%까지 끌어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많이 따라잡았다. 하지만 애플워치의 명품 이미지까지 뛰어 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스마트 워치 시장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향후에도 상당기간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케어에 특화된 애플워치의 미래는 밝다.

 '에어팟'은 애플 웨어러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애플은 여전히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잘 안다. 과거에 스티브잡스는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게 뭔 지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어팟이 처음 나왔을 때는 사람들에게 '콩나물 줄기' 같다며 조롱받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뒤 늦게 깨달았다. 본인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선이 없는 무선 이어폰을 원해 왔는지를.

1만원~3만원의 가격대인 유선 이어폰과 비교해 보면 에어팟의 가격은 터무니없다. 무려 30만원대다. 그런데도 에어팟은 2020년에만 약 1억,1400만대가 팔렸다. 에어팟에 '노이즈 캔슬링(주변소음 차단기술)' 기능이 추가되면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2022년에는 판매대수가 8,200만대로 다소 줄어들었다. 늘 그래왔듯이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면 경쟁사들의 유사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굳건하다. 2022년4분기 기준 35.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위인 삼성전자의 7.5%나 3위인 샤오미의 4.4% 점유율과 비교해 보면 격차가 상당히 크다. 가격 보다 중요한 명품 이미지가 살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애플의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 중 연간 1억대가 넘게 판매된 기기는 에어팟 밖에 없다. 에어팟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 아웃소싱 통한 비용절감? 중국 벗어나 인도로 확대

제조회사의 마진율은 서비스부문과 달리 낮은 게 정상이다. 일반적인 제조회사의 평균 마진율은 5% 내외다. 하지만 애플은 2022년에 무려 36.3%라는 무지막지한 제품 마진율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14.4%라는 높은 마진율을 기록했지만 애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애플의 마진율이 유독 높은 이유는 뭘까?

아웃소싱 덕분이다. '애플'은 자신들의 주력 제품들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설계와 디자인은 애플이 하지만 실제 제품은 대부분 위탁 생산한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애플이지만 자신들의 제조공장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애플은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최고의 회사들에게 아이폰의 부품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초기에 애플은 아이폰 조립의 대부분을 '폭스콘'에 위탁해 왔다. 폭스콘은 대만회사지만 제조공장은 중국에 있다. 팀 쿡은 CEO로 임명되기 훨씬 전인 2000년대 후반부터 "아웃소싱으로 효율성을 높이라"는 스티브잡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폭스콘'을 적극 활용했다. 애플이 자체 공장을 보유하는 건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래서 애플은 의도적으로 자체공장 보유를 최소화 했다.

그런데 2020년에 '코로나19'로 인해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2020년에는 애플 기기의 생산량도 급감해 애플의 매출 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으로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은 폭스콘 외에도 페가트론, 위스트론, 럭스셰어 등으로 분산해 제품을 위탁 제조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제조공장을 중국 이외에 인도 쪽에 대거 설립하고 있다. 폭스콘 역시 탈 중국을 위해 인도 남부에 2곳의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향후에는 인도의 애플 제품 조립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아웃소싱에도 명품 이미지 굳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스마트워치, 에어팟의 최종 조립을 중국이나 인도에서 진행하면서도 명품 이미지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애플의 경이적인 능력이다. '스티브잡스' 때부터 이어져 온 최고의 품질과 최고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애플의 '명품 이미지' 덕분이다.

애플의 마진율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최고가 정책을 쓰기 때문이다. 사실 스마트폰의 총 판매량은 오래 전에 삼성전자에 추월당했다. 하지만 애플은 개의치 않는다. 대신 프리미엄급 제품들의 높은 가격을 유지해 애플 제품 가격을 상향 평준화하는 전략으로 마진율을 높이고 있다. 경쟁사보다 판매량이 작아도 매출액이나 영업이익률은 높다. 애플만의 강력한 경쟁력이다.

물론 애플도 중저가폰이 있다. 2016년에 창립 40주년을 맞아 발매된 '아이폰 SE 모델'다. 약 40만원 내외의 가격이다. 그 동안 애플의 고가정책으로 인해 애플생태계에 진입하지 못한 신흥국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출시됐다. 가성비가 높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2022년에는 SE 3세대까지 출시됐다.

'아이폰 SE 모델'은 신흥국에서 아이폰을 원하는 사용자들 중심으로는 꾸준히 팔려서 애플생태계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애플은 이렇게 고가와 중저가의 투트랙 전략으로 애플 생태계를 넓혀 가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중저가폰을 남발해 명품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는다.

애플이 현재 가장 공들이고 있는 국가는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보다 인구수가 많아진 인도다. 인도는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전쟁의 격전지가 됐다. 애플은 중저가 모델인 'SE 시리즈'를 인도에 집중 투입해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과거 2%에 불과했던 아이폰 인도 점유율은 SE모델 덕분에 지금은 5%까지 상승했다. 애플의 투트랙 전략은 성공적이다.

◆ 세계 1등 하드웨어 기업 애플의 고민은?

애플은 전 세계에서 하드웨어가 가장 강한 회사다. 게다가 이제는 반도체까지 손을 뻗어 IT업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애플은 2020년에 그동안 쓰던 인텔 칩셋 대신 자체 개발한 독자 칩셋인 M1 반도체를 발표했다. 인텔과 애플의 결별은 IT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경쟁사들은 애플이 독자개발한 반도체의 성능에 반신 반의 하는 분위기였으나 애플 제품에 탑재된 반도체들의 뛰어난 성능을 확인한 후 경악했다. 지금은 M2를 넘어 M3 반도체가 출격 대기중이다. 애플이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긴 대만의 TSMC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애플과 잘 협업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애플은 대표 제품인 아이폰, 맥(MAC), 아이패드, 스마트워치, 에어팟 외에도 반도체 부품 시장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목표는 비용절감과 효율성이다. 그렇다면 하드웨어 최강자인 애플의 약점은 뭘까? 애플의 대표제품들 중 상당수가 판매량 감소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애플의 성장둔화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애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양손잡이 기업이다. 애플은 소프트웨어의 핵심인 iOS 운용체제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분야에서의 성장 또한 눈부시다. 애플은 하드웨어 분야의 성장이 느려지면 강력한 소프트웨어 분야를 성장시켜 이익을 계속 증가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미래에 애플 하드웨어의 핵심이 될 애플카와 MR 헤드셋 기기인 '비전프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본다면 애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한번 애플 생태계에 빠져든 사람은 다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애플이 계속해서 세계 1위의 시가총액 순위를 지켜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③편에서 계속… ③ 애플, 서비스 급성장…양손잡이 애플의 미래는 애플카?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그래픽 : 조현아 / 편집 : 이성우)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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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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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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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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