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글로벌·중국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GAM] 넷플릭스② 한국 토종 OTT 전쟁… 다 죽을까? 손잡을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쿠팡마저 참전, 살벌한 한국 OTT 서비스 전쟁
쿠팡에도 밀려 3위와 4위로 추락한 티빙과 웨이브
규모의 경제 확보한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적자 대행진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의 OTT 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1위를 하는 건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2위 업체가 좀 의외다. 기존 강자였던 '티빙'과 '웨이브'를 제치고 '쿠팡플레이'가 당당히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의 주요 OTT 업체들은 정확한 유료 가입자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한국 유료 가입자수가 최소 5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흔하게 활용되는 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 인덱스' 자료다.

쿠팡 로고 [사진 = 서텨스톡]

◆ 쿠팡마저 참전, 살벌한 한국 OTT 서비스 전쟁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한국 월간 이용자수(MAU) 1위는 1,164만명으로 집계된 넷플릭스다.  2위인 쿠팡플레이의 664만명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다. 하지만 쿠팡플레이가 보유한 콘텐츠는 넷플릭스와 비교도 안 되게 적다. 따라서 쿠팡플레이가 영리하게 구독자수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월간 이용자수(MAU) 2위를 기록한 '쿠팡플레이'는 사실 '티빙'이나 '웨이브'보다 훨씬 늦은 2020년에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부족한 콘텐츠와 뒤 늦은 시장진입에도 '쿠팡플레이'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바로 과감한 베팅을 통해 스포츠 중계권 시장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과거 토트넘 친선경기 단독 중계 등 일찍부터 '스포츠 중계권 시장'을 공략해 왔다. 특히 2023년에 K리그 독점 중계권 확보는 신의 한 수였다. 이를 통해 남자 구독자수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쿠팡플레이의 K리그 중계 영상은 퀄리티가 높기로 유명하다. 특수촬영기기를 과감히 도입해 기존 TV중계보다 시청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최근 들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하고 있다.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독일 분데스리가 등의 인기 해외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했다. 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의 전 경기를 생중계했다.

'카타르 아시안컵'은 독점 중계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한국 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도는 숫자로 나타났다. 2024년 1월에 '쿠팡플레이'의 월간 이용자수(MAU)가 8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는 전 국민에게 아쉬움을 안겨줬다. 그런데 '쿠팡플레이'는 한국의 결승전 중계 무산이 더 아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쿠팡플레이'는 '미국 프로 미식축구(NFL)' 결승전인 '슈퍼볼'도 생중계하고 있다. 슈퍼볼 티켓가격은 가장 저렴한 티켓도 1천만원을 훌쩍 넘는다. 쿠팡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통한 구독자 확보 전략에 진심이다. 이게 바로 영화, 드라마, 예능에 주력했던 다른 OTT들과 '쿠팡플레이'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스포츠 중계 외에도 'SNL코리아' 등 '쿠팡플레이'만의 킬러 콘텐츠도 호응도가 높다. 이런 노력으로 젊은 층인 MZ세대들의 '와우 멤버십'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쿠팡플레이'는 '쿠팡'에게 돈이 되는 신사업일까? 상당 기간은 돈이 되기는커녕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업체들의 월 구독요금은 1만원이 훌쩍 넘는 데 비해 쿠팡의 '와우회원' 이용료는 고작 월 4,990원이다. 그리고 이 유료 멤버십의 핵심 혜택은 OTT 서비스가 아니라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배송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의 본업이자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을 이용하기만 해도 충분히 남는 장사다.

그런데 '와우회원' 혜택에 추가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까지 번들로 제공하다니 쿠팡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거꾸로 쿠팡 입장에서 손익 계산해 보면 엄청난 적자다. 그런데도 '쿠팡'이 '쿠팡플레이'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고객들을 묶어놓는 '락인' 효과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커머스 최강자 '아마존'이 OTT 서비스인 '아마존비디오'를 운영하면서 락인 효과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강력한 경쟁회사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혜택 중 하나로 OTT '티빙' 무료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손익계산만 따져보면 무모해 보이지만 쿠팡에게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 바로 쿠팡플레이를 통해 MZ세대와 남자 회원 수를 늘리려는 전략이다. 주부들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를 쿠팡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영리한 전략이다.

쿠팡은 OTT 콘텐츠 투자비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지만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은 돈 먹는 하마인 '쿠팡플레이'이다. 그래도 쿠팡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다. 쿠팡은 아직도 흑자를 낼 생각이 별로 없다. 여전히 돈을 쓰더라도 쿠팡 생태계를 더 확장하고 싶어한다.

티빙 로고 [사진 = 셔터스톡]

◆ 쿠팡에도 밀려 3위와 4위로 추락한 티빙과 웨이브

월간 이용자수(MAU) 3위를 기록한 '티빙'은 CJ ENM과 JTBC가 손잡고 2021년에 본격적으로 출범한 OTT회사다. CJ ENM이 49%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스튜디오룰루랄라(SLL), 제이씨앤파트너스, 네이버가 각각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형태다. 2022년에는 KT의 '시즌' OTT를 흡수합병 하면서 'KT스튜디오지니'도 '티빙'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

'티빙'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티빙 기본 구독권을 추가해 구독자수를 늘리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TVN과 JTBC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오픈 초기에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인 '유미의 세포들', '술꾼 도시 처녀들'이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수가 늘어났다. '환승연애'도 인기다. '파라마운트 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유명 해외 드라마도 서비스된다.

2024년에는 8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가 호평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의 급성장에서 확인됐듯이 '스포츠' 없이 '드라마' 위주로만의 전략은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티빙'은 한국 프로야구 중계권에 승부를 걸었다.

이런 '티빙'의 노력으로 KBO는 지난달에 '뉴미디어 유무선 중계권' 우선협상대상자로 '티빙'을 선정했다. 스포츠 중계에 사활을 건 '티빙'은 KBO와의 본계약 체결을 위해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최종 계약 체결 시 포털과 통신사에 이 소중한 중계권을 어떻게 재판매 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월간 이용자수(MAU) 4위를 달리고 있는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와 SK텔레콤의 합작으로 2019년에 출범한 OTT회사다. SK텔레콤이 40%, SBS, MBC, KBS가 각각 20%의 회사지분을 보유중이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

가장 큰 장점은 방송 3사의 드라마를 언제든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와 같이 웨이브에서만 서비스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있다. 하지만 큰 흥행을 거둔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지는 않다. 그리고 어떤 업종이건 일단 4위는 고되고 힘들다. 웨이브가 티빙과의 합병을 고민하는 이유기도 하다.

◆ 규모의 경제 확보한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

요즘 '넷플릭스'가 가격에 비해 볼 게 없다며 비난하는 소비자들과 언론 보도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OTT 월정액 가격은 정말로 비싼 걸까? 객관적인 진실은 그렇지 않다. 주말 영화관 관람료로 15,000원을 받는 시대다. IPTV '최신영화 VOD' 1편이 11,000원이다. 아직은 OTT 요금이 비싸다고 말하기 어렵다. '넷플릭스'가 배짱을 부리는 이유기도 하다.

넷플릭스의 월정액 요금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프리미엄요금제의 경우 17,000원에 4명이 사용 가능하니 월 4,250원꼴이다. 이런 이유로 넷플릭스는 구독료를 간절하게 올리고 싶어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저항이 워낙 커 구독료 인상 대신 계정 공유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 집에 같이 살지 않으면서 계정을 공유하는 경우 월 5,000원의 추가요금이 부과되는 정책이다. 또 프리미엄 요금제 기준으로 한 집에 살지 않으면서 계정 공유 가능한 회선은 최대 2개다.

이렇게 되면 간접적으로 구독료가 인상되는 효과가 나온다. 이론적으로 계산해 보면 17,000원(기본요금) + 10,000원(추가요금) = 27,000원(합계요금)이니 3명으로 나누면 구독료가 1인당 9,000원으로 껑충 뛰는 셈이다.

대신 광고형 스탠다드 도입을 통해 월 5,500원의 저가형 상품도 출시했다. 넷플릭스의 구독료 인상 이후 티빙과 디즈니플러스도 기존 구독료의 일부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티빙의 월 구독료다. 놀랍게도 넷플릭스와 동일한 요금 구조다. 디즈니플러스보다 구독료가 더 높은 티빙의 가격정책은 과감해 보인다. 4,990원으로 모든 게 다 되는 '쿠팡플레이'의 가격 정책도 흥미롭다.

넷플릭스 로고 [사진 = 셔터스톡]

◆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적자 대행진

이제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경쟁력과 관련된 근본적인 의문점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일단 '쿠팡플레이'는 워낙 저가정책을 쓰고 있으니 예외로 하고 나머지 OTT 위주로 살펴보자.

첫째, 만약 한국 사람이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이렇게 4개의 OTT를 이용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OTT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 중 3개를 끊어야 한다면 과연 넷플릭스를 끊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콘텐츠 업로드가 가장 활발한 넷플릭스를 최후의 OTT로 가져가고 나머지 3개의 OTT를 끊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둘째, 넷플릭스가 최후의 OTT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뭘까? 바로 콘텐츠의 양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 수량을 모두 합치면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는 아직 넷플릭스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2023년에 콘텐츠 제작비용으로 약 26조원(200억달러)을 쏟아 부었다. 반면 한국 OTT 업체들의 콘텐츠 제작 비용은 몇 천억원에 불과하다.

셋째, 영업이익은 중요한 요소다. 넷플릭스는 최근 4년간 무지막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0년 6조원(46억달러), 2021년 8조원(62억달러), 2022년 7조원(56억달러), 2023년 9조원(69억달러)이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도 2022년에 1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행진 중이다. '오징어게임', 'D.P', '더 글로리' 등의 오리지널작품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해 국내 유료 가입자수가 많이 증가했다. 또 요금인상의 영향도 컸다.

반면 한국 OTT업체들의 적자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20년에 티빙과 웨이브의 영업손실은 각각 -62억원과 -169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다음해인 2021년에 티빙 -762억원, 웨이브 -558억원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2022년에는 티빙 -1,192억원, 웨이브 -1,217억원으로 적자규모가 천억 단위로 확대됐다.

티빙과 웨이브는 앞으로 언제까지 더 적자를 버텨낼 수 있을까?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콘텐츠 확보를 위해 무지막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수가 5,000만명에 불과한 한국시장에만 머무른다면 과연 적자에서 탈피해 흑자 전환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게다가 한국시장은 지금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도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간의 3파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런 구도에서 한국 OTT 업체들이 과연 언젠가는 흑자를 낼 수 있을까? 

영화관 팝콘과 넷플릭스 [사진 = 셔터스톡]

◆ 한국 토종 OTT, 손잡고 해외 나가야 승산 있어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생존 해법은 간단하다. 독자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큰 돈을 투자하거나 획기적으로 구독자수를 늘리기가 어렵다면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합병 시나리오는 '티빙(CJ ENM+JTBC+네이버+KT)'과 '웨이브(SK텔레콤+MBC+KBS+SBS)'의 합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티빙이나 웨이브 중 1개의 OTT만 이용할 경우 불편하다. 반면 2개 다 이용할 경우 구독료 부담이 상당하다. 하지만 2개 회사의 지배구조가 워낙 복잡해 업계에서는 합병 가능성을 매우 낮게 전망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양 사간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서 합병논의가 급 물살을 타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금 곤혹스럽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 구독자수는 2억6천만명을 돌파했다. 웨이브나 티빙이 한국에서 각각 5백만명씩의 구독자를 확보한다고 해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두 기업간 합병이 실제로 성사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운영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2023년의 결산 실적은 아직 미 확정 상태다. 곧 티빙과 웨이브의 결산실적이 발표되면 합병의 필요성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적자가 크게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문제는 원만하게 합병이 돼도 흑자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추가적인 해법은 해외시장 진출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한국 콘텐츠에 우호적이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서둘러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토종 OTT들은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이미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렇게 티빙과 웨이브를 살펴보니 넷플릭스가 얼마나 훌륭한 기업인지를 느끼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OTT 시장은 독점이 아니라 과점 상황이라 넷플릭스가 새로운 도전자들로 고전할 거라 전망됐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전자들은 예상외로 힘겨워하고 있다. OTT 최강자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뭘까?

 

③편에서 계속… 넷플릭스 ③ 골드만삭스의 2년 전 황당한 넷플릭스 목표가는 170달러? 완전 빗나가

 

longinus@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